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굴기’…곧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전망
지능형 반도체 개발에 정부 지원 절실
“현재의 반도체 호황은 공급부족인한 것으로 버블”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20일 오후 서울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57.4% 증가했지만, 실수요를 반영한 수량 기준으로 DRAM 수출은 1.4%가 감소했고, 메모리 용량을 기준으로 한 전체성장률(Bit Growth)도 호황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에 완공될 중국 기업의 메모리 생산량만으로도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5년 중국 정부의 시설투자가 완료되면 중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18% 이상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미나에서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용호 한양대 교수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제품영역에 국한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국내 팹리스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 미만이고, 규모도 영세하고 창업도 단절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핵심부품의 경우 원천기술의 부재로 해외 의존도가 크다. 송 교수는 반도체가 대기업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어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에 필요한 정부의 지원과 연구인력 육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생태계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IT 전 영역에서 새로운 수요를 도출해 반도체 시장의 신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확보에 대한 핵심기술 개발과 인력양성에 대한 투자지원을 주문했다.
이어 토론회에 나선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배경에는 민간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원천기술 개발 지원이 있었다”며“4차 산업혁명의 핵심부품인 지능형 반도체 기술에도 정부의 원천기술 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한 팹리스 스타트업 기업인 유엑스팩토리의 박준영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에 지원되는 벤처캐피탈로는 반도체를 한 번 생산하기에도 힘들다”며“정부의 지원이 연구개발을 넘어서 제품생산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연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 정책을 통해 자국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지원하고 있다”며“향후 공급과잉으로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악화될 것을 대비해 지능형 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