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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반영 大수술 폐쇄적 관료제 우려
현실 반영 大수술 폐쇄적 관료제 우려
  • jcy
  • 승인 2008.04.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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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탈도 많은 고위공무원단제도 집중 분석
   
 
 
개방형 50% 의무 채용 폐지 공모기간도 단축
237일 공석 유발한 인사 장애 요인 대거수술
학계, “제도 취지 못살리고 사실상 폐지한 것”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공무원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에서 시행되던 ‘고위공무원단제도’를 두고는 벌써부터 폐지 또는 대폭 개편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도 이미 문제점을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손을 본다는 방침을 알리고 있다.

‘고위공무원단제도’는 공무원들 서로 간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많이 노정됐고 개선이 필요하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단지 개선안이 과거 방식과 비슷하거나 형식적으로 치우친다면 스스로 공든탑을 무너뜨리는 격일 수 밖에 없다.

‘고위공무원단 제도’에는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는지 또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개선책에는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처음부터 우려로 시작 ‘무리한 제도’

2006년도 행정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시행하기 전 주요국가의 사례를 분석, 고위공무원단 도입 시 문제점 분석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행정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당초 설계된 대로 고위공무원단제도가 시행되지 않아 후유증이 심각했다. 제기된 문제점은 도입 당시 국내에서 우려하는 것과 비슷했다.

미국에서는 2001년 실적평가를 한 고위공무원 5927명 가운데 84%인 4961명이 해당기관에서 ‘최우수’평가를 받았다. 반면 실적저조 평가를 받은 사람은 12명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보다 성과평가제도가 일찍 도입된 나라지만 관대한 평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나다도 2003년 탁월과 우수로 평가받은 공무원이 94.5%로 전반적으로 점수가 후했다. 호주 캐나다 역시 성과저조로 퇴출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특히 우리나라 공직사회는 현실적으로 관행과 연공서열, 여기에 온정주의가 만연돼 있어 성과평가 하위로 퇴출되는 고위공무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정부는 도입당시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았지만 충분한 검토와 개선책을 찾지 않아 결국 고위공문원단이 지향하는 가장 큰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선진국에서조차 실패로 돌아간 사례가 너무 많아 당초 우리가 도입하기에 무리한 제도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행안부, 제도개선방안 마련 시행 초읽기

지난 2006년 7월 도입돼 줄곧 그 실용성을 놓고 논란이 돼 왔던 ‘고위공무원단제’가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시행 2년만에 사실상 폐기 수준의 수술이 단행될 전망이다. 명칭만 유지될 뿐 등급구조 등 핵심내용이 2006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된다는 것. 행정안전부는 이달 ‘고위공무원단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보고했다.

행정안전부는 현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가~마급’등 5단계로 지나치게 세분화 되어 있어 이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이에 따라 올 5월까지 3개 등급 이상으로 이동을 제한한 뒤 내년 중으로 등급을 2단계로 조정하는 직무등급 개편을 마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가공무원 법 개정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또 개방형 직위 중 최소한 50%는 외부에서 충원하는 가이드라인도 각부처 장관의 인사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7월까지 이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

무리하고, 지키기조차 어려운 숫자에 연연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 다만 직무등급 단계를 축소하는 대신 성과연봉을 4단계로 책정해 등급을 다양화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중앙인사위원회에 있던 고위공무원단의 관리기능 역시 오는 7월까지 각 부처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역량평가와 적격심사만을 담당하게 되는 셈. 특히 최소 50%를 외부에서 충원하도록 하고 있는 개방형직위나 공모직위에 대한 외부임용기준이나 직위를 지정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협의해야하는 부분은 폐지, 부처 자율에 맡겨 둘 방침이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개방·공모직의 공모기간도 17일에서 10일로 단축하는 등 오는 5월까지 임용절차 간소화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50%를 외부인사로 공모하다보니 규정을 채우기 위해 몇 번이고 공모절차를 반복하는 사례도 발생해 인사공백이 계속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개방형직위와 공모직위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부처에 자율권을 더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는 직급간의 과도한 이동으로 위계질서와 서열파괴 등 조직내의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문제가 그동안 지적됐기 때문.

제도도입 후 개방형 가운데 공모기간이 가장 길었던 것은 전 행정자치부 조직진단센터장으로 무려 237일간 공모한 끝에 적임자를 골랐다. 8개월가량 업무 공백이 생긴 셈이다. 가장 빨리 적임자를 뽑은 경우가 55일이었으며 평균 87일이 걸렸다.

또한 현재 1~3등급은 역량평가 없이 바로 고위공무원단에 편입되는 반면 과·계장들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행안부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학계 “제도 폐지는 공직 병폐 부추길수도”

고공단에 대한 이 같은 개선책이 추진되자 학계에서는 “이 개선안은 사실상 폐지에 가깝다”며 “공직인사의 병폐 중 하나인 폐쇄화·서열화를 부추길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또 “장관 인사권 강화는 정실인사의 폐해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전 학계에서는 지속적으로 계급제 중심의 폐쇄적 관료제의 폐해를 지적해왔다. 학계에서는 도입추진 당시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지속적인 재평가와 보완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고위공무원단제도는 정부혁신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임을 지적했다.

고위공무원단제도가 갖고 있는 장점은 직업공무원제도의 토대 위에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신분보장이라는 직업공무원제도의 근본 틀을 훼손하지 않고, 개방형과 직위공모제 등 공개경쟁 임용방식 확대와 직위별 직무수행 요건의 설정 등 정실임용 소지를 차단하고 실적주의 요소를 강화한 것.

일부 행정학 교수들은 “고위공무원단제도는 적격심사의 기준도 제도 시행 초기의 인사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장급 이상은 고위공무원단에 일괄 편입시키는 등 기존의 공직 질서를 최대한 흐트리지 않고 연착륙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최대한 기존 방침과 어우러진 혁신이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개선방안이 나오더라도 핵심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신분보장에 있어야 한다”며 “여기에 정치적 개입이 있어서도 안되며 철저히 국민을 위한 행정요원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개방과 경쟁 그리고 성과와 책임이라는 행정이념이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만큼 너무 성급한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재평가와 보완작업을 통해 고위공무원단제도의 본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고위공무원단은…
고위공무원단은 행정기관 국장급 이상 공무원으로 구성된다. 이는 일반직, 별정직, 계약직과 외무공무원 약 1500여명이 고위공무원단 구성인이 된다. 또한 부지사·부교육감 등 지방자치단체 등 고위직도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된다.

고위공무원에 대해서는 1~3급의 계급을 폐지하고 직무와 직위에 따라 인사관리를 해 계급에 구애되지 않는 폭 넓은 인사로 적격자를 임용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고위공무원단에 대해서는 업무와 실적에 따라 보수를 지급한다. 특히 직무의 중요도와 난이도 및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도록 돼 있다.

기존 3급 이상 공무원들은 별도의 검증 절차 없이 일괄적으로 고위공무원단에 편입됐다. 일단 고위공무원단에 편입된 뒤에는 부적격 사유가 생기기 전에는 5년간 적격심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제도에 혜택을 받는 셈.

고위공무원단이 되면 일단 편입된 뒤는 성과평가를 2년 연속 최하위로 받거나, 최하위를 총 3회 받을 경우만 적격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반면 3급 복수직 과장이나 4급 과장 등은 고위공무원단으로 진입할 때 후보자 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9가지 역량에 대해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훨씬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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