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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배두용 CFO와 한승희 전 국세청장, 두 국제조세통의 엇갈린 행로
LG전자 배두용 CFO와 한승희 전 국세청장, 두 국제조세통의 엇갈린 행로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12.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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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행정고시는 33회 동기…나란히 국세청서 공직 첫발
- 국제조세통 CFO는 시대정신…역외탈세전담조직 만든 한 전 청장과 다른 길

LG전자 새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배두용 전 국세청 서기관이 낙점되면서 LG그룹의 해외경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배 부사장과 한승희 전 국세청장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배 부사장이 2002년 국세청 서기관으로 승진한지 3년 만인 2005년 공직을 훌훌 떠나 국내 최고 기업의 재무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며 CFO까지 올라 글로벌 LG 재편을 꾀하는 사이, 배 부사장과 여러 경력이 겹치는 한승희 전 국세청장은 국제조세 환경변화를 읽고 지난 2011년 ‘역외탈세 10만 양병설’을 실천에 옮기는 등 활약하다가 국세청장까지 지냈기 때문이다.

전직 국세공무원 출신의 한 세무사는 9일 “한승희 전 국세청장과 LG전자 신임 CFO는 대학 동문에 행정고시 동기로, 국제조세 전문가라는 점까지 동일한데 15년 전 공직과 사기업이라는 갈림길에 섰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1966년(말띠) 배 부사장은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서울 환일고, 서울대 경제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정책학 석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를 받았다.

1996년 ‘이전가격 과세제도에 관한 연구(移轉價格 課稅制度에 關한 硏究)’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진주세무서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등에서 근무한 뒤 퇴직, 2005년 세무통상담당 상무로 LG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해외법인관리담당, 유럽경영관리담당, 세무통상그룹장 등을 지냈다.

배 부사장은 국세청 재직 당시 법인세, 특히 국제조세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근무 당시 한승희 서기관과 함께 전문성과 패기가 남다른 서울대 출신 파워 엘리트로 통했다.

한승희 전 청장은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배 부사장과 행정고시 기수는 동기(33회)이지만 나이가 5살이 더 많고 서울대 경제학과 선배이기도 하다. 

재계는 LG전자가 최근 해외사업에 대한 비중을 높이면서 국제통인 배 부사장을 CFO에 선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특히 최근 프랑스와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이 디지털세(稅) 과세를 강행하고 미국이 보복에 나서고 있는 와중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관련 논의를 가속화 하고 있는 점이 LG의 이번 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본지 전화통화에서 “LG전자가 해외법인 전반의 지역 재조정(relocation)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CFO를 포함한 이번 임원 교체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전자는 절세를 위한 해외법인 재배치를 논의하고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단행할 인물로 국제조세 전문가인 배 부사장을 낙점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배 부사장이 국세청을 박차고 나왔던 2005년 이후 행시동기이자 대학 학과선배인 한승희 전 국세청장과 어떤 관계로 지냈는지는 미지수다. 한승희 국세청장측은 배 부사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승희 청장 당시 가까이서 일했던 한 간부는 9일 기자에게 "요즘도 LG그룹 계열사에 대한 원칙적인 세무조사 소식이 전해졌는데, 마치 한 전 청장과 배 부사장이 학맥 등이 닿는다는 이유로 친소관계가 있다고 말하면 곤란하다"며 둘 사이의 인연에 큰 의미를 두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국제조사 전문가인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지 무려 15년이 지났다. 한 청장은 그 이후로도 배 부사장과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는 사이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설명이다.  

한 전 청장은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OECD주재관 생활을 마친 뒤 2012년 국세청 국제조사과장에 부임하기 15개월 전 서울지방국세청에 서울국세청장 직속 역외탈세전담조사팀이 신설됐다. 당시 OECD 근무 중이었던 한 전 청장이 팀 신설과 무관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팀은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전문성을 갖춘 조사를 통해 역외탈세를 이용한 국부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팀은 또 대법인·대재산가의 탈세차단에 주력하고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변칙승계, 사주의 기업자금 은닉행위를 검증하는 임무도 수행해왔다.

LG전자가 OECD의 ‘다국적기업의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대응’이라는 전대미문의 규제에 대응하면서 한국 국세청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주목된다. 

LG전자가 한국 국세청에 더 많은 과세권을 인정하고 세금을 내지 않으면, 학교 선배이자 행정고시 동기가 만들어놓은 조직의 서슬 퍼런 세무조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LG전자 부사장(재무담당최고책임자, CFO)
LG전자 부사장(재무담당최고책임자,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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