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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세무서장, 갑질 맞나?…"일선 세무서장 ‘크게 위축’ 불가피"
대구지역 세무서장, 갑질 맞나?…"일선 세무서장 ‘크게 위축’ 불가피"
  • 이예름 기자
  • 승인 2019.04.1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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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서장이 직원들과 식사하며 갖는 ‘대화의 장’마저 ‘갑질’ 논란에 휩싸여
세정가 “요즘 세상에 직원들 밥 당번 있지도, 있을 수도 없다” 오해로 해석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직원 불편하게 생각하면 하지 않는 게 상책” 분위기

최근 일선 세무서장들의 대내외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판에 박힌 업무 외에 의욕적으로 뭔가를 시도하면 되돌아 오는 반응이 심각한 상황이 많아 아주 기본적인 일 외에는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최근 대구 지역 한 세무서장이 직원들과 저녁식사 자리를 ‘의욕적’으로 마련하면서 이른 바 ‘세무서장 갑질’로 비화되면서, 일선 세무서 서장들은 직원들의 애로를 듣는 자리조차 아예 피하는 등 문제 소지 있는 일은 원천 차단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 지역 세무서장의 이른 바 ‘갑질 사건’의 경우 세무서장이 직원들에게 식사를 대접받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기보다는 해당 세무서장이 재임 중 가급적이면 직원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보다 폭 넓게 갖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조직화합 차원에서 계획됐던 것이라는 후문이다.

특히 이 세무서장은 가급적 자신의 시간을 쪼개 재임기간 중 많은 직원들과 만나고 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했으며, 딱딱한 사무실 대신 부드러운 식사자리를 마련, 직원들 사기를 높여 주려고 했는데 이것이 일부 직원들에게 부담이 되고 ‘눈에 거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세무서장은 “요즘 시대에 직원들에게 식사당번을 정해 놓고 식사를 대접받는다는 생각 자체를 가진 세무서장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며 아마 뭔가의 오해에서 빚어진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직 세무서장 A씨는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지방 지역의 세무서장으로 첫 발령을 받으면 정말로 열심히 잘해보겠다는 의욕이 크게 생긴다”면서 “자신이 직원으로 있으면서 아쉬웠던 일들을 떠올리며 정말로 ‘부하직원’들에게 성심성의껏 뭔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충만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씨는 “그래서 직원들이 바라고 소망하는 것들을 위해 서장이 앞장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물론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생겨 말 그대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서장의 이런 노력에 감동받고 존경하는 직원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직원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헛헛함을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출신 B세무사는 “요즘은 국세청 간부들도 달라진 시대적 환경을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세무서장이 선의를 갖고 추진하는 일도 직원들이 불편해 하거나 개인적인 시간을 이용하는 등 이른바 ‘워라벨’에 저촉될 경우 잘 살펴보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B세무사는 과거 ‘회식’은 조직의 단합과 화합을 위해 좋은 역할을 하는 행사로 여겨졌지만 요즘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 것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무서장 갑질’ 사건을 접하면서 세정가에서는 “아직도 공무원 조직에서 ‘갑질’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기관장으로 조직을 이끌다 보면 다양한 직원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일부 불만을 가진 직원들에게까지 모두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특히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세청의 한 간부는 “내용상으로 보면 별 일이 아닌데 ‘갑질’로 포장돼 보도된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하면서 “일선에서 세무서장들의 위축 현상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말에 시간 있으면 밥 먹으로 와." "좋아요. 보쓰!" /  이미지 출처=인디아타임즈(indi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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