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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가 최대주주, “주가 낮을 때 증여? 증여 위해 주가 낮춰?” 증권가 술렁
애경가 최대주주, “주가 낮을 때 증여? 증여 위해 주가 낮춰?” 증권가 술렁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09.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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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 증여주식 평가땐 증여일 전후 2개월, 총 4개월 평균가 적용
— 증여한 9일 주가, 최근 1년 최고가의 41% 수준…주봉, 3년 차트상으로도 최저가
— 전문가, “주가조작은 범죄, 조세포탈죄도 성립…주가 낮을 때 증여했다면 문제 없어”

애경그룹 오너 일가가 자녀들에게 주식을 물려준 시점이 증여세를 가장 적게 내는 낮은 주가 상태라서 ‘절묘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자본시장과 국세청에서 동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가 가장 낮은 시점, 그러니까 바닥을 찍은 시점에 증여를 하면 증여세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주가를 임의로 관리했다면 ‘자본시장법’에 저촉되는 ‘범죄’이므로, 그렇게 절세한 세금은 추징당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에 따르면,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는 지난 9일자로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자사주 25만주를 장남 채정균씨에게 증여한 것으로 공시했다.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도 두 딸인 채문경·수경씨에게 12만주씩을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 전문가들은 재벌가에서 눈에 띄게 주가관리를 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상장주식 증여세 과세표준 산정의 특징을 잘 활용해 일정 기간 주가를 관리할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현행 ‘증여세법’에 따르면, 상장주식 증여가액 평가 때 적용되는 주가는 특정 날짜의 주가가 아니라 증여일 전후 2개월 평균가액이다. 따라서 AK홀딩스가 금감원에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공시한 날로부터 2개월 전인 7월9일부터 이후 2개월인 11월9일까지 주가가 오를 호재를 만들지 않으면, 증여세를 최소로 납부하면서 증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바꿔 말해 AK홀딩스가 11월9일까지는 주가 바닥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 각종 호재를 터뜨려 주가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국세청은 그러나 이런 해석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16일 본지 통화에서 “주가 조작은 범죄이지만 조작이 아닌 낮은 주가를 이용한 증여라면 조세포탈에 해당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과세당국의 보수적 해석에도 AK홀딩스 주가가 대체로 낮은 수준에서 증여가 이뤄진 점은 분명하다. 최근 3년간 주가를 봐도 최저 수준이고, 증여일인 9일 전 2개월동안 가장 낮은 군에서 완만한 등락폭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분명하다. 증여 당일인 9일 AK홀딩스 주가는 최근 52주 최고가(4만2050원)의 41.6%에 불과했다.

채 총괄부회장 형제가 각각의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들의 가치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86억원이다. 물려받은(수증) 자녀별로 볼 때 채정균 씨는 44억원어치를, 채문경·수경 자매는 21억원씩을 각각 증여받은 셈이다.

증여세 납부의무가 있는 애경가 3세들의 증여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50%의 증여세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증여일 시세가 증여 당일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지속된다고 보면, 최근 52주(약 1년) AK홀딩스 주식의 41%의 최저 수준으로 과세표준이 책정된다. 50억원으로 평가될 AK홀딩스 주식가치가 절반에도 못미치는 2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것. 이렇게 되면 과세표준 ‘10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구간에 해당돼 40%의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한편 증권가와 회사 주변에서는“애경가 오너들의 절묘한 증여 타이밍”이라며 증여세 최소화를 위한 주가관리 의혹을 에둘러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애경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A씨는 16일 “애경그룹 오너일가가 주식증여를 위해 주가관리를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너 일가의 자녀들이 경영일선에 배치되기 위해 상당수의 임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면서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AK홀딩스 주가 3년 차트. 지금이 최저 수준이다.
AK홀딩스 주가 3년 차트. 지금이 최저 수준이다.
주식증여일인 9일 전후 2개월 평균가로 증여세 과표가 계산된다. AK홀딩스의 주봉 차트.
주식증여일인 9일 전후 2개월 평균가로 증여세 과표가 계산된다. AK홀딩스의 주봉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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