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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마포세무서장이 37년 전 공직입문 당시로 돌아간다면?
이준호 마포세무서장이 37년 전 공직입문 당시로 돌아간다면?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06.30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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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명예퇴임식장서 “듣는 삶 부족했다” 진솔한 고백
- 37년 ‘올인’ 법인‧조사통…TIS‧장려금시스템 산파 역할
- 국세청 축구팀 리더로 각종 경기 우승으로 이끈 이력도

 

“1989년 우리 나이로 27살에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면서 오로지 국세청에서만 37년여 동안 국세공무원을 했습니다. 37년여 동안 국세행정에 올인(All in) 했던 거죠.”

이준호 마포세무서장이 29일 오전 10시30분 마포세무서 동료들, 바쁜 시간을 쪼개 퇴임식에 참석해 준 선배‧동료‧후배‧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올인’이라는 표현을 썼을 때 장내는 잠시 웃음과 감동이 교차했다.

국립세무대학교 2기 졸업생으로 초임 근무지 막내 시절을 떠올리는 대목에서는 이 서장 고유의 유쾌한 남성미, 인간미가 어김없이 드러났다.

“막내 시절인 8급 때는 야근도 잘 하고 놀기도 잘했죠. 당구장에서 자장면을 먹어가며 당구도 치고, 등산 가는 체육대회 때는 산에서 막걸리 마시면서 선배들 앞에서 노래도 불렀죠.”

가족에게는 일만 하는 남편, 아버지로서 미안함을 토로했다.

“가정을 돌볼 시간도 없이 막무가내로 일만 생각하고 살아왔던 지난날이었죠. 힘들고 지칠 때마다 격려하고 힘이 돼 준 아내와 딸들”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 서장의 온 가족은 물론 행사장을 찾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잠시 먹먹했다.

다시 공직 출발점에 선다면 가끔은 업무를 잊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습관을 갖고, 남의 말을 잘 들으며 모두의 행복을 더 고민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포스트베이비부머 세대 중년 남자인 이 서장이 공개석상에서 “늘 상대방의 말을 잘 듣기보다는 내 말을 잘 들어주길 바라며 살았다”고 고백을 했다.

누구보다 ‘지금’, ‘현재’에 충실했다고 자부하는 이 서장은 “지나간 현재는 추억이 되고, 그 추억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지금의 현재를 열심히 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이준호 서장은 지금의 ‘차세대 국세통합시스템(NTIS)’의 전신인 TIS 개발에 직접 참여했던 개발 멤버다.

1999년 6급 승진 뒤에는 국세청 최초로 인터넷 세금 납부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납부 등 전자납부제도를 도입했고, 우편물자동봉함기와 관인자동날인기 도입에도 역할을 했다.

2010년 사무관 승진 뒤 한 해전(2009년)부터 시행된 근로장려금제도 업무개선에 매진, 지금의 장려금 시스템을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해서 서기관 승진의 영예를 안았다.

징수 실무는 대부분 법인세쪽 부서에서 했다. 자타공인 법인세, 법인 세무조사통이다.

축구를 좋아하고 잘했다. 다른 부처 축구팀과 겨룬 경기에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국세청 축구동우회의 리더 역할로도 정평이 났다.

그는 퇴임을 앞두고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20대 국회에서 실패한 세무사법 개정 여파로 곧바로 개업도 못할 처지라며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유권해석으로 세무사 등록업무가 재개돼 그는 이제 세무사가 된다.

세무사가 된 이준호 서장이 장차 남의 말을 더 많이 듣고,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그러면서도 공익과 나라를 더 염려하는 삶을 살지, 29일 오전 마포세무서 퇴임식 참석자들은 주의 깊게 지켜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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