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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순강 소장의 ‘택스 프로파일러(tax profiler)’
허순강 소장의 ‘택스 프로파일러(tax profiler)’
  • kukse
  • 승인 2012.02.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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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세제도와 세무조사 _(2)
   
 
 
납세자 설득은 태풍의 완력이 아니라 햇빛의 따뜻함이다

탈세기업 납부회피 60% 세무조사 강화 전망



역대 정권들의 부정부패, 수십년간 계속된 국세청장들의 수난은 ‘도덕성 문제’ 만으로 밝힐 수 없는 복잡다기한 요소들이 작용한다. 법률적ㆍ제도적 시스템의 장단점을 거론하기 이전에 근본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항이 많다.

우리는 세금의 심연을 보아야 한다. 국민에 대한 배려ㆍ철학적 고뇌ㆍ역사적 성찰과, 근본적으로 ‘조세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본지는 특집으로 [허순강 소장의 ‘택스 프로파일러(tax profiler)’]를 연재 한다.
허순강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세금작가로서 ‘세금 이야기’의 시대를 열었다. 그가 풀어나가는 이야기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세금의 문제점을 동ㆍ서양, 현재ㆍ과거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4. 납세에 대한 미국의 두 얼굴

미국의 세제와 세무행정은 세계 모든 나라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미국의 세제와 세무행정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교차한다. 미국의 대통령과 납세자 그리고 IRS는 납세에 대하여 칭찬을 받기도 하고 동시에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가. 미국 대통령의 납세 두 얼굴

1) 모범 대통령

가) 미국독립혁명 지도자들의 성실한 회계기록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비롯한 식민지 개척 농업가는 개인적으로 회계기록을 가지고 있었고, 워싱턴 대통령은 죽을 때까지 장부를 기록했다. 이는 루카 파치오로의 회계사상과 프로테스탄트의 정신인 ‘일상생활의 실천’이 미국의 신세계질서의 형성에 기본이 되었던 것이다.

독립선언문의 또 다른 서명자인 로버트 모리스는 신생 의회에 재정지원을 하여 독립혁명을 도왔고, 미국 정부에 20만불 이상의 돈을 빌려 주었고, 45세에 별세하였는데 그는 미국정부에 돈을 되돌려 받지 않았다. 프랭클린, 제퍼슨, 아담스, 셔면과 로버트 리빙스턴은 모두 복식부기 시스템의 수준이 높았다.
미국독립혁명의 지도자들(이후 대부분 대통령이 됨)이 공적이든 사적이든 간에 성실하게 회계기록을 한 것이 미국사회가 부정부패가 적은 나라로 성장하는데 정신적 기여를 했다.

나) 부시대통령

미국에서는 해마다 공직자들의 납세신고 내용을 공개한다. 우선 대통령부터가 수입을 숨김없이 신고 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자기부인이 러더스 다이제스트 잡지에 쓴 글의 원고료 1천달러까지도 신고했다. 부시대통령의 가장 큰 수입은 연봉 20만달러이외에는 투자신탁의 이득금 21만여달러였고, 이밖에 자서전의 인세 7천달러 등 까지 고지식하게 신고하고 있다. 이래서 부시네의 지난 한해 총 수입은 45만달러.

그런가 하면 세금공제를 위해 신고한 지출도 많다. 부시내외는 연방 공무원 기금을 위한 모금운동에 2천달러를 기부하는 등 자선사업에 기부한 총액은 3만9천달러이다. 한편 국세청도 대통령이라고 해서 봐주는게 없다. 그는 주소득세,재산세,개인소득세,이자 소득세 등 10만달러가 가까운 세금을 물어야 했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정직한 신고와 공정한 납세가 당연한 이야기로 되어있다.

2) 문제 대통령

가) 닉슨 대통령

과세·징세 등 세무행정과는 하등 상관도 없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세무사찰을 통해 정적들의 뒤를 캐고 정치인, 시민단체사람, 언론인 등 ‘괘씸한’ 정치적 반대자들의 침묵을 강요하고 위협하기 일쑤였다. 그런 대통령 가운데서도 국세청의 권력을 남용하고 세무행정을 타락시킨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리처드 닉슨이었다.

닉슨은 맨 처음 국세청 내에 극비조직인 특별임무팀 SSS(Special Services Staff)를 만들었다. SSS는 당시 미국의 국론을 분열시키는 반체제조직,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세력, 그 관련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런 단체에 비밀리에 지원되는 자금의 납세, 면세 여부를 조사하는 긍정적 기능도 있었다.

그러나 SSS의 비밀공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백악관 지시에 따라 닉슨의 정치적 적들에 대한 정보수집이 주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닉슨 리스트’에는 68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맥거번, 맥거번 진영의 거액헌금자들, 언론인 피엘 샐린저 등… 기라성 같은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닉슨 리스트’는 ‘대통령의 사람들’로 알려진 백악관의 죤딘 고문 등 백악관 참모들에 의해 국세청장에게 극비리에 전달됐다.

끈질긴 백악관 압력에 무릎을 꿇은 청장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세청장은 저항했다. 그 가운데 월터스 청장이 있었다. 그는 슐츠 재무장관과 협의한 다음, 압력에 굴하지 않고 미련없이 사표를 내버려 미국의 국세청을 지킨 청장이 된 셈이라고 ‘족쇄없는 권력(1997·하퍼코린스간)’의 저자 쉘리 데이비스는 IRS의 비사들을 밝히고 있다.

나) 클린턴 대통령

미국 의회는 미 국세청(irs)이 정치적 목적으로 보수성향의 비영리단체와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 합동으로 구성된 조세 특별위원회는 IRS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공화당과 노선을 같이하는 보수성향의 단체나 개인들을 겨냥해 집중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했다는 주장을 조사할 예정이다. 의회가 IRS를 상대로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 실시 여부를 조사하기는 워터게이트 도청사건에 휘말렸던 과거 닉슨 행정부 당시인 73년과 75년 두차례 조사를 실시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양의 섹스 스캔들이 한창이던 1998년 가을에 월 스트리트 저널의 독자 페이지에 한 독자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름이 조셉 파라인 이 독자는 웨스턴 저널리즘 센터라는 종합미디어 회사를 갖고있는 언론인이었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클린턴을 비판하다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섹스 스캔들 와중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과거 닉슨 행정부때와는 달리 비판가들의 입을 막기위해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과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현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우리 언론사에 대해 94년 12월부터 비밀보고서를 작성했고, 96년부터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국세청 직원은 우리의 재정기록을 검토하기보다는 우리 언론사가 취재하는 행정부 비판기사에 대한 방향 등에 관심을 쏟았다”면서 “조만간 클린턴 행정부 공직자들을 고소할 것”이라고 흥분했다. 한마디로,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았다며 언론을 통해 현직 대통령을 비난하고 심지어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나) 미국 기업의 두 얼굴

1) 스스로 자청하여 세무조사받는 기업

미국의 씨티은행과 GM 등 대기업들의 본사 빌딩에는 미국 국세청 직원들을 위한 사무실이 있다. 미국 대기업들은 국세청 직원들을 위해 본사의 전망 좋은 곳에 사무실을 마련해 두고 일년 내내 세무조사를 받는게 관행화 되어있다. 세무공무원들은 대기업에 늘 같은 시간에 출근해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는 일을 되풀이 한다. 기업은 조사공무원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적인 일을 한다. 조사공무원은 필요할 때 장부를 요구하지만 그 이외의 것은 요구하지 않는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기업 스스로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세무조사를 자청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회계의 투명성을 검증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주가 모든 것을 관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착한 직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직원도 있고, 기업회계기준과 세법이 서로 조금씩 달라 서로 견해가 틀릴 수도 있고, 또한 대기업은 매년 회계감사를 받기는 하지만 공인회계사나 재무담당책임자, 회계담당자가 실수로 혹은 고의로 회계장부를 잘못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전문가들로부터 외부시각에서 회사의 회계가 제대로 작성되어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받는 것은 ‘돈 안들이고 회계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아예 사무실을 내주게 됐다는 것이다.

2) 미국의 탈세 기업. 기업 10곳 중 6곳 세금 안내…세액공제·조세규정 악용

미국 기업들의 60% 이상과 외국기업들은 71%가 연방정부에 세금 한 푼 안낸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지는 미 의회회계감사원(GAO)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합법·비합법적 방법을 동원한 기업들의 절세행태가 드러남에 따라 국세청(IRS)의 세무조사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이 문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자산규모 2억5000만달러 이상 또는 연간 총수입 5000만달러 이상인 기업들은 대기업으로 분류돼 법인세로 순익의 35%를 내야 한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을 포함한 미 대기업들은 각종 세액공제와 조세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절세에 나섬에 따라 지난해 미 연방정부 세수에서 차지하는 법인세 비중은 지난 83년 이후 가장 낮은 7.4%에 그쳤다. 저널은 “GAO 보고서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국내외 기업들에 절세가 뿌리 깊은 관행으로 굳어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나오자 민주당은 즉각 조세체계 개편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이 문제를 이번 대선의 주요쟁점화하고있다.보고서 작성을 요구했던 칼 레빈 상원의원은 “국가에서 받는 수많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기업들이 야비한 속임수로 세금을 내려하지 않고 있다”며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기업들은 앞으로 세제개혁과 강도높은 세무조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 미국의 탈세 기업보도로 2001 퓰리처상 탄 존스턴 기자. 수십억불 법인탈세 고발…

뉴욕타임스의 금융 기자인 데이비드 존스턴은 미 의회의 예산 억제로 인해 국세청(IRS)의 탈세 조사 전문 인력이 사상 최저 규모로 줄어든 상태에서 자행되는 미 기업과 일반인의 각종 편법과 법률상의 허점을 동원한 탈세 현상을 보도해 올해 퓰리처 상을 받았다. 존스턴에 따르면, 굿이어, 텍사코, 콜게이트-팜올리브, MCI 월드콤 등 8개 회사는 98년에 모두 122억달러의 이익을 거뒀지만 세금은 단 한푼도 안 냈다. 임직원의 스톡 옵션 행사로 인해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을 공제해 기업 이익을 사실상 상쇄하거나 세액 공제가 의문시되는 재투자 형식을 빌려 세금을 내지 않은 것. 예컨대, 자동차·항공기 부품사인 얼라이드시그널사의 경우 텍사스의 한 석유회사에 대한 자사의 투자분을 팔아 4억달러의 이익을 냈지만 투자은행 메릴린치사의 조언에 따라 한 네덜란드 은행과의 합작회사에 이를 재투자했다. 그리고 결국 이 합작사로부터 애초 이익분을 다시 세금을 내지 않고 빼내가는 수법을 썼다. 민간 특급 배달 업체인 UPS의 경우 장기간의 위장 계획에 따라 10억달러어치의 탈세를 했다고 존스턴은 보도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경우, 각종 세금 우대 조치를 총동원해 69억달러를 절세한 데 이어 최근 3년간 258억달러의 이익을 내고도 8.1%에 해당하는 21억달러만을 세금으로 냈다. 또 아예 종업원의 봉급 중 일부를 세금으로 따로 떼어 놓아야 할 고용주들은 세법의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직원의 세금 부분까지 봉급으로 주는 ‘선심’을 썼다. 이들은 라디오·TV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세금 기피 정당성을 아예 공개적으로 선전하고 동조자를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존스턴은 그러나 정작 고용주의 자진 세금 신고에 의존하는 형편인 미 국세청으로부터 “현재의 빈약한 인적 자원을 갖고는, 잠재 세수 규모가 큰 사례만을 선별 조사할 수밖에 없다”는 대답을 받아냈다.

다. 미국 국세청의 굴욕사

1) 국세청 상원 청문회 열려. 미 국세청 권력남용 폭로 ‘봇물'. “납세서류 오기로 파산-이혼당해”, 일반납세자-전irs 직원 증언 파문

1997년 9월 24일부터 사흘동안 열렸던 미국 상원 재무위의 국세청(IRS)에 대한 특별청문회는 고발과 폭로로 얼룩졌던 자리다. IRS로부터 당한 피해를 증언하는 4명의 납세자들은 눈물로 호소했고, 전직 세무공무원 6명은 권력 남용 실태를 폭로했다. 전직 IRS 직원들의 증언은 음성 변조장치의 도움을 얻어 이뤄졌다. 전직 IRS 직원들조차 IRS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다. 마이클 돌란 당시 국세청장 직무대행은 「일체의 보복」이 없을 것임을 서약해야만 했고, 『국세청의 그간 잘못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미국 연방정부 권력의 상징으로까지 불리며 일반 납세자들에게는 「그저 두렵기만 한 존재」였던 막강 IRS가 이같은 궁지에 빠진 것은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는 지적들이다. 청문회에 등장한 네 사람의 사례는, 『정말 그랬을까』하는 생각이 들 만큼 억울한 사연으로 가득차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평범한 주부였던 캐더린 힉스씨는 IRS 때문에 재정적으로 파산한 것은 물론, 이혼까지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녀의 잘못이라고는, 어떻게 보면 사소하기 짝이 없는 자진납세신고서의 오기였다. 남편 이름을 잘못 적었던 것이다. 이 잘못 하나로 이들 부부는 무려 17년간 상습 세금 포탈자 취급을 받으면서 「IRS 악몽」에 시달렸다고 한다. 건축업자인 톰 새비지씨는 거래해오던 하청업체가 내지 않은 세금 5만달러 때문에 무려 70만달러 가까운 돈을 날렸다고 호소했다. 갑자기 그의 재산에 저당이 붙었고 세금 납부를 강요받았는데, 결국 수년에 걸친 법정공방 끝에 5만달러 세금과 법정 비용 5만달러를 낸 것은 물론, 60만달러 가까운 사업상의 손실을 겪었다. 이들은 아무리 IRS의 부당함에 맞서려 해도 「국세청의 위세」 때문에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점이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청문회는 미국 일반 납세자들의 거센 분노의 촉발제가 됐다. 당시 청문회에서 나온 증언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라기보다는, 모두가 이심전심으로 느끼는 공분이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들이다. 청문회 기간 동안 상원 재무위에 접수된 고발 건수만도 무려 2천여건을 넘었다고 한다. 결국 이런 상황 때문에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21일 「IRS 개혁」을 약속하게 된 것이다.

2) 또 드러난 미국세청 비리. 상원 2차청문회

미국이 다시한번 국세청(IRS)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작년 9월말에도 똑같은 드라마가 모든 미국민들의 공분과 눈물 속에 절찬리에 상영된 적이 있다. 당시 미국 상원 재무위가 주관한 IRS 청문회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유권자들의 격려와 지지가 있었다. 그 여세를 몰아 상원 재무위는 28일부터 나흘동안 2차 IRS 청문회를 시작했다. 첫날 IRS 청문회는 주로 국세청 내부 고발자들의 증언을 주제로 삼았다. 전직 IRS 직원 출신의 한 증인은, 국세청 관리들의 비리 등을 조사-지적한 이후 동료들로부터 따돌림받고, 사실상 추방당하는 과정을 생생히 고발, 충격을 낳았다. 비리 혐의가 있었던 IRS 고위 직원들은 오히려 출세하는, IRS 내부의 이상한 「가족주의」가 다시한번 확인된 것이다. 이날 드러난 비리 중에 가장 분노를 낳은 대목 하나가, 음주운전으로 붙잡힌 IRS 직원이, 이후 단속 경찰에게 세무 조사는 물론 탈세로 인한 구속 등까지 언급하며 협박한 일이었다. 또 어떤 IRS 직원은 탈세 조사상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고, 정부 돈으로 고급차 20대를 구입, 이를 착복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3) 거칠것 없던 절대권력기관. 미 국세청 ‘힘빼기’ 대수술. 세무감독 9인위원회 설치 등 개혁안 상하원 압도적 통과

한때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던 미국 국세청(IRS)의 권력이 덧없이 무너지고 있다. 미국 연방상원은 IRS를 감시-감독할 독립적인 「9인 감독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IRS개혁법안」을 96대2라는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켰다. 미국 하원 역시 2주전 402대8로 똑같은 법안을 채택한 바 있다.

클린턴 대통령 역시 이날 환영성명을 발표하고, 이 법안에 즉각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미국의 「국세청 패주기」는 정치권의 압도적 지지 속에 그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IRS가 곤경에 처하게 된 까닭은 간단하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부 기관이 국세청이다. IRS의 문제는 금세기 이후 단 한번도 본격적인 비판과 검토의 대상이 되지 않은 채 갈수록 그 덩치만 커져왔다는 데 있었다. 특히 70년 이후 미국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치인들조차 IRS의 권한이 축소될 경우 자칫 세수 감소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감히 나서질 못했던 것이다. 이젠 더이상 감당키 어려울 만큼 누적된 미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은 가을. 97년 9월 미국 상원 재무위가 드디어 IRS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를 주관한 상원의원과 그 보좌관들이 모두 깜짝 놀랄 만큼 이 청문회의 열기는 대단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오는 11월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선거 승리가 최우선시 되는 상황에서 백악관과 여-야가 모두 똑같이 IRS 공격에 나섰고, 그 결과가 IRS 개혁 법안인 것이다. 이 법안의 주요 골자는 민간 전문가 6인을 포함한 9인의 감독위원회 설치다. 이 위원회는 IRS의 개별적 세금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지만 irs의 세무 관행등 전반을 감독-관리한다. 이번 법 개정으로 우선 IRS는 18개월이 넘은 세금 미납등의 행위에 대해 추징금과 이자등을 부과할 수 없게 됐다. 또 IRS와 일반 납세자간의 법적 분쟁시, 납세자에게 주어지던 거증(거증) 책임을 IRS쪽이 지게 됐고, 동시에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진 배우자의 탈세 혐의에서 면제되는 등 엄청난 변화를 담고 있다.

4) 미국 국세청의 ‘변신’

미국 기업들에 가장 무서운 기관은 미국 국세청(IRS)이고, 미국 IRS도 정치적 사건의 소용돌이에 자주 휘말린 역사가 있다.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이 IRS를 동원, 정적(政敵)과 언론을 탄압한 것과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언론인 조지프 파라(Joseph Fara)의 비판적인 논조에 96년부터 IRS가 세무조사를 시작했다는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미국인들은 IRS를 더이상 권력의 ‘홍위병’으로 보지 않는다. 간혹 가혹하게 세금을 부과해 원성을 사는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IRS가 아직도 정치적인 목적에 악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미국 IRS의 ‘변신’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용기있는 국세청 간부들이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를 스스로 거부한 사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돈 알렉산더(Don Alexander) 전(前) IRS 청장 같은 이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둘째로는 미 의회 등이 제도적으로 국세청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고, 또 의회 산하의 중립적인 감사원(GAO)을 통해 IRS를 철저히 감독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었기에 비로소 미국의 IRS도 권력의 그늘에서 벗어나 국민의 품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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