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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대형 로펌들, 변호사 연봉 삭감 검토
'올 것이 왔다'…대형 로펌들, 변호사 연봉 삭감 검토
  • 연합뉴스
  • 승인 2016.03.2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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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폭증 경쟁 격화·불황 여파…"외환위기 때도 없던 일"

변호사 수 증가와 경쟁 격화, 경기 침체로 변호사업계의 불황이 심화하자 대형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의 연봉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로펌의 인재영입 경쟁이 가열되면서 꾸준히 오르기만 했던 변호사의 '몸값'이 떨어질지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형 로펌이 신입 변호사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하향 조정하거나, 개별 연봉협상을 통해 신입 변호사의 연봉 합산총액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펌들의 '연봉 조정' 움직임은 신입 변호사의 급여가 너무 높게 책정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0여년 간 로펌들이 경쟁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인재를 영입하면서 신입 변호사 연봉도 계속 높아졌다.

변호사 수를 기준으로 국내 10대 주요 로펌의 신입 변호사 연봉은 대략 1억∼1억5천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변호사가 가장 많이 몰린 서울 서초동의 중소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가 받는 5천만∼6천만원의 2∼3배 수준에 이르는 액수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형 로펌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갑자기 신입 변호사 연봉을 낮춰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도 일부에선 있다.

이에 대해 대형 로펌들은 최근 업계 전반의 성장 정체로 위기감이 높아진데다 '매출 성장에 가려진 이면'을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참 변호사의 연봉 낮추기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사태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에선 '극약 처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로펌들이 대형화 바람에 휩쓸려 변호사는 물론 변리사와 회계사 등 전문자격사의 수를 늘리면서 전체 매출은 늘어났지만 1인당 매출 규모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제시된다.

한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로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재영입을 위해 무리수를 둔 측면이 있다"며 "이제 건실한 재정 상태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라도 신입 변호사의 연봉 문제를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

중소 로펌은 은근히 대형 로펌의 '연봉 삭감'을 바라는 눈치다. 연봉 격차 때문에 젊은 인재가 대형 로펌으로 쏠린다는 이유에서다.

한 중소 로펌 대표는 "대형과 중소 로펌의 연봉 격차는 어린 변호사들에게 위화감마저 조성한다"며 "대형 로펌의 신입 연봉이 어느 정도 내려가면 상당수 인재가 중소 로펌으로 넘어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대형 로펌 어느 곳도 선뜻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괜히 먼저 나섰다가 인재 영입에 막대한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처음 배출된 2012년 한 대형 로펌이 신입 변호사 연봉을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려다 낭패를 보기도 했다. 이후 한동안 신규 인재 영입에 애를 먹던 이 로펌은 결국 연봉 수준을 원상 회복시켰다.

다른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신입 연봉 삭감은 '누가 총대를 메느냐'의 문제"라며 "어느 한 곳이라도 삭감에 나서면 나머지 회사도 줄줄이 따라갈 수 있겠지만 시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봉 하향 조정이 자칫 '청년 변호사'의 처우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나승철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대형 로펌이 신입 변호사의 연봉을 낮춘다면 중소 로펌도 뒤따라 할 것이 뻔하다"며 "결국 청년변호사의 처우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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