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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 세무서장들, 퇴임식 당일까지 ‘담담’한 공직 마무리
명퇴 세무서장들, 퇴임식 당일까지 ‘담담’한 공직 마무리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12.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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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실물경제 초조해도 노회한 실력과 ‘욕심 안내기’로 후반전 준비
- 명예퇴임식은 대부분 27일…공직 마지막 주도 일 때문에 “바쁘다 바뻐”
- 오전에 지방국세청장 퇴임식 참가하고 오후에 본인 명예퇴임식 치를듯

“공직생활 35년 9개월, 이제 마무리 합니다. 시원섭섭합니다.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담담합니다.”

23일 기자와 전화 통화한 박기현 성남세무서장의 목소리는 명쾌했다.

박기현 서장
박기현 서장

박 서장은 군산과 전주에 이어 성남에서 서장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오는 27일 명예퇴임식을 마치면 다음 주부터는 국세청으로 출근할 필요가 없다. 

국세청 간부로서 세무서장을 3차례 역임한 뒤 공직을 마무리 하다 보니 실물경제를 보는 눈매가 예리해졌고, 인생 후반전을 뛸 경험과 노하우도 갖췄다는 자신감이 듬뿍 묻어난다.

기자가 퇴임 후 계획을 묻자 박 서장은 “세무법인에 소속된 파트너 세무사로 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남세무서는 2008년 김현준 현 국세청장도 근무했던 세무서다. 기자가 “조사국 근무를 많이 하셨고 관내 대기업들이 많으니 역시 법인세 쪽이 전공인가”라고 묻자 박 서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전문 영역을 고민해 보지는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사실 큰 법인은 세무사들 영업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면서 “자체 법률자문 전문가들 두거나 회계법인들의 고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당동에서 출퇴근 해왔다고 한다. 박 서장은 “성남 지역 세무법인에서 활동하게 되니 상황을 봐서 성남 시민이 돼야지요”라고 말했다.

기자가 “가족들도 (박 서장 퇴직을) 담담해 하는가”라고 물었다. 박 서장은 “부인은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목소리에 걱정이 약간 묻어났다.

나정엽 서장
나정엽 서장

나정엽 경기광주세무서장은 무려 39년을 국세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올해말 공직을 떠난다.

나 서장은 2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주팔자가 너무 좋아서 능력이 없는 데도 조직으로부터 과분한 인정을 받아 분에 넘치게 잘 풀리는 공직생활을 해 왔다”고 한껏 자신을 낮췄다.

나 서장은 구체적으로 “지난 1997년 서울국세청의 유통과정추적대 근무 이후 좋은 부서에서 좋은 분들과 근무하는 행운을 누렸다”며 “조직 선배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미친 듯이 일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직속상관인 중부지방국세청장이 “천수를 누리시고 명예롭게 마무리 하신다”며 나름 '덕담'을 했다고 한다. 중부국세청장도 나 서장과 같은 날 퇴임식을 한다. 

나 서장 역시 세무대리인으로서 경기도 광주시와 인접 하남시의 납세자들을 위해 후반전을 뛴다.

18살에 고교졸업과 동시에 9급 세무공무원으로 국세청에 입사한 사연, 재직 중 대학을 졸업하고 증권사에 합격했을 떼 망설였던 기억 등은 오늘 1월 초순 A세무법인 지점장 취임 뒤 따로 만나서 들어보기로 했다.

권태성 서장
권태성 서장

권태성 안산세무서장도 올해 말로 명예퇴직을 신청, 27일 오후에 명예퇴임식을 갖는다. 공직생활 36년을 마무리 하는 권 서장은 퇴임 후 안산 지역에서 B세무법인의 지점을 경영하며 인생 후반전을 뛸 준비 중이다.

당분간은 퇴임 관서 인근 30년 된 안산공단과 20년된 시화공단, 반월공단 등에서 경영일선에서 은퇴하고 가업을 물려줄 기업인들을 돕는데 역할을 할 예정이다.

23일 기자가 소회를 묻자 권 서장은 “모든 것이 때가 있듯 공직을 떠날 때가 돼 떠날 뿐”이라면서 “젊은 분들은 일찍 퇴임 경우도 많지만 (나의 경우 정년보다) 1년 일찍 떠나니 별다른 소회가 없다”고 밝혔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권 서장은 “아이들도 더 컸고 퇴임 후 교회 등에 더 많이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박한 퇴임이 알려지는 게 썩 내키지 않는 세무서장도 있다. 정평조 남양주세무서장은 23일 기자가 퇴임의 소회를 묻자 “그런 것 별로 없다”고 말했다.

퇴임 후 세무대리인 활동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언젠가는 하겠죠”라고 시큰둥한 답변을 했다. 이 세무서 직원들도 서장 퇴임 소식을 묻는 질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정 서장이) 공직 마지막 관서인데, 재임 중 업무 시간에 직원들과 즐겁게 함께 했던 사진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자 남양주세무서 관계자는 “사진은 개인 프라이버시이니 당사자에게 요청하라”며 거절했다.

연말 명퇴를 하게 되는 일선 세무서장들 대부분은 오는 27일 퇴임식을 갖는다. 그러나 퇴임식이 속한 주까지 근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송우진 고양세무서장은 23일 오전 국세심사위원회에 참석하느라 기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조사국 근무 기간이 길었던 송 서장은 퇴임 후 C회계법인에서 세무 전문가로 일할 예정이다.

명예퇴직 소식이 알려진 최인우 양천세무서장은 이날 오전 김현준 국세청장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의 업무보고 참석을 위해 오후 늦게까지 서울 수송동 서울국세청에 나가 있었다.

김상훈 강서세무서장과 박은학 관악세무서장, 노삼식 금천세무서장, 이한종 삼성세무서장, 현석 역삼세무서장, 정종식 잠실세무서장 등 퇴임할 것으로 알려진 서울국세청 예하 나머지 6명의 세무서장들도 김현준 청장과의 오찬을 마친 오후 2시 넘어서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상은 이천세무서장도 이날 오후 관내 현장 방문으로 서장실을 비웠다.

권태성 안산세무서장은 퇴임식인 27일 오전 수원에서 유재철 중부지방국세청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뒤 세무서로 돌아와 오후에 명예퇴임식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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