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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같은 '이세돌 바둑'…"졌지만 감동적"
불꽃 같은 '이세돌 바둑'…"졌지만 감동적"
  • 일간NTN
  • 승인 2016.03.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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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거친 공격, 알파고 장고·패싸움 이끌어
프로기사들 "10대 시절 이세돌 모습 그대로"

벼랑 끝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 번째 대국에서 나선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저돌적인 바둑으로 밀고 나갔다.

'쎈돌' 이세돌의 바둑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이현욱 8단은 1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5번기 제3국의 현장 한국어 공개해설을 하면서 "오늘은 이세돌 9단이 입단 초기의 바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장한 표정으로 대국장에 들어온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알파고의 돌을 가르며 공격적으로 판을 짰다.

이 모습을 본 이현욱 8단은 "10대 때 이세돌 9단은 무서움 없이, 자신감 있게 돌을 다 잡으러 가는, 굉장히 전투적인 바둑을 뒀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세돌 9단의 기풍도 변해갔다"며 "바둑이 점점 강해지고 원숙해지면서 유연하게 변했다"며 "그런 스타일의 바둑으로 알파고에 1·2국을 졌기 때문에 오늘은 초창기 바둑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세돌 9단은 1국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바둑을 두는 알파고에 당황해 초반부터 밀리는 바둑을 두다 패했다. 2국에서는 알파고의 도발에도 '안정'으로 대응하는 '이창호 바둑'을 선보였지만, 알파고를 넘지 못했다.

이날 이세돌 9단은 작정한 듯 거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이전까지 약 1분 30초 간격으로 돌을 놓던 알파고도 수 분간 '장고'에 들어가기도 했다.

공개해설 진행을 맡은 김지명 아마 5단은 거침 없는 '흔들기'를 보고 "이세돌다운 흔들기가 나왔다"며 반겼다.

그러나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의 공격을 유연하게 피하면서 철벽을 쳤다.

이에 물러설 이세돌 9단이 아니었다. 이세돌 9단은 후반 불리한 상황에 몰린 상황에서도 알파고의 하변 집에 특공대를 투입하며 전투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현욱 8단은 "이세돌이 자신의 바둑을 두면서 끊임없이 알파고를 시험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지금까지 알파고가 보여주지 않았던 패싸움 상황까지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워낙 형세가 불리했던 터라 돌파구를 찾지 못해 불계패를 선언해야 했다.

대국 후 이현욱 8단은 "이세돌 9단이 후반 불리한 상황에서 불꽃 투혼을 보여줘 경이로웠다"고 감탄했다.

이어 "제가 아는 인간 중에 가장 강한 심장을 가진 인간이 이세돌"이라며 "실체가 없는, 보이지 않는 상대와 대결하는 게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지 느꼈는데,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경의를 표했다.

제4국 심판을 맡을 서건우 6단은 "이세돌 9단이 원래 스타일로 바둑을 뒀다. 사람이라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 수도 많았다. 판을 알 수 없었다"며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닮아가는 느낌이 든다. 진화를 한다는 느낌이다"고 놀라워했다.

이다혜 4단은 "1·2국보다 훨씬 능동적이었다. 이런 바둑이 이세돌의 바둑"이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진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멋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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