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
6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규제 강화에도 더 증가해
SK그룹사 간 내부거래 규모가 약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에 견줘 29.4%(9조8025억원) 증가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60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SK그룹 101개 계열사 간 지난해 내부거래액수는 43조1120억원이라고 8일 밝혔다.
지난 6일 CEO스코어가 60대 대기업집단 소속 225개 계열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가 총 12조9천542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이후 그중 SK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조 단위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SK그룹사의 내부거래 규모가 큰 곳은 대부분 석유화학 계열이다. SK그룹사 간 내부거래액이 가장 많은 곳은 SK에너지로 19조1577억원에 이른다. 매출 대비 내부거래비중은 66.3%에 해당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내부거래액은 9조9027억원이고 SK종합화학(4조3768억원), SK네트웍스(3조289억원)등 계열사 간 거래로 조 단위 매출을 올렸다. 원유 수출입, 정유 납품, 석유화학 원재료 등을 공급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SK인천석유화학는 그룹사를 통해 6조5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SK(주)도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가 1조3577억원으로 101개 계열사 중 6번째로 컸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 자체는 2015년 53.9%에서 2016년 42.3%, 2017년 39.8%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SK(주)가 투자전문 지주회사를 표방해 신사업 발굴에 나선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CEO스코어의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6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액이 지난해 매출액 94조9628억원의 13.6%에 해당할 뿐 아니라 기업의 구체적인 내부거래액이 공개되면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5년(12.1%)보다 오히려 더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하위 그룹일수록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심했으며, 일부 그룹 계열사는 매출의 100%가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것으로 조사돼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