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핵심지표 중 11개 이상 준수한 회사비율 35%로 전년대비 15%p↑
분석 대상 72%가 주총에 전자투표 도입…전년 대비 47% 포인트 증가
2021년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4.5%로 전년 대비 5.7%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15개 핵심지표 중 11개 이상 준수한 회사 비율은 35%로 전년 대비 15% 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집중투표제 채택 준수율은 5%로 핵심지표 중 준수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회계법인 감사위원회센터는 지난 5월 31일까지 공시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총 215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분석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공시 제도는 올해 3년째를 맞고 있다. 현재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의무 공시 대상은 2026년에는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삼일회계법인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2년 전 준수율과 비교해 전자투표 실시는 47% 포인트,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은 31% 포인트, 분기별 1회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간 회의 개최는 39% 포인트 증가해 눈에 띄는 개선을 보였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 분석에 따르면 준수율이 가장 높은 지표는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지 여부'로 100% 준수율을 보였다.
2020년 99% 준수율에 이어 2021년에는 모든 회사가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분석 대상 회사들의 내부감사기구가 모든 경영상 중요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규정 등으로 확보돼 있거나 , 내부규범에 정보 접근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령 감사위원회의 자료제출 요구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회사는 이에 응해야 하며, 불응할 경우 정당한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이를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높은 준수율을 기록한 항목은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97%)이었다.
핵심지표 항목 중 가장 준수율이 낮은 것은 '집중투표제 채택'으로 5% 준수율을 나타났다.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준수율은 29%,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는 30%로 준수율이 낮았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원칙으로 하는 상법의 예외조항에 해당하며, 소수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도입 논의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에 의한 경영권 공격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높은 제도이다.
보고서는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가장 낮은 수준의 준수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도 다른 핵심지표에 비해 낮은 준수율에 머물고 있는데, 주로 주주총회 소집공고 때 첨부해야 하는 정보를 실무적으로 작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상법은 회사가 주주총회를 수집할 때 주주총회일 2주 전에 소집통지를 발송할 것으로 요구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법률준수를 위한 기한인 2주에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총 소집공고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함께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준비해야할 사항이 늘어난 것도 지표의 준수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이유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2021년 준수율이 크게 개선된 항목인 전자투표는 개정 상법과 함께 코로나19에 대응한 노력이 작용했다.
보고서가 분석한 2조 이상 유가증권 시장 상장회사의 전자투표 준수율은 75%이다. 전체 상장회사 중 2021년 정기주총에 전자투표를 토입한 회사는 총 1253개 사로, 58.8% 준수율을 보여 대규모 유가증권시장 사장회사가 전체 상장회사에 비해 전자투표 제도를 실시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총 15개다.
이중 주주 관련 지표로는 ①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② 전자투표 실시 ③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④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가 있다.
이사회 관련 지표는 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비상시 선임정책 포함)마련 및 운영 ⑥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⑦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⑧ 집중투표제 채택 ⑨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⑩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로 구성됐다.
감사기구 관련 지표에는 ⑪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⑫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⑬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⑭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⑮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지 여부가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ESG 가 기업 경영의 화두이자 자본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음에 따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더 이상 법적인 의무에 따라 단순히 보고서를 작성하고 공시하는 실무에 그칠 사항이 아니”라면서, “경영진과 이사회가 고민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측면에서 회사에 가장 바람직한 모델을 찾고,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어 기민하게 대응해 가야 할 주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