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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에 ‘신뢰’와 ‘권한’ 몰아준 스웨덴…첫발은 태도 변화”
“국세청에 ‘신뢰’와 ‘권한’ 몰아준 스웨덴…첫발은 태도 변화”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02.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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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세자연맹, ‘신뢰’받는 국세청 위한 혁신 참고서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 발간
- 김영란 전 대법관 추천, “소통‧대인기술, 인류에 대한 감정과 연관…공직자 읽어보라”
- 주한 스웨덴 대사, “주민등록까지 맡은 국세청, 국민이 믿고 삶의 기록 맡기는 보물”

국세청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징세기관이 아닌 서비스기관”이라고 표방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세청이 진정한 서비스기관으로 국민적 신뢰를 받으려면 징세행정 전략을 현행 ‘강제적 준수 전략’에서 ‘자발적 전략’으로 바꾸도록 총체적 사회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납세자연맹(KTA, 회장 김선택)은 27일 “스웨덴 국세청의 신뢰도가 2006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납세자를 대하는 ‘태도’ 변화와 간편하게 바꾼 세금신고 절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스웨덴 국세청은 지난 2011년 자국내 337개 공공기관 중 ‘조직관리 선도 공공기관’으로 뽑혔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공포스러운 세금 징수기관이었던 스웨덴 국세청이 사랑받는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난 데는 장기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웨덴 국세청은 개혁과정에서 ‘납세자’를 ‘고객’으로 불렀다고 한다. 연맹은 “납세자에 대한 공무원 자신들의 관점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지난 1월29일 전국관서장회의 때 “국민 신뢰를 저해하는 부조리 관행은 강력히 엄단하자”고 전국 관서장들에게 당부했다.

이와 관련,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27일 본지 통화에서 “신뢰를 국세청 혁신의 화두로 삼은 것은 옳다”면서도 “공직자들이 왜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는지,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자신의 일에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를 되새겨 보면 더 구체화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김 회장은 “우리 국세청이 국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강제적 준수 전략‘에서 ’자발적 준수‘ 전략으로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2015년 실시한 국세청 신뢰도에서 13.6%만이 국세청을 신뢰한다고 답변했다. 연맹은 “국세청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탈세를 하면 가산세나 벌금, 징역형과 같은 가혹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공포‘ 수준의 ’강제적 준수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 회장은 “납세자연맹은 마침 이런 화두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스웨덴 국세청이 지난 2015년 자체 개혁과정을 기록한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을 내달 2일 정식 출간한다”고 소개했다.

스톡홀름 현지에서 한국납세자연맹이 출자한 ‘KTA국제납세자권리연구소’를 이끌며 3년간 분석과 연구를 거쳐 이 책을 번역한 한국납세자연맹 김지연 팀장은 26일 본지와 만나 “3년간 스웨덴에 머물면서 이 책 내용과 현지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특히 “자기 자신을 특별하거나 지나치게 뛰어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북유럽 사람들(얀테의 법칙)을 직접 체험했고, 국가와 정부기관에 대한 신뢰는 바로 이런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깨달음이 끝까지 번역작업에 긴장을 유지할 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2015년 스웨덴 국세청 공무원들이 펴낸 책이지만 “우리의 시작은 ‘모두가 자발적으로 자기 몫을 공정하게 분담하는 사회에 대한 비전’이었다(책 152쪽)”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딱딱한 행정서적이 아니다.

이 책의 원 제목은 <두려운 기관에서 사랑받는 기관으로>이며, 책 저자인 스웨덴 국세청 소속 레나르트 위트베이(Lennart Wittberg) 국장과 안더스 스트리드(Anders Stridh) 국장은 지난 2018년 10월 방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스웨덴 납세자들, “국가는 독립적 개인 삶 지탱해주니 내 편” 인식

‘김영란법’으로 한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장(전 대법관)이 이 책을 추천했다.

김 위원장은 “본문에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람을 제대로 대하는 기술은 근본적으로 각자가 인류에 대하여 품는 감정과 관련된다’는 대목을 읽고 무척 참신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권력기관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가 꼭 한번 읽어보기를 주저 없이 권한다”고 했다.

야콥 할그렌(Jacob Hallgren) 주한 스웨덴 대사도 책 추천사에서 “스웨덴 국세청은 주민등록 업무책임도 맡고 있어 국민의 여러 중요한 삶의 순간들을 알고 있고 알아야만 한다”면서 “국세청을 지칭하는 스웨덴 단어 ‘Skatteverket’에서 ‘스캇(Skatt)’은 ‘보물’이라는 뜻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책이 스웨덴 조세제도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한국에도 하나의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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