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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 칼럼]국세청의 경고사격 이젠 그만…
[稅政 칼럼]국세청의 경고사격 이젠 그만…
  • 日刊 NTN
  • 승인 2013.05.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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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 載 亨/ 미디어 총괄 주간

 
“국세행정이 너무 소란을 피우면
보통 납세자마저 덩달아 좌불안석“
납세권 경직되면 세정‘품’ 많이 들어
‘세수’ 앞서 국세행정 이미지 중시를

요즘 국세청 수뇌부들의 몸과 마음이 무척이나 피곤해 보인다. 복지재원 확보라는 눈앞의 소명(召命)에 정신을 쏟다가 너무 ‘오버’를 한 원인도 있다.
새 정부 들어 납세권역을 향해 연일 경고사격(?)을 해 대는 통에 기업들이 기겁을 했다. 역외탈세 대재산가는 물론 고소득 자영업자에 까지 기획조사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젠 강공세정 엄포에 경기(驚氣) 든 납세기업 진정시키느라 세정의 ‘품’이 더 드는 것 같다.

지난 달 김덕중 국세청장은 경제인들과 연이은 간담회를 갖고 ‘기업 프렌들리 세정’을 애써 강조하느라 동분서주했다. 그 자리를 빌려 적지 않은 선물 보따리도 풀어 놨다.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세무조사 면제를 약속했는가 하면 중소기업 세무조사 수를 대폭 축소하고 조사기간도 단축하겠다고 마음을 달랬다. 세무조사 공포증 걸린 기업들에게 병(病)주고 약(藥)주느라 잰 걸음을 한 것이다.

하지만 한번 얼어붙은 놀란 가슴, 쉽사리 풀리지가 않는지 납세권역은 여전히 뒤숭숭하다. 업계에는 ‘두 집 건너 한 집’이 세무조사라는 말이 계속 떠돌고 있다. 탈세혐의자들에게 겁을 준다는 것이 애꿎은 보통 납세자들에게 데미지를 더 준 모양이다.

올 세입목표마저도 큰 펑크가 예상되는 터에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를 너도 나도 외쳐 댔으니 겁먹을 만도 했다. 납세기업이라면 세무조사에 상당한 심적 부담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무조사 자체보다는 ‘조사행정 품질’에 보다 갈등을 느낀다는 사실을 당국자들은 알았으면 싶다. 평상시에도 조사현장은 탈세나 세금누락을 찾아내려는 조사요원들의 집요한 근성이 기업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조사요원들의 당연한 업무 수행에 토를 달 이유가 없지만 기업 측에 불만을 유발시키는 터프한 조사 스타일이 문제인 것 같다.

세무조사에 있어 납세자 권리보호를 위한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다지만 그런 것들은 ‘그림의 떡’이다. 납세자들은 조사현장에서 부당하다고 느끼는 부문에 대해서도 감히 ‘토’를 달지 못한다. 이것이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최근만 해도 몇 번 두드려서 별 이상이 없으면 깨끗이 돌아서는 ‘쿨’한 모습의 세무조사를 보고 싶지만 현실은 그게 아닌 모양이다. 때로는 없는 것 나올 때 까지 임전무퇴(臨戰無退)라니 조사행정의 ‘불통’을 보는 것 같다. 적절한 실적을 올려야 조사가 종결된다는 조사관들의 압박감과, 조사에는 반드시 실적이 있어야 한다는 관리자들의 의무감이 어우러져 빚어낸 합작품일 게다.

납세자들은 작금의 국세청 동향에서 향후 세무조사의 강도를 지레짐작 하는 것 같다. 이래서 종소세 확정신고 시즌을 맞고 있는 성실신고확인대상자들의 고민도 크다는 얘기다. 국세당국이 납기 때마다 고소득전문직이나 일정규모 이상의 자영업자들을 정조준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사전 자수(自首)(?)를 권하는 ‘경고사격’을 여지없이 해 대고 있다. 일부 탈세혐의자를 잡는답시고 모든 자영업자들을 온통 불성실자로 취급하는 것이 억울하다는 푸념도 나온다. 지금 국세행정은 전산자료에 의해 아주 조용하게 불성실사업자를 추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세정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어떤 상황이 닥칠 때마다 소란을 피우는 아날로그적 세정스타일을 답습하고 있다.

납세의식 고취에 긍정적인 면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절제돼야 할 용어는 철저히 절제돼야 하거늘, 탈루나 탈세 등의 용어를 너무 헤프게 쓴다. 이젠 과학세정에 걸 맞는 품격 있는 세정을 펼쳐야 한다. 납세권(圈)을 뿌리째 흔들 것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에 의해 손 볼 곳만 골라내 ‘조용히’ 손길을 뻗는 그런 국세행정이 되어야 한다. 더욱이 암(癌)세포 도려낸답시고 건강한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나 만만한 것이 고소득 자영업자 인양, 툭하면 자영업 모두를 탈세업종으로 몰아가는 관습적 세정도 멈춰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세행정은 납세자들의 해묵은 버르장머리 까지 고치겠다는 듯, 잔뜩 성난 얼굴을 하고 있다. 납세자들의 마음이 경직되면 국세행정에 대한 신뢰도 그만큼 멀어진다. 신뢰를 얻기까지에는 오랜 정성이 필요하지만 신뢰를 잃는 건 삽시간이다.

‘추징 성과’보다는 국세행정 이미지 관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네 속담이 새삼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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