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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변수들에 환율 ‘출렁’, 미국경제 향방이 핵심
큰 변수들에 환율 ‘출렁’, 미국경제 향방이 핵심
  • 일간NTN
  • 승인 2018.04.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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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와 유가에 ‘오른’ 환율, 지정학적 위험 개선과 외환시장개입 공개에 또 ‘하락’ 우려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공개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가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화가치 절상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됐다.

그러나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공개가 이뤄지더라도 미국의 금리인상과 같은 거시경제적 변화가 급격한 원-달러환율 인상을 초래, 중장기적으로도 환율등락 요인이 겹치면서 상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가지 원화 강세 요인과 1개의 원화 약세 요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월2일 1240.9원 하던 달러 당 원화값은 올 1월초 1071.4원, 4월23일 현재 1069.0원을 기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하락세가 뚜렷하지만 연초대비 변동은 매우 미미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여부가 시장에 영향을 덜 미치는 모습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국고채 금리가 3%에 육박하면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8.2원 오른 1077.2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10.0원 오른 107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3일까지 이어진 원화 강세가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개입 공개 때문이라기 보다는 남북관계 해빙 무드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 정착으로 이어진다면, 이른 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주가가 오르고,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강세(환율 하락)가 예고되고 있다. 남북관계 해빙 무드는 원화가치 강세를 불러와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채산성) 악화, 한국기업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팔자’세 전환 유인이 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최근 한국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논의는 원화 강세(환율 하락)요인이고, 미국 금리 인상은 원화 약세(환율 상승) 요인이다. 남북관계 등 외교안보 변수는 원화 강세(환율 하락)요인이다. 결국 미국 금리 인상이 2가지 원화 강세(환율 하락)요인을 얼마나 상쇄시킬 변수로 작용할 지가 추후 수출기업들이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며 대응해야 할 과제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쪽으로 가닥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21일 워싱턴에서 면담을 갖고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한 내역을 공개하는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에 앞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공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와 관련, “우리 입장에서는 점진적으로 하면서 연착륙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시기와 내용 등의 수위는 단계적으로 높여갈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부총리에 따르면 경제규모를 고려한 공개 빈도와 시차, 총액과 순액 등 공개 범위 등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제도 도입은 기정 사실화 된 것으로 해석하는 게 이반적이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그동안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미국 재무부는 특히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 사이를 주목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의 기간이다.

 

환율개입국 낙인 찍히지 말아야

시장에서는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수준이 ‘분기’ 기준 ‘순매수’ 정도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국 미 재무부가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통해 순매수 개입액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시장개입 금액을 추정해 반기 환율보고서를작성하므로 이미 한국의 개입 규모를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개입 내역 공개 자체가 중장기 부담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환율시장에서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한국 정부는 100억 달러 이내로 순매수했다고 추정, 환율개입국으로 지명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수준의 개입이라면 환율조작국 조건에 미달하기 때문에 지정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의 기대 수준 낮추는 게 관건

미국은 3개월마다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기’마다 ‘순매수’만 발표한다면 크게 문제도, 부담도 안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무리한 요구이기 때문에, 6개월마다 ‘순매수’ 내역만 공개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싱가포르 등에 적용하는 기준이다. 외환시장 정착 상황을 보면서 공개 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자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투명성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기반이기 때문에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인 한국이 외환시장 투명성을 위해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 규모가 커진 만큼 과거처럼 당국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개입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는 방식은 협상의 결과가 돼선 곤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주권의 핵심인 외환정책과 환율은 스스로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새 통상질서에 적응하고 유력한 지구촌 먹거리 만들어야

유가상승과 미국 금리는 원화 약세의 신호탄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 축소로 원화 강세 가능성이 다소 높은 상황이지만 지난 주말 유가 상승에 따른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와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으로 달러 강세 조짐도 점치고 있다.

요컨대, 남북관계만으로 원화 환율이 독자적인 등락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보다는 유가와 미국 금리,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공개 여부 등 복잡하게 작용할 변수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중장기 환율이 변동할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를 기준으로, 3%를 밑돌면(미만) 미국 증시의 돈이 주식 쪽에 쏠린다. 3%이상 이면 주식보다는 채권쪽에 자금이 더 많이 유입돼 증시가 침체된다. 미국 채권 금리가 올라간다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돈들이 빠져 나가 미국 채권시장으로 몰린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당연히 원화 가치는 하락(환율상승)하고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숨통이 트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내수기반이 취약한 한국이 살 길은 외환시장 개입 공개를 통해 투명한 교역국이라는 신뢰를 미국으로부터 회복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구조를 호혜적인 수준으로 끌어 내리기 위해 미국이 한국시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장벽도 선제적으로 철폐해야 중장기적인 경제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엄청난 대미 통상이익을 구가해온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이중적인 이익을 취해왔던 한국이 미중간 관계재조정에 따라 더 이상 중장기적으로 그런 특수를 누릴 수 없다는 점을 고려, 시급히 세계 수준의 일거리를 만들어 시장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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