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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마녀' 변신 차지연 "내 한계 깨는 도전이자 모험"
'초록마녀' 변신 차지연 "내 한계 깨는 도전이자 모험"
  • 일간NTN
  • 승인 2016.03.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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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10주년…뮤지컬 '위키드'서 초록마녀 '엘파바' 연기
▲ [클립서비스 제공]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는 제가 3년 전 포기하고 도망쳤던 역할입니다. 이제야 용기가 생겼지만, 제게는 제 한계를 깨뜨려야 하는 굉장히 큰 도전이고 모험이에요."

최근 MBC '복면가왕'을 통해 뮤지컬 스타에서 대중 스타로 거듭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34)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오는 5월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에서 새로운 초록마녀 '엘파바'로 변신하는 것이다.

뮤지컬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어 초록마녀 '엘파바'와 금발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람들이 나쁜 마녀로 알고 있는 초록마녀가 사실은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받는 정의로운 착한 마녀이며, 착한 금발마녀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는 허영 덩어리 소녀였다는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 13개국에서 4천800만 명이 관람한 기록적인 흥행작으로, 2013년 한국어 초연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남성 캐릭터 중심의 뮤지컬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각기 다른 매력의 두 여주인공이 극 전체를 이끌고 가는 흔치 않은 구조여서, 여배우라면 누구나 주역을 탐내는, 그렇다고 아무나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특히 '엘파바'는 대사에서 노래로 전환되는 호흡이 매우 짧은 데다 공연 내내 하늘을 찌를듯한 고음역 노래의 연속이어서 매끄럽게 해내기 어려운 역할로 꼽힌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차지연이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영역의 작품이 아니어서 초연 때 오디션을 볼 생각도 안 했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한 카페에서 만난 차지연은 "저는 허스키한 중저음의 목소리여서 3년 전에는 '엘파바'와 제 음색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고음을 내는 사람이 아니어서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아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데 성공하면서 용기를 얻었다.

"'댄버스 부인' 역시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몇 번을 고사했던 역할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보컬을 하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힘을 빼고 해보니 신기하게 태어나서 한 번도 내 본 적 없던 음역의 고음이 나는 거에요. 10년 만에 한 단계 발전한 거죠. 그렇게 '레베카'를 했고, 그렇다면 '엘파바'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겼어요."

지난해 8월 해외 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오디션에는 모두 1천200여 명이 몰렸다. 차지연도 예외없이 오디션을 봤다.

무대와 방송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보여준 그이지만 이날만은 "숨이 막혀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떨었다"고 한다.

"익숙해지면 괜찮은데 뭐든 처음 만나는 일 앞에서는 굉장한 겁쟁이예요. 노래나 연기에 대해 아직도 자신감이 없어서 저 자신을 굉장히 괴롭히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오디션을 못 보기로 유명해요.(웃음)"

초연 때부터 '차지연 엘파바'를 기다린 팬들도 많지만, 그의 대답은 달랐다.

"초연 당시 저의 심리상태나 경험치로 봤을 때 지금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되는 때는 따로 있는 것 같아요."

2006년 '라이언 킹'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지 올해로 10년, 뮤지컬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대중적인 인기도 얻은 지금에야 비로소 도전적인 작품을 맡을자격을 얻은 것이 아니냐는 겸양의 답으로 들렸다.

"엘파바도 갑자기 마법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제2의 인생을 맞고, 잠재된 무한능력이 빵 터지는 시기가 오잖아요. 어릴 적 스스로 노래를 잘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 없었지만 지난 10년간 뮤지컬을 해오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금의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요."

본격적인 연습은 오는 21일부터다. 차지연이 그릴 '엘파바'가 어떤 모습일지는 그도 아직 모른다.

"백지상태로 들어가서 냉장고에 자석 붙이듯이 하나씩 엘파바의 모습을 채워나가려고 해요. 이 작품이 제게 어떤 깨우침을 주고, 저의 어떤 부분을 깨뜨려줄지 기대됩니다."

요즘 뮤지컬과 방송, 영화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차지연은 "힘들다고 투정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렸더니 어느덧 10년이 됐다"며 "음반 발매 등 제의가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가장 신중하게 생각하고 뮤지컬에 집중할 시기라고 보고 '위키드'에 올인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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