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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도세 1조원 개연성 있지만 지배구조개편안은 글쎄?
현대차그룹, 양도세 1조원 개연성 있지만 지배구조개편안은 글쎄?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8.03.30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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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문가들, "시장 의구심 확산"…사업 분할 및 합병 비율도 '고민'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의 사업 분할과 현대글로비스와의 부분 합병을 진행하고,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그룹의 지배 지분을 매입하는데 들어가는 자금 4조5000억원 가량은 현재 보유중인 다른 지분을 팔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측은 이 과정에서 내야할 주식양도소득세를 약 1조원으로 관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말일까?

▲ 이미지 - 임태균 기자

세법상 대주주라면 주식의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를 주식양도소득세라 부른다. 대상이 되는 세법상 대주주는 ▲코스피 종목의 경우 1% 또는 시가총액 25억 이상 ▲코스닥 종목의 경우 2% 또는 20억 이상이다. 시점의 경우 직전 사업연도 말 보유현황으로 판단한다.

구체적인 양도세율은 이번 상황과 같이 과세표준이 3억원 이상인 경우 주민세를 포함해 27.5%로 판단할 수 있다. 올해부터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개인 기준으로 국내 전체 주식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주식양도소득세의 규모가 약 2조~3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의 이번 경우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시장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이와 함께 복수의 세정가 관계자들은 1조원이라는 금액이 허황된 수치는 아닐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주식양도소득세의 경우 일반적인 부동산 양도소득세 등과 다르게 공제 항목이 다양하지 않고 필요경비로 인정되는 항목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취득가액은 이미 객관적으로 산정돼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려면 자회사 지분가액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하지만 분할 후 존속하는 현대모비스는 지분가액 비중이 20%"라며 "존속 모비스는 완성차의 지분을 소유하는 일종의 '지배회사'이지 '지주회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금융계열사 지분 처리, 합동 출자 해소, 자회사 지분율 의무 규제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주주 입장에서는 양도차익과세이연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총 1조원 전후의 막대한 세금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자리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주주와 시장이 평가할 일"이라면서도 "공정위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양도세 등 지출이 수반돼도 대주주뿐 아니라 정부·관련 기업 투자자 대부분이 만족할 안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의 판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문제는 사업 분할 및 합병 과정에서 일부 주주의 불만이 제기될 것이란 점이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방안은 긍정적"이라며 "회사 분할 합병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존속 현대모비스는 그룹 사업과 지배구조의 정점에서 대주주 책임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기존 주주들이 합병비율에 다소 불만을 보일 것"이라며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분할부문의 가치가 9조2700억원으로 평가됐는데,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부품 사업의 가치평가로는 조금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획대로 분할·합병했을 때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3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분할 전 예상시총보다 적정 가치가 오히려 18.4%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 불리한 분할 조건으로 인해 5월29일 임시주주총회 의결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라며 "부결될 가능성이 있어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시장 의구심도 풀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사업 효율화를 목적으로 인적분할을 단행하지만 AS·모듈 사업을 모비스와 글로비스가 나눠야 하는 이유,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 방법과 시점, 모비스의 분할·합병 비율 등에 대해 여전히 시장 의구심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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