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갭,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째 마이너스 기록
“경제활력 되살리려면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 필요”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2000년대 이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하락세가 심화돼 하락 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5번째로 컸고, 잠재성장률도 2001년 이후 3분의 2 수준으로 하락해 2018년부터는 2%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을 재점화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발표한 OECD의 2001∼2019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년 단위 분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2001∼2005년 5.0%에서 2006∼2010년 4.3%, 2011∼2015년 3.1%, 2016∼2019년 2.9%로 2000년 이후 계속 하락했다.
조사 기간(2001∼2005년→2016∼201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폭(2.1%포인트)은 OECD 국가 중 라트비아(-5.1%p), 리투아니아(-4.1%p), 에스토니아(-3.3%p), 그리스(-2.7%p)에 이어 5번째로 큰 것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았으나 2011년 이후에는 이를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 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역시 분석 기간 4.7%(2001∼2005년)에서 3.0%(2016∼2019년)로 1.7%p 하락하면서 OECD 국가 중 8번째로 하락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 잠재성장률은 0.4%p 하락하는 데 그쳤으며 독일(0.8%p), 덴마크(0.3%p), 아일랜드(0.7%p), 이스라엘(0.0%p) 등 6개국 잠재성장률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잠재성장률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단기간에 변화하는 것이 아닌데,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커 성장잠재력 하락세도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GDP와 잠재 GDP 격차를 나타내는 ‘GDP 갭(gap)’ 지표도 한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GDP 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0.3%, -0.5%, -0.9%, -1.2%, -1.1%, -1.4%, -2.1%로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작년 기준 한국의 GDP 갭(-2.1%)은 OECD 국가 중에서는 그리스(-10.1%), 칠레(-3.8%), 멕시코(-3.0%), 이탈리아(-2.3%) 다음으로 큰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하락의 정도가 유난히 크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과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 등으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가시화 될 전망”이라면서 “하락하는 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