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직원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반응속 향후 추이에 촉각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끊임없는 사퇴설에 시달려왔던 KT 이석채 회장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본격 신호탄을 올렸다.
2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양호산 부장검사)는 이석채 KT 회장(68)이 배임 혐의로 고발된 사건과 관련, KT 성남 분당 본사와 서초사옥 등 계열사 ,임직원 자택 등 1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컴퓨터 하드디스크, 재무·회계자료, 사업관련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석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고발장에서 이 회장이 2010~2012년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특정펀드로부터 감정가의 75%만 받아 회사와 투자자들에게 최대 869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KT가 사옥을 매각한 뒤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해당 사옥을 계속 사용하기로 해 손실을 입힌 혐의도 포함됐다.
이보다 앞선 2월27일에는 이 회장이 2010년 지하철 5~8호선 역사와 전동차에 첨단IT 시스템을 구축하고 광고권을 임대하는 '스마트애드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추진토록 한 혐의로 고발됐다.
참여연대는 당시 이같은 혐의와 관련해 수백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는 KT 실무책임자들의 내부 기밀보고서를 제보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회장이 친척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대표로 있던 OIC 랭귀지 비주얼(현 KT OIC) 주식을 주가보다 2배나 높게 사들여 6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와 역시 유 전 장관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사이버MBA'를 인수하면서 77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고발사건 2건과 관련해 자료제출이 잘 이뤄지지 않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도 KT 특별감찰에 돌입?
이와함께 국세청도 21일부터 KT 본사가 있는 분당세무서를 상대로 특별감찰에 돌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8월 중순께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 요원(조사 2개팀)들을 경기 성남시 분당에 소재한 KT본사에 투입해 약 3개월간의 강도 높은 정기세무조사를 마치고, 그 결과로 통신설비장비와 휴대폰단말기 구매 시 세금계산서 거래, 스마트폰 판매장려금과 관련한 세무 오류로 발생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6백억원의 추징금을 통지받은 적이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검찰 수사를 계기로 최근 KT가 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 수십개의 계열사 설립 또는 인수 편입하는 과정에서의 자금출처 및 주식이동사항 등을 점검하면서 이석채 회장의 횡령 및 배임, 비자금 조성 의혹 등과 관련 불법적 세금탈루가 없었는지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이 회장의 비리 증거가 나오거나 탈세에 대한 정황이 포착되면 그동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MB정권의 인사라는 이유로 사퇴 압력에 시달려 왔던 이석채 회장의 사퇴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검찰은 이석채 회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르완다로 출국하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격 출국 금지조치를 함께 실시했다.
이 회장은 이달 28일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개최되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Transform Africa Summit)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이번 회의는 아프리카 10개국 정상과 정보통신 장관이 참석하는 자리다. KT가 해외진출 지역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지역이 아프리카인 만큼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이번 르완다 행사를 진두지휘하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KT관계자는 "그동안 이 회장의 사퇴 소문으로 인해 내부 직원들이 일에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일부 직원들은 '설마가 현실로 이어졌다'는 당혹감과 함께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 회장이 진행한 국내외 사업들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뒤 바뀐다면 KT로써는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