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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의 유감(有感) 세가지
[칼럼]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의 유감(有感) 세가지
  • 日刊 NTN
  • 승인 2013.11.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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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짜이야기-김종상 세일회계법인 대표

천고마비로 표현하는 가을은 언제나 짧아서, 어느새 아침저녁이 쌀쌀하니 곧 초겨울 날씨로 접어드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하니 한 계절이 최소 3개월은 되어야 할 터인데, 언제부터인지 여름과 겨울이 4개월씩이고 춥지 않고 더운 봄, 날씨 좋은 가을은 불과 두 달 뿐인 듯 싶다.

금년에도 9월 초까지 선풍기를 끼고 살았고, 이제 이달(11월) 하순이면 벌써 겨울옷을 입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니 확실한 가을 날씨였던 ‘10월 상달’에는 공휴일도 많아 사람들이 국내외 여행, 원족(遠足)의 단풍놀이, 골프 등을 즐겼다.
짧은 가을은 무엇보다 아쉽지만 천고마비를 음미하면서 또 다른 유감이 이어졌다.

천고마비를 이젠 ‘천고풍미(天高楓味)로 했으면

예로부터 가을을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고 표현하였다. 특히, 하늘이 푸르고 맑은 느낌(기분)과 상쾌한 날씨(기후)를 ‘天高’로 한 그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말이 살찐다, 즉 ‘마비(馬肥)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말(馬)은 19세기 후반에 자동차, 기차 등 획기적인 문명의 이기들이 발명되기 전까지 수 천년 동안 중요한 이동수단으로 큰 역할을 해 왔으므로 말을 주인공 삼아 이렇게 표현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말이 예전처럼 많이 활용되지 않고, 겨우 대도시의 경마장에서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마비’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신체의 일부 또는 전신의 마비(麻痺)로 이해되고 있다. 사자성어(四字成語)의 원조인 중국은 가을을 ‘천고대상(天高大爽:하늘이 높고 아주 상쾌하다)’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을 풍광의 으뜸은 단연 단풍이라 할 수 있다. 캐나다는 가을이면 전국을 뒤덮는 아름다운 단풍을 자랑하며, 이를 통해 국가와 국민의 동질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국기에 까지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이 많고, 가을 단풍이 정말 아름다워, 예로부터 금수강산(錦繡江山)으로 불렸다. 그래서 필자는 가을을 상징하는 표현을 천고(天高)에 단풍(丹楓)이 아름답다는 풍미(楓美)로 바꾸고 싶다. ‘풍미’는 수확의 계절에 풍년과 맛있는 음식도 연상되니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표현이다. 법률용어가 아니므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두고 공감을 하면서 사용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천고마비’를  한글로 풀어쓰면 중요한 진리가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벌 회장이 골프를 좋아하여, 미국의 유명한 프로골퍼를 초대해서 함께 플레이를 즐겼다. 게임이 끝나자, 그 프로는 회장에게 우리말로 하면 ‘천고마비’라고 한마디 하였다는데, 즉 ‘천천히, 고개를 들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하세요’ 라는 뜻이었다.

골프의 고수도 평상시엔 알지만 잘 실천하지 못하는 ‘평범한 진리’를 말한 것이다. 스포츠 전문가에 의하면 많은 스포츠에 있어서 기본 동작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기본 동작(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고개를…’이고 모든 스포츠의 동작(골프 샷, 야구의 타격, 농구의 슛, 볼링의 드로우 등)에는 순간적으로 정지(Stop이 아닌 Pause)가 필요한 것인데 그것이 ‘천천히’라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는 조바심을 내지 말고 편안하게 하라는 것인데, 이 세 가지는 따로따로가 아니고 모두 하나로서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룬다는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스포츠와 모든 인간관계에서 진리

모든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게임에 임할 때,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지극히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는 ‘연습은 시합처럼, 시합은 연습처럼’이라는 말도 마음을 비우는 방법으로 이야기한다.

유명한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나, 우리나라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프로야구 류현진 등은 이면에서 강점을 보여 세계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를 흔히 ‘Mental이 강하다 ’라고 하며, 이 방면의 심리적 훈련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 각 분야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인정하고 있다. 여러 종교에서 ‘공즉시색(空卽是色)’, ‘낮은 곳으로 임해라’ 그리고 ‘겸손(謙遜)’의 미덕을 강조하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의 각각의 표현들이다. 어떤 자리, 특히 권한이 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물러날 때를 잘 알아서 용퇴했던 지도자들, 미국의 조지 워싱톤, 남아연방의 넬슨 만델라 등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고 있다.

우리 주변의 공사(公私)생활에서도 권위, 독선,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여러 가지 마찰음을 내고 엉뚱한 결과를 야기하여 많은 사람의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기술발전, 경제성장에서는 세계의 10위 내외로 그 위상이 높아졌지만 지역, 이념, 소득 계층의 갈등이 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수준은 아직 한참 후진국 수준이라고 한다.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아니라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다고 하지 않고 틀리다’고 몰아 붙여, 서로 양보하는 ‘Give and Take'를 못하는 타성은 마음을 비우지 못하는 탓이다. 스포츠에서 ‘천고마비’를 못하면 골프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OB(Off Bound)가 나고, 타자가 친 야구공은 Foul Ball이 될 것이며, 그렇게 던진 농구공은 골인이 되지 않는 것과 비유할 수 있다.

이 가을 이제 한창 개회중인 국회에서 제발, ‘천고마비’의 진리를 실천하여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생산적인 국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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