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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후군’ 4대 회계법인, 회계사 더 뽑고 심리상담도
‘번아웃 증후군’ 4대 회계법인, 회계사 더 뽑고 심리상담도
  • 이유리 기자
  • 승인 2018.07.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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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상시감사제도 정착...타임오프 제도 도입
안진, 주4일 근무제 검토...한영, 심리상담프로그램 도입
각 법인 “신입회계사 300명 규모 추가 채용 예정”
지난달 팀블라인드가 발표한 직장인 '번아웃증후군' 설문결과 그래프와 2017사업연도 4대 회계법인의 실적
지난달 팀블라인드가 발표한 직장인 '번아웃증후군' 설문결과 그래프와 2017사업연도 4대 회계법인의 실적

지난달 말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팀블라인드가 한국과 미국 직장인 1만6909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했다"는 응답비율 높은 상위 기업들 명단에 한국의 상위 4대 회계법인이 모두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회계사가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일반의 상식이 설문 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번아웃증후군’이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무기력증과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

연구기관 등이 실시한 정교한 설문이 아니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상위 4대 회계법인에 속한 한영회계법인(글로벌 '언스트영'의 멤버 회사)과 안진회계법인(글로벌 '딜로이트 투시'의 멤버 회사)이 ‘번아웃증후군’ 상위 1, 2위를 차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한영이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했다는 응답비율이 91.03%로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안진이 이보다 0.01%p 낮은 91.02%로 2위를 기록했다. 삼정회계법인(글로벌 KPMG의 멤버 회사)의 번아웃증후군 경험 응답률은 86.21%, 삼일회계법인(글로벌 PwC의 멤버 회사)은 85.31%의 응답비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회계법인이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했다는 응답비율의 순서는 지난 2일 회계법인이 공시한 2017 사업연도(지난해 4월 1일~올해 3월 31일) 사업보고서 실적과 정확히 반비례 한다. 일하다가 녹초가 된 회계사가 많은 회계법인일수록 매출이 적었다는 것이다.

2017 사업연도 매출액에서 삼일회계법인이 5596억 원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그 뒤를 삼정회계법인(3827억 원)과 안진회계법인(2919억 원), 한영회계법인(2653억 원)이 뒤따랐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에 연루돼 신규 감사 수주가 제한된 안진의 매출이 5.5%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회계법인들이 전년도 보다 매출이 11%~22.6% 늘었다. 하지만 당기순손익을 살펴 보면 삼정만 106.5% 크게 늘고, 다른 3개 법인은 당기순손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삼정이 경영을 가장 잘 했다고 볼 수 있다.

'번아웃증후군'은 직무나 직장에 대한 만족도 또는 직장에서의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워라밸)’수준에 직결되는 문제다.

직원의 직장 만족도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평균 급여(직원 평균인건비)를 살펴 보면, 삼일회계법인의 직원 평균인건비는 1억3000만 원으로 가장 높다. 삼정이 7700만 원, 안진이 7900만 원, 한영이 72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삼일이 70.5%, 삼정이 56%, 안진이 52.1%, 한영이 48.2% 순이었다. 삼일이 4대 회계법인 중에서도 인건비 지출 비율이 단연 높다.

이는 전체 직원 중에서 회계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삼일이 가장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 삼일 소속 회계사는 모두 2188 명으로 전체 직원 중 회계사 비율이 71.7% 다. 삼정(1667 명, 60.1%)과 한영(1075 명, 60.8%), 안진(1067 명, 55.5%)에 견줘 회계사 수와 총직원중 회계사 비율 모두 두드러지는 수치다.

회계사가 아닌 직원들 중에는 경영컨설턴트 등이 있다. 이런 법인의 인적 구조는 매출 구성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회계감사와 경영자문, 세무자문 등 3가지로 구분되는 회계법인의 수입구조에서 삼정과 안진, 한영은 경영자문 분야에서의 매출이 각각 51.1%, 43.1%, 47.8%로 경영자문 업무 비중이 삼일(37.3%)보다 높았다.

회계법인 경영진들도 소속 근무자들이 신물나게 일한다는 점을 알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번달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오는 11월 개정 외부감사법 시행에 따른 '표준감사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회계법인들은 올해 회계사 채용과 '워라밸' 향상에 나선 것.

회계법인들은 직원의 '워라밸'을 향상하기 위해 탄력근무나 재택근무 등을 포함한 ‘유연근무제’, 감사나 큰 프로젝트가 끝나면 연차외 휴가를  따로 챙겨주는 ‘타임오프(Time Off)제도’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또 회계감사 업무가 특정시기에 몰려 있으므로 '연중감사제'를 정착시켜 기말에 업무가 몰리는 것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유일하게 매출이 줄어든 안진회계법인은 “2018연도 감사본부의 회복세에 따라 300명 이상의 신입회계사와 인력을 추가모집해 1300명 이상의 회계사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진은 특히 직원들의 ‘워라밸’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으로 주 4일 근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 4대 회계법인 최초로 징검다리 휴가 등과 연계해 ‘블락 홀리데이(Block holiday)’제도를 도입하고, 해외파견 경험을 제공하는 등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고 직원만족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4대 회계법인이 밝힌 올해 신입회계사 채용 규모는 법인별로 300명 선.

그중 한영은 특히 신입회계사 말고도 경력회계사도 350명 채용할 계획으로, 회계사 영입에 가장 공격적이다.  매년 수직상승한 매출 성장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한영의 매출액은 2015년 1863억 원에서 2016년 2164억 원, 2017년 2654억 원으로 2년만에 42.5% 증가해 상위 랭커들을 위협하고 있다.

한영은 올 상반기에 자사 회계사들을 위해 심리상담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도 올해 300명 규모 신입 회계사 채용 계획이지만, 회계사 규모를 늘린다기 보다는 자연적인 인력의 증감률을 반영한 계획으로 회계사 수 규모는 매년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회계사 숫자 수준에서 충분한 감사시간이 투입될 수 있게 운영하고 있어 표준감사시간제도 시행에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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