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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불 시대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
"2만불 시대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
  • jcy
  • 승인 2006.04.20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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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한명숙 총리 취임사, "서민생활 안정, 사회적 약자 배려 강화"
   
 
  ▲ 세종로 청사로 첫출근하는 한명숙 신임 국무총리  
 
한명숙 국무총리는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대비하는 사회안정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활성화를 적극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또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을 펴 나가면서 비정규직 처우향상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문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 부동산 안정대책, 국민연금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해 차근 차근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20일 오후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가슴깊이 느끼고 있다”고 심경을 밝히면서 “강력한 정책 추진력은 공직자 여러분에게서 나오는 만큼 기꺼이 공직자 여러분의 지도를 받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국무총리 취임사 전문


저는 먼저, 저를 국무총리로 지명하신 대통령님께, 임명동의를 해주신 국회의원님들께, 그리고 성원을 보내주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국민은 이제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를 가지게 되셨습니다.
저는 첫 여성총리가 된 저를 바라보시는 우리 국민의 시선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은 많은 기대, 그리고 다소의 걱정이 교차하는 시선이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제가 꼭 우리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려야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 중 아마도 당연히, 남성 총리님들만 모셔왔던 공직자 여러분께서 좀 더 걱정이 많지 않으실까, 짐작해 봅니다.

저와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은 저를 “외유내강”이라거나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부르곤 합니다. ‘외유’와 ‘부드러움’에 대해서는 여러분께서 엊그제 인사청문회를 통해서나 오늘 이 방의 분위기에서도 느끼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러나 저의 ‘내강’과 ‘카리스마’에 대해서는 아마 잘 모르실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분께서 머지않아 곧 아시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어느 신문은, “첫 여성 총리 한명숙, 부처 장악력부터 증명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더군요. ‘장악력’의 ‘掌握’이란 “손아귀에 꽉 쥔다”는 뜻이지요. 여성인 저에게는 그런 손아귀의 힘은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리더십’과 ‘장악력’ 사이에는 어떠한 필연적 등식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저는 여러분에게, ‘장악’이라는 컨셉을 버리자고 제안하겠습니다. 내 이익, 우리 부처의 이익을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그런 ‘장악’을, ‘부처 이기주의’를 놓아버리자는 것입니다. 내 이익, 내 부처의 이익을 먼저 챙기고 거기에 얽매인다면, ‘국민의 평안과 행복’은 안중에 없게 됩니다.

우리 공직자들이 진실로 국민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공직자들이 “어려운 처지의 국민의 체험을 직접 해보자”고 제안 드립니다. 말로만 하는 행정, 책상에서만 하는 궁리가 아니라, 각 부처마다 직접 관계되는 영역에서 현장으로 내려가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실제로 체험해 보자는 것입니다.

저는 엊그제 인사청문회의 모두발언에서, ‘여성적인 리더십’에 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여성적 리더십은 이해와 소통, 부드러움과 강인함, 배려와 섬김이 조화를 이룬 지도력”이라고 했습니다.

흔한 상식입니다만, ‘이해하다’는 영어로 “아래에 선다”라는 뜻의 under-stand 라더군요. 아래로, 낮은 자리로 내려가 몸을 낮출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 자리에서 귀를 기울이면 비로소 들리는 소리, 이것이 소통의 출발입니다.

각 부처마다 직접 관계되는 현장으로 내려가 몸을 낮추고, 국민 아래에 서서,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몸으로 체험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때, 보이고 들리는 소리를 정책으로 만들고 시스템화하여 시행하고 실천하는 것, 이것이 '공직'이고 ‘공무’(public service)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공직자들은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배우려 하고, 지시하고 명령하기보다는 겸허하게 귀 기울여 경청하는데 힘쓰고, 때로는 국민이 처한 현실의 상황 속에 자신을 던져 국민의 어려움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입니다.

저는 최근 어느 지인으로부터 ‘리더십’에 대한 아주 적절한 경구를 전해 받았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지도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참으로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친애하는 공직자 여러분!

여러모로 부족한 저는 제가 잘 모르는 문제나 분야에서는 기꺼이 여러분의 지도를 받겠습니다. 저를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또한 ‘강력한 정책 추진력’도 여러분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총리실의 여러분과 첫 만남의 자리에서 드렸던 말씀은, “우리는 국민의 평안과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항해를 하는 배의 항해사들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총리인 제가 키를 잡는 역할이라면 여러분은 노를 젓고 돛을 올려 바람을 받게 하고 그리고 엔진을 돌려 추진력을 내는 것입니다. 즉 추진력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저는 이것을 <어울림의 항해>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저는 또한 청문회에서, “부족하고 모자라는 제게도 자타가 공인하는 ‘한명숙이 잘하는 것 세 가지’가 있습니다.”라고 감히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는 화합하고 포용하는 능력,
둘은 조정능력,
셋은, 사람들이 기꺼이 일하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장점이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는 데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가진 여러분 각자가 가진 능력을 소신껏, 마음껏 발휘하실 수 있도록 저는 여러분을 돕고 고무하고 격려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참여정부가 이제 4년차에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수많은 개혁과제들과 힘겹게 씨름해 왔습니다. 많은 성과도 있었습니다만, 지금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대비하는 사회안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 활성화를 주도하고,
사회불안과 계층간 갈등 요인인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욱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서민생활 안정, 비정규직 처우향상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한층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교육문제,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 부동산 안정대책, 국민연금개혁은 발등의 불입니다.
노사관계의 선진화, 한·미 FTA 협상 등 어려운 과제들이 우리 앞에 산적해 있습니다.

다음달 실시될 5·31 지방선거는 반드시 엄정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게 해야 합니다.

이 모든 문제 하나하나가 무척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희망을 갖고 함께 손잡고 신명나게 땀 흘린다면,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가 가는 길에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것을 우리의 지난 경험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월드컵 때 보여주었던 것처럼, 우리 국민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바람이 나면’ 못할 일이 없는 국민입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힘과 에너지는 오직 우리 국민 속에 있습니다. 문제는 신바람을 일으켜 그 힘들을 불러내어 하나 된 큰 힘으로 묶어 세우는 일입니다. 여기서 신바람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해와 소통입니다.


친애하는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저는 우리 공직자 사회가 수평적 우정의 관계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되, 서로 칭찬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우애로운 공직문화가 뿌리내리게 합시다.

우정을 이야기하자니 자연 박지성과 이영표, 두 젊은 축구선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외국에 나가 서로 다른 팀에 속한 그 선수들은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승부를 겨루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정의 손을 마주 잡을 줄 알았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했고 더러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습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만이 아닙니다.

우리 공직자들이 같은 부처 안에서나 부처 상호간에 서로 경쟁하면서도 아낌없이 협력하고 화합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이 젊은이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우리 국민은 우수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저력있는 국민입니다. 우리 국민은 무진장의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믿음직한 재산, 보배로운 자산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우리 국민 속에 잠재해 있는 무궁무진한 지하수와 같은 에너지, 저력, 잠재력을 살려내야 합니다.

지하수가 솟듯 콸콸 솟아나게 해야 합니다.
우리 국정의 수준을 국민의 수준만큼 끌어올려야 합니다.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지금은 어느 때보다 우리 공직자의 열정과 땀과 눈물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는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공직자 여러분의 저력과 헌신성을 체험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우수한 능력과 사명감을 믿습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을 일류국가의 문턱 가까이까지 이끌어온 주역들이십니다. 여러분의 의지력과 자부심은 이 나라의 미래를 밝힐 에너지입니다. 우리 손을 잡고 힘을 모읍시다. 여러분의 그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저는 정부 내 전체에 소통과 화합의 기운이 봄철 꽃향기처럼 번져가게 노력하겠습니다. 청문회 때 말씀드린 대로 야당의 지도자들을 정성으로 만나 뵙고 대화하겠습니다. 민생현장을 찾아 지친 이들의 손을 감싸 드리는 민생총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여와 야를 막론하고 올곧은 생각과 좋은 의견, 바른 방법과 정칙을 가진 분들이 있으면 스스로 찾아가 만나겠습니다.
여와 야,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그런 분들에게 따스한 손을 내밀겠습니다. 그분들의 손을 부여잡고, “나라를 위하여, 국민의 평안과 행복을 위하여” 우리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으자고 호소하겠습니다.
패어진 골을 메우고, 상처 난 곳을 어루만지고, 등지고 돌아선 사람들의 손을 맞잡게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이제 우리 손에 손을 잡고 자랑스런 우리 국민과 함께 ‘선진 한국’을 향해 신나는 <어울림의 항해>를 계속해나갑시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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