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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신용등급 하락 속출…시장에 매물도 줄이어
대기업 신용등급 하락 속출…시장에 매물도 줄이어
  • 日刊 NTN
  • 승인 2014.06.2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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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부와 채권단 명확한 기준통해 한계기업 도려내 체력 다져야"

올해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1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업의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량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되고 있고, 여기에 이미 법정관리나 채권단의 워크아웃 등을 통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줄을 잇고 있다.

하반기에는 환율과 중국 경기 등의 영향으로 기업 실적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실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에 부담되지 않도록 정부와 채권단이 명확한 기준을 통해 한계기업을 도려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용등급 연쇄 강등…재무구조 부담 커져
2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회사채(무보증 선순위 회사채 기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총 20개사에 달한다. 2003년 상반기 25개사의 등급이 하향 조정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해 3월까지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은 3개사에 그쳤으나 4월 5개사, 5월 3개사가 강등됐다. 이달 들어서는 무려 9개사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KT캐피탈(AA-→A+), KT렌탈(AA-→A+), 두산캐피탈(A→A-)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졌고 대한항공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조정됐다.

지난 24일에는 동부메탈, 동부CNI[012030] 등 동부그룹 계열사 신용등급이 BBB에서 투기등급 직전 수준인 BBB-로 강등됐다.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회사채 발행 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자금조달 비용이 커져 재무구조에 부담이 된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실적이 저하된 기업들을 위주로 연쇄적인 신용등급 변경이 일어날 수 있다"며 "신용등급 하향 비중이 상향 비중보다 높은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추가 강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자 권리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진다"며 "이 상황이 길어지면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재무 위기를 겪는 기업뿐 아니라 우량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되는 추세다.

포스코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AAA' 신용등급을 상실했고, KT도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락한 상태여서 'AAA' 등급을 상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용등급을 받고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의 부도율은 3년째 상승중이다.

지난해 투자적격등급(신용등급 BBB- 이상) 기업의 부도율은 0.50%로 2012년(0.41%)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투자등급 기업의 부도율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0%였지만, 2011년에는 0.23%를 기록했다.'

◇기업 매물 최소 6곳…"늘어날 수도"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줄을 잇고 있다.

동부그룹 구조조정안의 핵심축 중 하나인 동부하이텍에 대한 매각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채권단은 이달 동부하이텍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포스코가 지난 24일 동부의 패키지 인수 검토 작업을 중단하기로 하고 채권단이 경쟁입찰을 통한 개별 매각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매각이 재추진된다.
또 지난해 해운시황 침체 등의 영향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오션(옛 STX팬오션) 역시 조만간 새주인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 역시 이미 채권단이 매각 방침을 밝혀 하반기에 매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올해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건설은 법원이 내달 말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 곧바로 인수·합병(M&A)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준기 동부 회장이 금융 계열사만 남기고 비금융 계열사는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현대그룹과 한진그룹도 이미 계열사 매각이나 증자 등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어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다.

이와 함께 조선, 해운, 건설, 철강 등의 업종은 계속해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추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을 늘리고, 상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구조조정 가속화…매각 부진하면 경제부담 줄수도
하반기 기업들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신용등급이 계속해서 하락할 우려가 있고, 회사채 발행 역시 갈수록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회사채 총 발행실적은 116조원으로, 전년대비 약 10%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1~5월 발행액이 46조8천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3.3% 줄어들었다.

실적 역시 지난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환율과 중국 경기, 이라크 사태 등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장담할 수 없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 실적은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작년에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예년처럼 크게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여전히 불안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하반기에는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당시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건실화가 이뤄졌지만 이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10년 이상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다"며 "하반기 기업구조조정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매물로 나온 기업이 늘더라도 이를 매수할만한 여력이 있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느냐는 점이다.

철강, 조선, 건설, 해운 등 업종은 금융위기 이후 침체가 이어지면서 '생존경쟁'에 들어간 상태이고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수과정에서 보듯 대기업조차 상황이 여유가 없다.

백 연구위원은 "팔려고 내놓는 기업은 많은데 살 사람이 없는 형국"이라며 "정부나 채권단 입장에서 돈을 떼일까봐 생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엄중히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통해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기업이라면 살려야겠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기업은 도려내야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난다"며 "국가경제에 부담이 안되도록 정부와 채권단이 과감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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