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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으로 상표권 사용료 수백억 챙겨온 대주주 일가 세무조사
편법으로 상표권 사용료 수백억 챙겨온 대주주 일가 세무조사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4.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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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 “기업이익 사주일가가 독식한 불공정 탈세 혐의자 30명 세무조사 착수”
— 저질 부자들 “이익은 내꺼, 책임은 우리꺼”…직원연봉 깎고 제것만 수십억 인상
— 대주주, 100% 지배기업 통해 상표권사용료 받아 급여와 배당으로 꿀꺽 "쉽네!"

한국타이어의 사례처럼,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기업 상표권(CI)을 거저로 넘겨준 뒤 사주 일가가 상표권 사용료와 배당, 고액 급여 등으로 이익을 독식하는 대기업 대주주들에 대해 국세청이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7일 “코로나19 지속으로 경제회복이 더디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종업원과 주주에게 돌아가야 할 기업이익을 사주 일가가 독식하는 사례를 다수 포착, 불공정 탈세 혐의자 30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국세청 노정석 조사국장은 이날 오전 세종 국세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주력 계열사인 B사가 장기간 영업활동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높여온 기업 상표권(CI)을 사주 일가가 100% 지배하는 A사에 무상으로 이전하고, 이후에도 광고선전비 수백억원을 계속 지출했다”고 밝혔다.

A사는 이전받은 기업 상표권(CI)의 일부를 변경 출원했지만, 이후 로고 제작비 등 상표권 개발비용과 광고비 지출이 미미해 상표권의 가치형성에 대한 실질적 기여가 전무했었다.

A사는 그럼에도 계열사들로부터 고액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아 챙기고 받은 사용료에 버금가는 금액을 사주 일가에게 급여와 배당으로 지급하는 식으로 기업이익을 대주주에게 몰아줬다.

국세청은 이에 “사주 일가의 상표권 사용료 부당 수취와 고액 급여 및 배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혐의 등을 엄정하게 가려내기 위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구체적으로 상표권과 같은 무형자산을 편법 거래하면서 무형자산을 일가 명의로 등록하는 등 기업의 이익을 독식한 탈세 혐의자들을 가려내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보도(2018년 7월11일자, <총수일가 지분 74%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상표권 사용료로만 487억 챙겨>)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미 3년전부터 총수 일가의 과도한 상표권 수수료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주)는 23.59%의 지분을 보유한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조 회장 배우자와 자녀, 손자녀 등 조 회장 일가가 모두 7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한해동안 한국타이어 전 계열사에 상표를 사용하도록 해주고 모두 487억1500만원의 상표권 수수료를 챙겼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상표권 사용료가 전체 매출의 53%에 이른다.

한국타이어월드는 이밖에도 대주주가 최대주주인 자회사에 부당하게 과도한 경영지원용역비 지급이나 해외자회사 지급보증료 등 이전가격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 2018년 5월말일자 대규모집단현황공시에 실린 한국타이어의 계열회사간 상품ㆍ용역거래 현황을 보면, 연간 국내 계열사간 거래액은 7억2400만원에 불과하지만 해외계열사와의 거래액은 2조2725억800만원에 이른다. 해외자회사에 대한 지급보증과 관련한 보증료 수취 여부는 공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포함해 해외자회사와의 매출거래에서 이전가격의 적절성이 당시 국세청 세무조사의 초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었다.

노정석 조사국장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사익 편취와 편법과 특혜를 통한 부의 대물림 같은 반칙・특권 탈세에 대해 조사 역량을 최대한 집중할 예정”이라며 “조사과정에서 증빙자료 조작이나 차명계좌 이용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은 한국 저질 부자들의 역겨운 행태를 ‘이익의 사유화, 책임의 사회화’로 정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통해 근절해 나갈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자들의 총 재산은 지난 2019년 기준 약 9조4000억원으로, 대주주 일가 합계 평균 3127억원에 이르며, 대주주 1인당 급여는 약 13억원으로 소속 근로소득자 평균 급여 3744만원보다 무려 35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전체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200만원(월급 100만원) 넘게 감소하는 와중에 그룹 대주주 연봉은 수십억원 늘어난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급감 와중에 연봉을 수억원 올린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매년 여러 계열사로부터 수십억원의 급여를 수령해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이런 행태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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