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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싸’는 단연 국세청!”…행시 출신 사무관 30% 배치
“요즘 ‘인싸’는 단연 국세청!”…행시 출신 사무관 30% 배치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2.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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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2021년 행정고시 합격 사무관 배치 현황 발표…10명 중 3명
— 투명행정・워라벨・퇴직후일자리 등 두루 따져보니 기재부보다 낫네!
— 일 많고 욕 듣는 기재부 기피 현상 뚜렷…공정위・금융위도 선호부처

작년에 행정고시를 합격해 올해 5급 사무관으로 임용되는 공무원들중 일반행정직과 재경직 각각의 성적 최상위 5 위권 안에 드는 10명 중 3명이 국세청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에 2명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고용노동부, 국민권익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에 각각 1 명씩 배치된 점을 고려할 때, 신임 사무관들의 국세청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세청 관계자는 22일 본지 통화에서 “최근 합리적이고 투명해진 국세행정과 국가행정의 근간이 되는 부처 위상, 일과 자기개발에 균형을 꾀하는 삶(Work and Life Balance, 워라벨)에 대한 기대 등 때문에 젊은 행정고시 출신 사무관들이 국세청 근무를 선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관가 소식통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1990년대 출생한 신입 사무관들은 과거 직장일에 전적으로 매달리면서 가정에 소홀했던 베이비부머, 586세대에 견줘 ‘워라벨’과 공직 퇴직 후를 걱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과거보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데다, 오래 전 공직 선배들에 견줘 공무원 연금 혜택도 적잖게 감소했기 때문에, 퇴직 후에도 일할 가능성이 높은 국세청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수 국민들이 국세청 하면 ‘세무비리’를 떠올렸던 과거와 달리 시스템 행정이 정착하고, 투명하고 공명정대한 공직사회를 갈망하는 신세대들이 공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젊은 인재들의 국세청 선호 현상이 가속화 돼 왔다는 분석이다.

행정고시에서 수석합격한 인재들도 과거 당연시 됐던 ‘기획재정부’행 대신 국세청을 택한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 지난 2000년 이후 국세청을 선택한 수석 합격자가 없었지만 2016년과 2017년 행시 수석합격자가 2년 연속 국세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가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재부에서는 ‘요즘 행시 합격자들은 격무에 시달리며 미래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기재부 공무원보다 ‘워라밸’이 높고 정책 부처가 갖는 부담도 적은 다른 부처로 눈길을 돌리는 경향이 짙다’고 자조 섞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기획재정부는 특히 재작년말 이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이래 나라 곳간(국가 재정) 책임 부처로서 소속 공무원들의 피로도가 극에 이른 상황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줄곧 배고픈 서민들과 어떻게든 당정을 흠집내려는 야당, 그걸 조장하고 즐기는 언론 등의 표적이 돼 왔기 때문.

악역 배우이자 동네북 배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자조적 분위기가 팽배한 기재부 공무원들의 열패감이 신입 행시출신 사무관들에게도 음으로 양으로 전해졌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요즘 신입 사무관들은 욕먹는 부총리·장관·차관이 되기보다는 개인의 일상을 우선한다”는 세간의 평가는 과도한 데다 세대간 소통을 왜곡한다는 지적이다.

양철호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은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10년 이내 국세청 임용 사무관들과 함께 일하며 소통해본 결과, 특별히 ‘요즘 세대’라는 프레임에 가둘 요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양 과장은 “과거에도 행시 출신 사무관 중에는 튀는 사람들이 없지 않았고, 최종 행정고시 합격자를 가려내는 인사혁신처에서는 단순한 실력 이외에도 공직관과 국가관 등을 다면 평가해 3차에서 걸러낸다”면서 “따라서 90년대 출생 행시합격자라고 해서 공직 일에 대한 태도면에서 선배들과 다를 것이라는 해석은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합격자들의 성장과정이나 평균적인 교육투자, 가치관 등의 변화가 있을지언정,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의 일반적 특성은 과거와 다를 바 없고, 공직에 대한 태도나 성향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에 따라 다를 뿐이라는 분석이다.

관가에서는 다만 최근 기재부 대신 국세청 선호 경향이 부쩍 뚜렷해진 것은 국세공무원들의 경우 직무전문성을 갖고 퇴직 후에도 오래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공인회계사는 “국세청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재직하면 세무사 자격시험 2차 과목인 세법을 면제받고 회계학만 시험을 치르면 된다”면서 “사실 세무사 시험에서 세법 시험이 가장 매우 어려우니 모두 국세청 출신 세무사들을 부러워 하는 게 사실”이라고 본지에 말했다.

고위공무원으로 근무한 퇴직 세무공무원의 경우 기업 사외이사나 대형 로펌 또는 회계법인 컨설턴트, 고문 등으로 안정적인 새 일자리를 보장받는 경우도 많다. 고위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세무사 자격을 딴 뒤 개인 사무소로 개업하거나 세무법인의 지점장, 임직원 등으로 재취업하는 게 관례화 돼 있다.

물론 기재부 출신 중에도 로펌이나 회계법인 고문으로 퇴직 후 일자리를 얻은 경우가 있지만 국세청만큼 많지는 않다. 게다가 ‘모피아(기재부 영문 약자인 MOFE에 마피아(Mafia)를 합성한 말)’라는 악명이 차츰 국민들에게 익숙해지면서 기재부 출신 공직자들이 소위 ‘낙하산’ 소리를 들어가면서 금융기관이나 정부 산하기관 등에 기관장이나 감사 등으로 재취업하는 것도 녹록치 않아졌다는 분석이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행정고시 출신자들이 과거처럼 기획재정부 발령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소문이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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