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9일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NH개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수사관 20여명을 서울 강동구에 있는 NH개발 사무실로 보내 회계장부와 협력업체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대표이사실·건설사업본부장실·감사실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NH개발의 협력업체인 H건축사·F건축 등을 운영하는 정모(54)씨와 NH개발 임·직원의 유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NH개발 압수수색은 정씨의 비리 혐의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NH개발이 맡긴 시설공사 21건의 사업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5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정씨는 최근 수년간 수의계약 형태로 하나로 마트·클럽, 농협은행 등 농협 계열 주요 점포의 시설 개·보수 사업을 사실상 독점했다. 경쟁입찰도 구석만 갖췄을 뿐 사실상 정씨 업체가 낙점돼 있었다는 정황도 여럿 드러났다.
검찰은 그 배경에 농협의 조직적인 비호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씨의 주력 사업체인 H건축사에는 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의 친동생이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거쳐 정씨가 횡령한 돈의 용처, 정씨와 농협 고위층 사이의 금품 거래 여부 등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농협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가 농협 점포 시설공사의 원발주처인 농협중앙회와 농협유통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설공사를 둘러싼 부정한 금품 거래는 과거에도 문제가 됐다.
NH개발 경남지사에서는 2005∼2010년 농협중앙회에서 발주한 점포 시설 개·보수 공사를 협력업체에 하청주면서 지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9억여원의 금품을 상습적으로 상납받다가 적발돼 형사처벌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