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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 '時價' 인정 길 열렸다
비상장주식 '時價' 인정 길 열렸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3.08.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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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 "감정 배제한 시행령은 무효"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판결

비상장주식의 가액을 정할 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회사 규모, 시장 상황으로 인한 주가폭락 등의 사정이 객관적인 감정을 통해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최주영 부장판사)는 최근 노모씨 등 2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이 용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2구합19977)에서 "세금 8억4000여만원 중 2억6900여만원을 취소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현재 상속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은 재산의 가액에 대해 시가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지만 상증세법 시행령에는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에서 비상장주식에 대한 감정가액을 제외하고 기업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근거로 한 보충적 평가방법만 인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증세법이 비상장주식의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에서 배제하는 어떠한 내용도 담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령이 이에 역행해 비상장주식의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모법의 위임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배된 것으로 무효"라고 밝혔다.

또 "현행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은 단순·획일적으로 기업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근거로 해 산출되는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의 단순 가중 평균방식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며 "몇 가지 공식만으로 비상장주식의 시가를 모두 적정하게 산출해 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비상장주식에 대한 시가 산정방법의 다양성과 탄력성을 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다양성과 탄력성 확보가 자칫 비상장주식의 담세력을 왜곡하는 것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비상장주식에 대한 감정가액을 일률적으로 배제하고자 한다면 이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입법적 결단 하에 법률에 규정을 두어 규율할 문제이지, 대통령령이 스스로 정해 규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노씨는 비상장법인인 A회사가 발행한 액면가 5000원의 주식 3704주를 자신의 처남인 이씨에게 1주에 4만2000원에 팔았다. 이씨는 노씨뿐만 아니라 예모씨에게도 A회사 주식 5303주를 같은 가격에 사들였다. 용산세무서는 노씨와 이씨가 주식을 저가로 거래한 것으로 보고 주식 가액을 1주당 31만여원으로 평가해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8억4900여만원을 부과하자 노씨 등은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조세소송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획일적 기준으로 비상장주식에 대한 시가를 산출하는 것은 거래 현실에 맞지 않고, 도저히 시가라고 인정할 수 없는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지는 경우에도 해결책이 없었다"며 "비상장주식에 대한 감정기관의 감정가액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된 것임이 법원에 의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감정가액을 비상장주식에 대한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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