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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감사제로 감사 환경 호전, 회계사 왜 늘리나?”
“지정감사제로 감사 환경 호전, 회계사 왜 늘리나?”
  • 이유리 기자
  • 승인 2019.01.1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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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사 부족이 아니라 5년차 회계사가 법인에 부족한 것”

“지정감사제가 도입되면서 회계법인이 어느 정도 저가 수주 경쟁을 할 필요가 없게 돼 감사 환경이 개선되려고 하는데, 왜 회계사를 늘려서 이런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가.”

지난 11일 아침 ‘회계사증원모임’ 회계사 300여명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여  회계사 증원 반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회계사시장 적정규모 연구용역을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집회에 참가한 회계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아 금융위의 회계사증원 결정을 “회계업계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한 결정”이라면서 질타했다.

5년차 공인회계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대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시위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절대로 회계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를 하려는 회계사들은 많이 있지만, 회계법인에서 나가기 때문에 없어보이는 것”이라면서 금융위원회(위원장 최종구)의 회계사 증원결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회계법인에 부족한 감사인력은 5년차 이상 회계사인데, 합격생을 늘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현재의 법인의 저가감사 수임이나 한 회계사가 여러 기업의 감사를 맡고 있는 상황 때문에 감사품질이 저하되는 것이고, 경력 회계사들이 법인을 떠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다른 회계사는 “지난해 11월 증원결정을 한 자격제도심의위원회 위원 중 회계업계를 잘 알고 대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정감사제도입과 회계법인들의 자정노력으로 개선이 되려고 하는 회계감사 환경에 정부가 왜 증원카드를 꺼내들어 다시 이를 후퇴시키려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집회 주최측 관계자는 “국민은 기업의 주주이고, 회계감사가 제대로 돼야 회계투명성이 높아지고 경제가 바로 서는데, 회계사 증원 반대를 ‘밥그릇 지키키’라는 시각으로 보면서 회계사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계사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외부감사법 개정 등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강화되고 표준감사시간이 도입되면서 일시적으로 회계사 수가 모자랄 수는 있지만, 회계사가 늘어나게 되면 기업을 대상으로 감사업무를 저가로 수임하거나 회계법인의 감사 외 다른 서비스를 기업에 영업하는 관행이 계속 될 것이기 때문에 회계개혁의 취지에 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집회 참가한 한 회계사는 “'외부감사법' 개정 등으로 감사업무가 증가했고 회계사들이 정부 사무를 대행한다는 점에서 회계는 공공재”라면서 “회계감사에 대한 책임은 준정부급으로 지면서, 감사보수는 시장논리에 맡기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감사 환경 개선이 전망되면서 회계사들이 좀 더 회계법인에 남는 쪽으로 변화 조짐을 보이는데, 회계사 선발 규모를 늘리는 것은 회계 품질 개선 의지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다. 

한 회계사는 "지정감사제가 도입돼 회계법인이 감사보수를 저가수임 경쟁의 경우가 줄어 업계환경이 좋아지고 있으며, 법인에서 나가려던 회계사들이 좀 더 있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회계법인을 떠났다가 복귀하려는 휴업회계사들도 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회계사 수 증원 얘기가 왜 시작됐는지 모르겠다”면서 “회계개혁으로 감사환경과 품질을 개선하려고 한다면서, 회계사 선발 정원을 늘리려는 것은 무슨 목적인지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  

집회 주최측에 따르면, 일본도 매년 1000명 정도인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을 4000명까지 대폭늘렸다가 다시 줄였다.

주최측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발달 등으로 감사업무에 인력투입이 줄어들 것이 뻔한데도 한국도 회계사 수를 증원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예전 수준으로 선발인원을 되돌린 일본의 전철을 밟는가”라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회계사는 “1월부터 3월은 기말감사기간으로 감사업무를 담당하는 회계사들에게는 1년 중 가장 바쁜 기간이지만, 정부에 회계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회계사증원반대 모임에 참가한 한 회계사가 기자에게 제공한 일본공인회계사 수와 한국공인회계사 수 선발 규모 추이
회계사증원반대 모임에 참가한 한 회계사가 기자에게 제공한 일본공인회계사 수와 한국공인회계사 수 선발 규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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