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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마당에도 웃음 선사한 공준기 용산세무서장 “쏘쿨~!”
떠나는 마당에도 웃음 선사한 공준기 용산세무서장 “쏘쿨~!”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7.12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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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밖에서만 모범생” 부인에 감사…퇴임사 원고에 ‘손뼉유도’ 표시
- 퇴임식 하루 전날 부임한 신입직원들 위해 “눈 맞춰 달라” 당부
- “눈 덮인 들판, 후배님들이라도 바른 길로”…‘스티브 잡수’ 표기

“어제(6월29일) 신입 4명이 부임했죠. 저하고 딱 하루 근무했네요. 국세청의 미래입니다. 이분들 눈높이에 맞춰 간섭 줄이고 관심 가집시다.”

지난 6월30일 퇴임한 공준기 용산세무서장의 퇴임사가 화제다.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는 자리이니,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짐짓 먹먹함도 있을 법한데, 퇴임사만 보면 너무 명랑하다 못해 유쾌할 지경.

1984년 4월13일 공직에 첫발을 디딘 공 서장은 이날 용산 세무서장직을 끝으로 37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무리 했다.

처음 용산세무서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린 것은 공 서장이 부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대목. 그는 “집안일은 등한시하고 밖에서만 모범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날 퇴임식에 참석한 부인을 위해 손뼉을 쳐 달라고 좌중들을 선동하기도 했다. 그의 퇴임사 원고에는 <박수유도>라고 표시돼 있다.

퇴임사에는 또 “만족해하지 말고, 늘 우직하게 살아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명언을 남긴 고인(Steve Jobs)을 ‘스티브 잡수’로 표기하고 “만족하는 자 성장하지 못하고, 안다는 생각에 사로 잡힌 자 창조하지 못한다”고 친절한 해설을 곁들였다.

후배들에 전수하는 처세술도 재미있다. 공 서장은 “공직생활에 특별한 게 없고, 업무지식과 성실함으로 버티는 게 최고의 무기”라며 “실력이 있어야 납세자 입장에서 생각도 하고 배려도 할 수 있다”는, 사뭇 ‘뼈 있는’ 교훈을 남겼다. .

세무서 현관에 걸려있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이리저리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나의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라”는 서산대사의 한시 <야설(野雪)>을 소개하면서는 “혹시 제가 눈밭을 어지렵혔더라도 후배님들은 바른 길로 가세요”라고 말해 또 한바탕 웃겼다.

며칠 뒤 중부지방국세청장 발령이 난 김재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과 이미 이틀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조사2과장으로 발령이 난 박성학 전 중부세무서장이 그의 퇴임식에 참석, 관복 벗는 선배에게 진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용산구의회 김철식 의장과 용산세무서 강신규 세정협의회장, 이영현 부회장도 참석했다.

공준기 제 49대 용산세무서장은 퇴임식에서도 재미있는 퇴임사로 후배들을 즐겁게 해줬다. / 사진=용산세무서 제공
공준기 제 49대 용산세무서장은 퇴임식에서도 재미있는 퇴임사로 후배들을 즐겁게 해줬다. / 사진=용산세무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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