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보에 "석달간 한시 조처" 발표…정부조치에도 불안정세 지속
리라화가 2일에도 급락하면서 터키 금융 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자국 통화로 예금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외화를 보유한 예금계좌에는 세금을 더 걷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터키정부는 지난 8월31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1년 이상 유지된 리라화 예금에 '제로(0)' 세율을 한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종전 세율은 10%다. 1년 미만 리라 예금도 세율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달러 등 외화 예금의 세율은 15%에서 16%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외화와 달러 예금 이자소득에 대한 세율 차가 최대 16%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번 조처는 3개월간 유효하다.
터키정부가 한시적으로 리라 예금에 면세를 결정한 것은 리라 대신 외화를 보유하려는 수요를 억제하려는 의도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달 초 달러당 리라 환율 폭등 때 "베개 밑 달러, 유로, 금을 리라로 바꾸라"고 독려했지만, 시장에서는 외화로 환전 수요가 되레 치솟는 상황이다.
31일 외화와 리라화 사이의 이자소득세 차별 조치 차원의 리라 예금 면세 조처가 발표된 후 잠시 달러당 리라 환율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리라화는 2일 또 폭락했다.
환율 전문가들은 리라화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 ▲긴축 개정 ▲미국과 관계 개선 등을 주문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말을 듣지 않고 있다.
되레 "러시아산 미사일방어쳬계 S-400을 사기로 했는데, 우리가 누구 허락을 받아야 하나?"라며 미국의 부아를 돋웠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블룸버그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상황이 어떤 식으로 풀릴지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