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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명퇴후 험난한 바깥세상
[데스크 칼럼] 명퇴후 험난한 바깥세상
  • jcy
  • 승인 2007.06.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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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崔 斗 爀 編輯局 取材局長  
 
앞으로 보름남짓 후에는 20여명의 서기관급이상 간부들이 30년이상 봉직한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된다.

어떤 이는 지방청장 자리에서 또다른 이들은 세무서장 자리에서 그리고 몇몇 사무관 출신들도 덩달아 후진을 위한다는 명목아래 정년을 몇 년정도 남겨두고 ‘자의반 타의반’ 공직을 떠나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명퇴대상이 아닌데도 훌훌털고 싶은 마음에서 미리 나가는 간부도 있는 반면, 어떤이는 기왕에 자기차례가 되어 나가는데도 억지로 떠밀려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 등 떠나는 자의 모습도 인간의 생김새 만큼이나 제각각이다.

어쨌거나 누구든지 나이가 들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섭리와 마찬가지로 30년이상 재정역군의 역할을 충실히 한 이들도 때가되면 현직에서 물러나 대부분 세무대리인의 길로 들어서 이른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서기관급이상 간부 20여명 6월말 명퇴

옛날 같으면 현직에 있을 때 퇴임후 준비가 가능했지만 지난 99년이후 부터는 이것도 옛말이 되어 버렸고 혹독한 사회의 쓴맛을 톡톡히 보아야만 된다.

이들이 30여년이상 지내온 공직사회란 온실과 같아서 그동안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처도 끄떡없었지만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광야에 떠밀려난 꼴이어서 보통 독한 마음 없이는 살아 남기가 힘든 것이 바깥세상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얼마전 2명의 세무서장 출신이 자신들이 근무한 세무서 인근에 세무사 사무실을 오픈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거덜이나 급기야는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같은 안좋은 소식이 전해지자 명퇴를 앞둔 간부들은 저마다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업한지 얼마안돼 간판을 내린 이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A모씨의 경우 사무실 구성원들의 비협조로 당초계획이 크게 일그러져 적지않은 금전만 날린 체 “비싼 수업료 한번 톡톡히 치룬 꼴”이라고 자위하면서 재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B모씨는 지역연고가 전혀없이 나홀로 버티기를 시도했으나 역부족으로 간판을 내리고 현재는 중소기업의 감사로 들어가 다시 봉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전문이다.

세무대리업무 만만치 않아 걱정 태산
대부분 서기관급이상 간부들은 비록 궁여지책의 일환으로 세무사사무실을 열어 놓긴 하지만 이곳에서 큰 욕심부리지 않고 연락처 구실만하면 만족하는 그런 소박한 꿈을 갖고 바깥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바깥세상은 이같은 소박한 꿈마져도 이룰 수 없는 아주 각박하고 야박스런 분위기로 꽉차있다.

어느 사무관 출신은 개인 사무실을 열면서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은 창대하리라”고 하는 성경말씀을 위로 삼으면서 화려하게 출발했으나 역시 얼마못가고 동료가 운영하는 법인사무실로 합류하는 등 실패하는 유형도 갖가지이다. 그만큼 세무대리업계에서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다는 증거들이다.

이같은 열악한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세상으로 나가야하는 국세청출신 간부들의 현실이 애처롭게 보이기만 한다.

그렇다고 집에서 마냥 놀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지금 명퇴 날짜를 코앞에 둔 간부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인간미 넘치는 과장이나 주무자를 둔 세무서장의 경우 이들이 눈물겹도록 조금이라도 도와줘 그런대로 버틸만 한데, 어느 세무서장들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해야하는 딱한 처지다.

아마 일반인들은 적어도 세무서장 출신들이 공직을 접고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말못할 고민에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를 것이다.

처음 발걸음을 내딛는 험난한 바깥세상살이에 신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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