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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짜이야기] 중국 전승절 70주년과 여러 가지 숨은 의미들
[세짜이야기] 중국 전승절 70주년과 여러 가지 숨은 의미들
  • intn
  • 승인 2015.09.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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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한 숫자 70, 56, 28, 121, 200의 의미

중국이 세계 2강(兩强)으로 발전-중국 표현으로 굴기-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전승절(戰勝節) 행사가 9월 3일 중국 북경 천안문 광장에서 거행되었다.

중국의 실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13억 중국 국민들에게 긍지와 자신감을 불어넣는 중국 역사상 가장 거창한 열병식(閱兵式)에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도 장고(長考) 끝에 참석하여 여러 가지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

행사의 프로그램 중에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숫자들이 등장하였다.

먼저 예포(禮砲) 70발을 쏘는 것으로 시작하였는데, 여기서 70은 1937년 일제의 침략으로 시작된 중일전쟁을 승리로 마감한 1945년부터 현재까지 7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었고, 예포를 쏘는 대포는 56대를 준비하였는데, 이 56은 중국 인구의 92% 정도가 한족(漢族)이지만 조선족을 비롯한 55개 소수민족이 함께 어우러진 국가라는 것을 천명하는 것이었다. 예포를 발사할 때 56개 민족대표를 포함한 2만여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울리며 중국이 하나임을 알렸다. 이 56개 포들은 두 개조로 나누어 28대가 차례로 발사하였는데, 이는 공산당이 창당한 해(1921년)부터 꼭 28년 만에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1949. 10. 1 국경절)되었음을 의미한다.

70발 예포의 포성이 계속되는 동안 늠름한 의장대원들이 등장하여 보통 걸음으로 절도 있게 걷다가, 국기게양대 앞에서 큰 걸음으로 꼭 121보를 걸어가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계양하였다. 121은 중국이 일본에 패전한 청일전쟁이 발발한 1894년부터 올해까지 121년 동안 중국이 겪었던 고난과 굴욕을 극복하고 이제는 강하고 새로운 나라로 발전해 왔음을 상징하는 숫자라고 한다.

또 이 의장대원의 수가 200명이었는데, 이는 두 번의 100년 목표를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하나의 100년은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는 대부분의 중국국민이 중산층 수준이 되는 중국식 표현으로 샤오깡(小康)을 이룩하겠다는 것이고, 다음 100년의 목표는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는 경제·문화 등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1등 국가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열병식의 가장 대표적인 음악(노래)은 우리나라 정율성의 인민행진곡

시진핑 주석의 열병(閱兵, 또는 사열)은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일명 팔로군 행진곡)을 군악대와 합창단 2400명이 웅장하게 연주하면서 시작되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군가이자 국민 애창곡인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은 한국인 정율성(1914-1976)이 작곡하였다. 그는 1939년 중국으로 건너가 요즘 영화 ‘암살’에서 소개된 의열단이 주관하는 간부학교를 거쳐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였다.

음악을 공부한 그는 실력을 발휘하여, 동지이자 중국인 시인 궁무(公木)가 쓴 노래 말에 힘차면서 웅장한 멜로디를 붙여 바로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완성하였다.

일본과 전쟁, 그리고 내전의 과정에서 병사들의 단합과 사기를 북돋는 군가로 큰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며, 이후 등소평에 의해 공식적으로 채택되어 대표적인 군가이자 국민 애창곡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13억 인구가 친숙하게 부르는 가장 인기있는 노래를 한국인이 작곡하였고, 중국에서 확고한 명성을 얻고 있으니, 우리에게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진핑 주석이 열병식에서 입은 중산복은 중국의 공식 복장

열병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검은색의 중산복(中山服)을 입었는데, 역대 중국 지도자들이 매년 10월 1일 국경일(건국기념일), 열병식 등 공식적인 행사에서 자주 입는 복장이라고 한다.

중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하는 손문(孫文)이 인민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찾던 중 주름과 장식을 배제한 단순한 디자인으로 보급한 의상이었는데, 손문의 호(號), 중산(中山)을 따서 부르기 시작했다.
단순한 의상이지만, 그 특징을 5-4-3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우선 5는 상의 중앙에 단추가 다섯 개로 손문이 청조(淸朝)를 무너뜨리고 공화정부를 세웠을 때, 민주주의의 기본인 권력의 분산을 입법·사법·행정·감찰·인사 이렇게 다섯 가지로 구분하여 서구사회의 삼권분립(三權分立)과 구분되는 오권분립(五權分立)을 제시하였다.

실재로 손문의 유지(有志)를 더 충실히 따르고 있는 대만이 외형적으로 오권분립의 형태이다. 다음은 상의 상하좌우에 네 개의 주머니가 있는데, 이는 춘추시대 제(齊)나라 재상 관중(管仲)이 군왕과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라고 한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상징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양 소매 끝에 세 개씩 있는 단추는 손문이 제창한 삼민주의(三民主義), 즉 민족(民族)·민권(民權)·민생(民生)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번 전승절 행사에 대하여 대만정부는 1945년 당시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 군대가 모택동의 홍군(紅軍)보다 훨씬 주도적인 입장에서 승리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행사를 주도하는 중국에 곱지 않은 시선과 불편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계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군을 몰아낸 1945년 이후 재연된 두 세력의 내전에서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었던 국민당 군대의 주된 패전 원인의 하나가 부패였다는 것을 자각한 장개석은 공직윤리의 기본으로 삼분주의(三分主義), 즉 지분(知分), 수분(守分), 만분(滿分)를 내세워 실천토록 하는 등 분발하였으나 본토 회복은 요원한 꿈이 되고 있다.

분열식의 자동차는 중국 기술 발전의 상징, 홍치(紅旗)

분열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탄 차량은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중국대륙의 롤스로이스’라는 ‘홍치’였다. 중국의 삼대 자동차 그룹의 하나인 디이(第一)가 모든 기술력을 발휘하여 제작하였는데, 세계적 명차인 캐딜락, 벤츠, 센츄리(도요타), 그리고 우리나라 에쿠스에 못지않은 ‘VIP 전용 자동차’라고 한다.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국빈들에게 자신있게 제공하면서, 중국은 세계 일류 수준의 모든 과학·정보·산업·기술의 총체로 제시하고 있다.

품위있게 노란 정장으로 천안문 중앙에서 의연하게 열병식을 참관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어 가는 아시아의 질서에서 우리나라 장래를 상징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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