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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상의 세짜 이야기]
[김종상의 세짜 이야기]
  • kukse
  • 승인 2012.04.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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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년, 1492년, 1592(임진)년에 일어난 일

세일회계법인 대표/前 부산지방국세청장
   
 
 
금년 초에 임진년(壬辰年)이라고 요란하게 강조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는 해(年)를 헤아릴 때 갑을병정무…(甲乙丙丁戊…) 10가지와 12간지(干支:天干과 地支를 이르는 말) 자축인묘진…(子丑寅卯辰…)을 조합하여 60(10과 12의 最小公倍數)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그래서 같은 이름의 해가 60년마다 돌아오게 되며 그 때를 ‘환갑(還甲)’이라고 한다. 더욱이 금년이 임진년이라고 하니 우리의 뇌리에 확실하게 떠오르는 역사적 사건이 바로 임진왜란(壬辰倭亂)으로 그 해가 1592년이다. 그러니까 60년이 7번 돌아서 똑같은 해가 돌아왔으니 꼭 420년 전이었다.

100년 간격을 두고 발생한 역사적 큰 사건들

필자는 이 1592년의 100년 전인 1492년, 또 그 100년 전인 1392년, 모두 아주 중요한 해였던 것을 발견하고 이 흥미로운 공통점 ‘--92년’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위에 이야기하곤 했다. 필자가 겸임교수로 있던 대학의 학부 강의에서 이 세 년도를 질문하기도 했는데, 간혹 단편적으로 아는 학생들은 있어도 전체를 다 알고 답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 인원이 천 명에 가까웠는데도 말이다. 학생들에게 역사, 특히 중요한 국사교육이 체계적으로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였다.

1392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조선왕조의 건국년도이고, 1492년은 크리스토퍼 콜럼부스(1451~1506)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이다. 신대륙의 발견은 유럽의 역사인데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역사학자들은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10대 사건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평화시대 200년(1392년~1592년)사이에 있었던 일들

우리나라는 대륙의 세력에 붙어 있는 작은 반도 국가로, 북으로는 대륙의 세력이, 남동쪽으로는 해양세력에 잠시도 안심을 해서는 안되는 지정학적(地政學的)위치라 끊임없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려 왔다. 북쪽의 수나라, 당나라, 원나라, 청나라 등으로 바뀔 때마다, 남쪽에선 일본의 침입 등으로 전쟁을 겪기도 하였다.

고려 때, 몽골(원나라)의 침입(1231~1270년)을 받아 원나라의 부마국으로 그 혼이 다 빠졌다가, 우회곡절 끝에 조선왕조 건국으로 이어졌고, 1392년부터 1592년까지 비교적,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시기였던 것이다. 200년 간 큰 전쟁없이 지내다가 1592년 임진왜란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이 200년 동안 이어지던 평화시대에 세종대왕(1397∼1450. 재위1418∼1450년)이라는 문무를 겸한 걸출한 왕의 선도 아래 문학, 예술, 과학, 군사 등 다방면에서 크게 문예 부흥기를 이룬 것은 우리나라의 행운이었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 한글(훈민정음)의 창제(1443년)는 매우 귀중하고 자랑스러운 치적이다. 또한 이황(퇴계, 1501~1574), 이이(율곡 1536~1584) 등으로 대표되는 학자들에 의해 유학, 성리학 등 동양 문화가 활짝 꽃핀 시기이기도 했다.

이 기간에 유럽에서도 르네상스가 도래하여 지금까지 하느님 중심의 종교가 주도하던 지리한 중세가 끝나고 인간중심의 인본주의(人本主義)로 돌아서는 근세의 태동기를 지나고 있었다. 그 시기, 꼭 가운데에 속하는 1492년 콜럼부스의 신대륙 발견, 1498년 바스코다 감마의 인도 항로의 개척 등 대사건들이 인류의 지평(地坪)을 넓혔다.

거안사위(居安思危)로 미래를 대비

평화 시기에는, 사회전반의 문화부흥(잘 나가는) 분위기에서 나태(懶怠)와 무사안일(無事安逸)에 빠져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것은 동서고금이 주는 ‘居安思危’의 교훈이다. 우리나라도 이 평안한 시기에 선비들의 지나친 공리공담(公利空談), 명분(名分) 다툼이 지나쳤다. 우리나라를 통해 대륙의 발전된 문화를 배우던 일본이, 나름대로 힘을 축적하여 스스로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전쟁의 야심(野心)이 팽배해 있을 무렵 조선은 당파의 이해득실과 국가의 리더로서 우유부단(優柔不斷)했던 선조의 오판으로 1592년 임진년,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가 시작되었다.

그 후에도 이런 사례는 되풀이 되어 다시 100년도 지나지 않아 북쪽의 청나라의 침입(1626~1636. 정묘, 병자호란)을 받았다. 간신히 왕조를 지탱하다가 근대화의 시기를 일실하여 결국 일본에 의해 강점(1910∼1945)되는 불행한 역사로 이어졌다.

금년, 壬辰年도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그런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들이 2~300년에 걸친 발전과 성장과정을 아직 70년이 안되는 기간에 압축 성장, 발전해 왔다. 전자. 조선, 자동차 등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1조불의 무역고를 달성하여 경제, 사회, 문화발전과 함께 새로운 국가부흥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숙명같은 남북대결이 계속되고 이념,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등 위기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더구나 금년은 우리의 미래를 가늠하는 양대 선거를 치르면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예전의 그 많은 시련과 국난을 극복해온 우리 민족의 저력을 발휘하여 420년 전 겪었던 그런 임진년이 되지 않도록 더욱 ‘居安思危’의 정신으로 나가기를 모든 국민이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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