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도로 협상이 진행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 원산지 규정채택 여부에 따라 세계 섬유업계의 생산전략이 개편되는 '빅뱅'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트라는 4일 'TPP 협상이 섬유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TPP가 글로벌 섬유산업에 빅뱅이 될 것이며 이를 기회로 살릴 것이냐, 위기가 될 것이냐는 우리 기업의 선제적 대응 여부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TPP에 참여하면 고품질의 국산 원단은 가격경쟁력을 가줘 품질이 낮은 베트남산 원단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고품질의 원단을 대량으로 생산하도록 하는 생산체제의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한국이 TPP에 불참한다면 17∼28%인 대미 수입 관세 면제혜택에서 제외되므로 섬유 수출 감소와 산업 공동화가 우려된다.
이 경우 섬유업계는 역내 공급망의 효율적인 배치 등을 위해 공정별·시장별 투자 최적지를 선택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섬유와 의류의 최대 수입국인 미국에서는 섬유관련 원산지 규정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며 업계는 원가절감과 물류망 구축 등의 전략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TPP를 계기로 자국 섬유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작년 한 해만 한국의 일신방직을 비롯해 홍콩의 텍스홍, 영국 월든 등 각국 기업이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보고서는 "원사기준이 채택되면 대미 수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현지에 방적 공장을 보유했는지 여부"라면서 "업계가 원산지 규정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할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