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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부적격’ 외국인투자자, ‘영종도 카지노’ 로비 의혹
‘투자부적격’ 외국인투자자, ‘영종도 카지노’ 로비 의혹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4.04.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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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무부처 반대 의견에도 시행령에 “국내 신용평가사 부여 등급” 포함시켜

‘LOCZ코리아’ 투자자들,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 수십개나 설립

정부가 영종도 복합리조트 카지노사업 '사전심사제' 도입 과정에서 주무부처의 기존 외국인투자자 신용등급 요건 의견을 무시하고, 외국인투자자의 요청에 따라 관련 규정을 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해당 외국인투자자(LOCZ코리아: 시저스-리포 컨소시엄)는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을 사전심사 자료로 제출해 지난 3월 카지노사업 사전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외국인투자 유치 실적 쌓기에 급급해 신용상태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투자자에게 막대한 이권이 걸린 카지노사업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외국인투자자 법인의 주요 등기임원은 조세회피처에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카지노사업자 요건에 필수적인 사업자의 윤리적인 측면을 간과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박원석 의원(정의당,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카지노사업 허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허가 사전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외국인투자자의 자격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투자적격 이상 신용등급'이 돼야 한다"는 의견(행정예고)을 밝혔다.

그러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에 대해 "외국인투자자의 건의사항"이라며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외에 '동등한 신뢰도를 가진다고 인정되는 신용등급회사 1곳'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조항(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20조의4 1호)을 '둘 이상의 신용평가회사 또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외국의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신용평가 등급이 투자적격 이상일 것'으로 변경해 국무회의에 제출돼 의결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최종지침(2012.9.28)에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한 신용등급도 제출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이같은 카지노사업허가와 관련된 외국인투자자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혜택을 받은 유일한 외국인투자자는 'LOCZ코리아'였다. 'LOCZ코리아'의 핵심 투자자인 미국계 카지노기업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로부터 투기등급인 CCC+ 등급이 부여된 기업이었다.

그러나 박원석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OCZ코리아'는 사전심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신용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국내 신용평가사 두 곳이 부여한 신용등급을 제출해 적합 판정을 받았다. 결국 일련의 외국인투자자 카지노 사전심사 관련 법령이 자격을 갖추지 못한 특정 이해당사자를 위해 변경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한편, 해당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독립탐사보도언론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LOCZ코리아'의 법인 등기부등본 상 대표이사인 루엔 와이 존 리(Luen Wai John Lee)를 비롯해, 'LOCZ코리아'를 구성하는 컨소시엄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와 '리포그룹'의 임원진들 중 최소 6명의 임원들이 조세회피처에 최소한 37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가 주로 조세회피나 자금세탁을 위해 설립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우려스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카지노업 관련 법률(관광진흥법 22조)이 카지노업 허가 관련 사업자의 윤리성을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과연 'LOCZ코리아' 투자자들의 윤리성을 제대로 평가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원석 의원은 "외국인투자 유치는 투자계획서 상 투자금액 못지 않게 실제 투자가 가능한지 가늠할 수 있는 신용상태 검증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외국인투자자의 신용상태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투자유치 실적 부풀리기 위해 시행령을 고쳐 특정 외국인투자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LOCZ코리아'와 투자자들이 조세회피처에 수십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이 드러난 만큼 정부가 해당 카지노사업자의 윤리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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