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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 2016년 국세청과 세무사
[국세칼럼] 2016년 국세청과 세무사
  • 정창영 기자
  • 승인 2016.01.1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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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환수 청장이 유독 강조하는 ‘준법과 청렴’은 무게감이 달라 보여
정창영 본지 주필

임환수 국세청장은 세무사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현재 국세행정이 운용되는 과정에서 세무사의 역할을 감안한다면 국세청장이 세무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세행정의 맥을 정확히 짚고 있는 임 청장이 갖는 세무사에 대한 관심은 많은 긍정적 요소와 함께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임 청장의 정확한 세정현장 파악과 문제점 분석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지난 주 한국세무사회관에서 열린 세무사회 신년인사회에는 세무사회 창립이래 처음으로 국세청장이 참석했다. 과거 이용섭,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이 세무사회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신년인사회에 국세청장이 참석한 것은 말 그대로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무사 회원들의 축제인 지난 정기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국세청장이 세무사회 신년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세무사 업계에서는 국세청과 세무사의 ‘수레바퀴론’까지 거론하면서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고, 일부에서는 ‘청장 출신 회장’의 위력을 거론하기도 했다.

아무튼 2016년을 시작하는 세무사회의 올 신년회는 참석한 다수의 ‘임기만료’ 임박한 국회의원들의 축사와 말풍선으로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알맹이는 임환수 국세청장이었다. 임 청장의 참석은 그 존재감만으로도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세무사들은 하루 종일 통화내용에 “어, 임 청장도 참석했다”는 말을 결코 빠뜨리지 않았다. 그랬다.

2016년을 시작하는 국세청의 올 핵심지표는 임환수 국세청장의 신년사에서 그 흐름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군더더기가 없이 아주 잘 정리가 돼 있었다. 네 가지다.

지난해 세수확보의 효자였던 사전 성실신고 지원 확대 방침은 최우선 정책으로 올라섰고, 비정상적 탈세와 체납 엄단이 그 두 번째 다. 여기에다 공정한 세법집행 기관으로의 책무를 다하자는 기본을 강조하면서 마지막으로 ‘준법과 청렴’을 세정 전 분야에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핵심과제 중 앞선 세 가지는 국세행정 전개의 기본 중 기본이다. 어려운 경기상황에서 세수확보를 위해 신고 전 철저하게 성실신고를 유도하겠다는 것과 이를 위해서는 탈세와 고의적 체납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나서겠다는 것은 기본이다. 또 세정집행 기관으로서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로 효과적이면서도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자는 것 역시 기본 중 기본이다.

임 청장이 강조한 네 가지 핵심 추진업무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마지막으로 강조한 ‘준법과 청렴’이다. 늘 접하는 평범한 단어 같지만 유독 올해 임 청장이 강조하는 ‘준법과 청렴’은 무게감이 달라 보인다.

임 청장은 ‘준법과 청렴을 세정의 핵심가치로 분류하면서 “극소수의 일탈로 모든 성과가 일거에 무너지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올해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된 국세청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까지 힘주어 말했다.

얼마나 절실했으면 ‘준법과 청렴’을 위해서는 국세청장부터 9급 직원까지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저를 포함한 고위직부터 준법과 청렴을 철저히 실천하겠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특히 “2016년이 ‘준법·청렴문화 정착의 원년’이 되도록 2만여 직원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새로운 국세청 만들기에 적극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취임 이후 어려운 경기 여건에서 세수도 이뤄냈고, 차세대 시스템에 인사혁신까지 밀고 나왔던 그였다. 할 일 하면서도 말 많던 세무조사 ‘원성’을 잠재우고 박수를 받았지만 유독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세무비리’였다.

임 청장은 취임 후 곧바로 비리근절 선서에 감찰활동 강화에 동원 가능한 처방은 모두 내리며 밀고 나왔지만 ‘모든 성과가 일거에 무너지는 악순환’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을 했지만 ‘일거에 무너지는’ 처절함을 주기적으로 맛봐야 했다.

국세청 조직과 국세행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세무비리의 근처에는 공교롭게도 ‘세무사’가 단골로 등장했다. 국세행정을 책임지는 임 청장으로서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였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세무사 업계는 ‘항상’ 시끄러웠다. 회원들은 먹고 살기 어렵다고 난리지만 세무사회 주변에는 늘 권력다툼 비슷한 현상이 존재해 왔다. 비록 ‘작은 것’이라고 치부할 수는 있지만 이런 다툼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물론 ‘신경 쓸 것 없다’는 대범함이 외양상 우선하지만 거대한 댐도 붕괴는 바늘구멍만한 틈새에서 시작된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백운찬 세무사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일만 해온 회장으로 꼽힌다. 고소가 난무할 정도로 처절했던 선거 후유증에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대범하게 현안에 매달려 큼직한 성과를 거뒀다. 반신반의하던 회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역시’가 대세를 이뤘다.

백 회장의 올 신년사에는 지난해 거양한 성과와 올해 풀어가야 할 회원들의 크고 작은 현안까지 꼼꼼하게 거론됐다. ‘언제 그렇게 과제를 파악하고 정리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할 일에 대한 파악이 잘 됐고 해법에 대한 생각도 진솔한 어조로 담겼다.

그러나 워낙 산적한 현안이 많았던 때문일까? 아니면 취임 후 첫 신년사에 담기가 부담이 되었을까? 백 회장의 신년사에서 회원 직업윤리 확립에 대한 대목은 찾기가 어렵다. 세무사가 연루된 각종 범죄와 비리 뉴스의 ‘사이즈’가 점점 커져 가고 있고, 과당경쟁 현실에서 편법이 난무하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업적과 ‘먹고 사는 청사진’에 묻혀 있다.

수레바퀴 한 쪽에서는 처절한 심정으로 ‘사상 최초’의 관심을 보내고 있는데 정작 받는 쪽에서는 너무 태평한 것 같다.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어서 담대하게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여유가 없는 것인지. 올 국세청과 세무사 사이의 간극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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