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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전문가들, “제약‧바이오 감사 기준 더 촘촘해야”
회계전문가들, “제약‧바이오 감사 기준 더 촘촘해야”
  • 원동욱 기자
  • 승인 2021.02.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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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선위, 코로나 진단키드사 씨젠 중징계에 “기업 탓만 하면 곤란”
- ‘기술적 실현가능성’ 보수적 해석은 필수…“상업화 실패 대비해야”

금융감독 당국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분식회계 혐의를 이유로 중징계를 내리자, 회계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업계의 현실을 고려한 회계감사제도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다.

연구개발(R&D)과 초기자본비용 등의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산업 특성상 제한된 실무진 판단만으로는 회계처리 오류 가능성이 높은데다, 핵심 가치인 R&D 성과를 공시하는데 따른 영상의 부담도 있어 업계 특성을 고려한 회계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종학 교수(서울대 경영대학)는 9일 본지 전화인터뷰에서 “기업들의 회계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며, R&D 성과를 100% 확신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기술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성과 가능성이 예상되는 근거가 있다면 명확하게 회계적 판단을 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중요한 것은 자산으로서의 판단 근거 자료”라며 R&D 성과를 회사 자산으로 계상하는 데 필요한 전문지식과 그 기준이 감사인과 회계감독 당국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뤄야 함을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회계감사하는 공인회계사들에게 보다 촘촘하고 강화된 실사 기준을 정해 시행토록 하는 게 해당 기업 투자자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이롭다는 주장이다.

박선영 교수(경북대 경영학과)는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 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는 기업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D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초기 자본비용이 많이 들어 갈 수밖에 없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단계를 세분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실무진의 판단이나 회계처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R&D가 핵심 가치이기 때문에 이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기업들을 감사를 할 때 연구개발에 관한 실사를 강화한다면 정확한 기준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금융당국)는 지난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대표이사 천종윤)에 대해 매출을 부풀린 혐의로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당국은 씨젠이 매출 및 매출원가, 관련 자산 등을 과대 계상했다는 점과 함께 자산 인식요건(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충족하지 못한 진단시약 등의 R&D 관련 지출금액을 개발비로 계상한 점도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씨젠에 감사인 지정 3년, 담당임원 해임 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내부통제 개선권고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과징금 규모는 5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구체적인 금액은 금융위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씨젠 주가는 9일 급락했다.

금융당국의 결정에 대해 씨젠은 “과거 관리 부문에서의 전문 인력 및 시스템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라며 “2019년 3분기에 이번 처분 결정과 관련한 모든 회계 관련 사항을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씨젠과 같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최대한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공감대를 갖도록 기업회계 정책을 구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최종학 교수는 “희망사항만으로 무형자산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기업들이 회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회계 전문인력이나 회계 담당 인력을 보강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했으면 한다”고 권고했다.

박선영 교수는 “의도적 왜곡이든 회계 인력의 실수든 ‘기술적 실현가능성’을 관대하게 해석해 R&D 지출을 자산화 시켰다가 실제로 상업화에 실패하면 일시에 비용으로 처리, 실적악화가 투자자에게 모두 돌아간다”며 기업측의 긴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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