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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삼성물산’ 이재용 新삼성 시대 개막
‘통합 삼성물산’ 이재용 新삼성 시대 개막
  • 日刊 NTN
  • 승인 2015.05.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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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1% 직접지배…추가 지배방안은
바이오산업 업고 통합 시너지 효과 26조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직접 지배의 첫 물꼬를 텄다. 이재용→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던 지배구조의 끄트머리(삼성물산)를 지분구조의 정점(제일모직)과 결합함으로서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한 것이다. 비용도 적절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을 통해 통합법인에 대한 지분율이 23.2%에서 16.5%로 줄어들지만,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확보하게 됐다. 이재용 시대의 막이 멀지 않다는 것이 확실시된 것이다.   /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12조4700억원 품에 안았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변모함과 동시에 뿌리계승에 돌입했다.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제일모직과 삼성 창업의 모태기업인 삼성물산을 합병, 이재용→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이었던 지배구조를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한 것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하고, 7월 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로,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이란 이름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합병되는 측인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내에서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고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살리겠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세운 첫 번째 회사인 ‘삼성상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삼성상회는 1938년 3월 1일 대구시 수동(현 인교동)에서 청과물·건어물 수출업으로 문을 열었고, 이 때를 기준으로 삼성은 창업 77주년을 맞이한 상태다.
 

출자구조 개선, 지배력 강화 ‘일거양득’

이번 합병의 묘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쥐게 됐다는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 3.38%를 직접 보유하고, 이 부회장 등 가족의 지분 1.31% 및 자신이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보유한 7.21%를 통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밖에 삼성물산(4.06%), 삼성화재(1.26%) 등 간접적인 지분을 합치면 이 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최대 17.65%에 달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의 대주주는 아니지만, 삼성생명의 대주주인 제일모직을 통해 간접적으로 삼성전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해 보유한 지분은 0.57%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성물산을 자신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과 합병하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06%와 자신의 지분을 더해 총 4.63%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3.38%까지 더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은 8.01%로 올라서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은 삼성전자 4.06%와 삼성SDS 17.08%, 제일기획 12.64%, 제일모직 1.37%, 삼성엔지니어링 7.81%, 삼성정밀화학 5.59%, 아이마켓 코리아 0.01%, 삼성증권 0.26% 등에 달한다. 삼성물산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은 총 12조4727억원에 달하는 지분까지 함께 품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분구조도 간략히 개편된다. 현재 삼성 출자구조는 이재용→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져 있지만, 제일모직·삼성물산이 통합하게 되면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구조가 단순하게 변한다. 삼성은 2013년까지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한 순환출자 고리가 30개를 넘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0여개 정도로 낮춘 바 있다. 지배·관리가 더 용이해진 셈이다.

이번 합병으로 이 부회장의 지분은 합병 전 제일모직 23.2%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16.5%로 6.7% 낮아진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은 각각 합병 전 제일모직 7.8%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5.5%로 변하며, 제일모직 3.4%, 삼성물산 1.4%를 보유한 이건희 회장의 합병 후 삼성물산 지분은 2.9%로 줄어든다. 합병 후 삼성물산의 이 부회장 일가의 지분 총수는 30.4%로 합병 전과 비교해 대략 12~13% 정도 내려간 모습이지만, 삼성 계열사 지분까지 동원하면 40%의 의결권을 보유할 수 있어 이 부회장의 영향력엔 변함이 없다.

또 다른 지배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승계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이 회장이 가지고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직함을 물려받게 됐다.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단순히 삼성의 정점이란 의미만이 아니라 각각 삼성생명 지분 4.68%와 2.18%를 보유한 핵심 고리다. 여기에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9.3%, 이 부회장이 지난해 말 취득한 삼성생명 지분 0.06%를 더하면, 총 26.22%가 된다.
 

지주사·또 다른 합병?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다음 시나리오 중 하나는 삼성전자·삼성SDS 합병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 22.58%, 삼성물산 17.08%, 이재용 11.25%, 이부진·이서현 각 3.90%로 지분이 이뤄져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 SDS의 시가총액은 약 10:1~1.1정도의 수준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하게 되면 이 부회장 남매는 약 2%, 삼성물산은 약 1.7%의 삼성전자 지분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에게서 삼성생명 20.76%, 삼성전자 3.38%를 상속받기 위해선 6조원의 상속세가 필요하고, 이중 3조원이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분이다.

반면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 SDS 지분 가치는 약 2조6000억원 정도로 이부진·이서현 사장도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상속받는다고 가정할 때 삼성전자 주식 상속세에 빼놓을 수 없는 재원이다.

지주사 전환도 자주 거론되는 승계 시나리오 후보 중 하나다. 삼성은 앞서 지주사 전환에 대해 막대한 비용과 복잡한 절차로 쉽지 않으며, 삼성은 한 번도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지주사 전환이 힘을 얻고 있는 건 순환출자 및 금산분리 해소를 위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주사로 전환하는 건 지배력 강화 측면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순환출자 구조로 있으면, 순환고리 중 하나를 공격당하면 이를 복구하기 위해 막대한 지출이 불가피하고, 고리를 이루는 계열사의 개별리스크가 다른 계열사로 전가되기에 현재 다른 대기업들은 지주사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다른 금융업계는 보유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모두 시가로 평가하지만, 삼성생명이 속한 보험부분만 장부가 평가로 되어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보험업법 개정이 추진되는 등 다양한 불안 요소에 직면해 있다.

삼성 지주사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것은 삼성전자를 투자부문(홀딩스)과 사업부문으로 나누고 이 홀딩스를 ‘통합 삼성물산’과 합치는 것이다. 만일 중간 금융지주사를 허용하는 법률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를 출범할 수도 있다. 일반지주회사가 중간금융지주사를 통해 금융 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어 삼성생명-삼성전자로 가는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6년내 매출 두 배 신장

한편 지배구조와 무관하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호주 로이힐광산 개발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 등 대형 플랜트,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공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제일모직 내에도 건축, 플랜트, 조경 등 3개 파트의 건설사업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조2794억원, 영업이익은 749억원을 올린 바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건설사업부가 삼성 내 계열사 물량을 담당하는 수익구조를 계속 이어갈 경우 일감이 서로 상충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서로의 영역을 유지한 채로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제일모직 패션, 식음료 부문의 해외진출 성공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특히 매년 1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 급식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제일모직은 조인트벤처 등을 통해 이미 진출한 상태로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공조를 통해 시너지 효과가 높게 점쳐 진다. 

삼성의 미래 신수종 사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전망도 한층 밝아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5월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문기업으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삼성의 바이오 사업의 핵심축을 구성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각각 46.3%와 4.9%다. 내년 15만 리터(ℓ) 규모의 2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의 생산규모는 세계 3위 수준에 달하게 된다. 바이오산업은 일정 규모의 투자력이 뒷받침돼야 성장할 수 있는데 두 회사의 합병으로 충분한 투자여력을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이번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되면 합병회사의 매출이 지난해 34조원에서 2020년 6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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