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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위해 베푼 ‘호의’, 비과세 ‘권리’로 착각…대주주 3억원 기준 관철돼야”
“증시 위해 베푼 ‘호의’, 비과세 ‘권리’로 착각…대주주 3억원 기준 관철돼야”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10.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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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 “2013년부터 연착륙, 갑자기 왜 반발?”
—  “3억원 기준 대주주 때문이 아니라 양도소득이기 때문”…국민개세주의 강조

보유한 상장주식 종목당 시가 3억원 이상인 경우 대주주로 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한 정부 세법 개정안을 반발,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해임하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선 세력들에게 예산 전문가가 일침을 가했다.

초고소득 대주주는 물론 저소득 신입사원에게도 근로소득세를 과세하듯, 많고 적음을 떠나 주식양도차익에는 고르게 과세하는 게 맞고,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대주주에만 과세해온 관행을 ‘비과세 권리’로 인식하면 안된다는 일침이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28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소득있는 곳에 세금을 물리는 게 원칙이고 이런 원칙에 따라 원래는 주식양도차익 과세 대상을 정할 때 대주주 여부와는 상관 없는 것인데,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가 된다’고, 어느덧 상장주식 양도차익으로 돈을 벌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당연시 돼 왔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위원은 “소득세법상 ‘대주주’는 주식양도차익 과세를 일반화하고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온 단어일 뿐”이라며 “당초 주식시장 육성을 위해 소득세법에 따라 100억원 이상 대주주의 양도차익에만 과세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뿐만 아니라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조세의 원칙에 따라 상장주식 양도차익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커졌다”면서 “노동이나 사업을 북돋는 게 중요하다고 소득세, 법인세를 면제해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여러 고민 끝에 대주주 범위를 기존 100억원 이상에서 2013년 50억원, 2016년에는 25억원으로 낮춰 대상자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왔다. 2017년 주식양도차익 과세 강화 로드맵을 마련, 공론화에 들어갔고 2018년도부터는 대주주 기준을 15억원, 2020년도부터는 10억원을 낮춰 적용해왔다.

그리고 2020년 세법 개정안에서 2021년부터 이 대주주 기준을 ‘3억원 초과 주식’으로 크게 대상을 확대, 기준에 해당하는 주주가 주식을 팔아 거둔 소득에는 빠짐 없이 주식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이 위원은 “기획재정부가 갑자기 일방적인 조치를 한 것도 아니고 여야가 합의한 결과”라며 “올해 드디어 대주주가 아닌 일반 개미투자자에게도 2023년부터 주식양도차익 소득에 과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유 주식가액 3억원 초과 주주에 과세하는 것은 대주주라서가 아니라 양도소득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몇몇 언론은 3억원 양도소득세 대상을 회피하려 12월에 주식을 팔아치운 결과 증시가 폭락하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는 재무적 투자자 얘기”라며 “지배력을 유지해야 하는 대주주가 양도차익을 피하고자 연말에 주식을 파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3억원 이상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는 세금회피를 위해 연말 전에 주식을 팔 수는 있겠지만 3억원 초과 보유자가 주식을 파는 것과 주식시장이 회복할 수 없는 하락장을 유지한다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라며 “시장은 3억원을 초과해 보유했다고 양도소득세를 낼 수밖에 없는 불행을 동정해주지 않고 되레 그런 기회에 돈을 벌만큼 냉철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치의 변화 없이 단기적 이벤트로 주가가 하락하면 그 하락의 열매를 얻고자 하는 투자자가 생기게 마련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실제 연말 배당기준일만을 위해 주식을 보유하는 투자자가 있으면, 배당락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있다”며 “과거에는 배당락 전날에 배당금액만큼 주가를 강제로 하락시켜 시초가를 조정하기도 했지만 시장의 자율적인 거래를 통해 배당 전후의 가격이 조절되고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오히려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제, “3억원 초과 투자자에 주식양도차익 과세 로드맵이 마련된 것은 2017년”이라며 “그동안 단계적으로 기준 금액이 하락하면서 시장은 적응해왔는데 3년 지난 지금 갑자기 예측 가능성이 줄어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기준 자체가 그렇게 가혹한 게 아니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 위원은 “사실 단일 종목 주식 투자금액 3억원어치는 포트폴리오 전체가 수십억원에 이르는 규모일 것이고, 부동산채권 등까지 포함돼 있다면 투자규모가 꽤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가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보편적 과세를 하려면 투자손실에 대한 공제 등 ‘손익통산’이 보장돼야 하는데, 올해 세법에서는 입법이 미비한 부분이 많다”고 묻자 이 위원은 “손익통산이 완벽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개별 종목에서 손실이 난 경우 어차피 양도소득세 과세 이슈는 없고, 이익이 난 경우에만 과세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세법의 장단점에도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며 “반발하면 또 미뤄지거나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그런 신호(signal)를 주는 것은 예측가능성을 무너뜨리는 최악의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세제개편에 반대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욕 먹는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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