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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호남과 '탈당정국'
[세종砲音]호남과 '탈당정국'
  • 일간NTN
  • 승인 2016.04.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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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일보 김대원 서울취재본부장

# 종편에선 안철수 신당으로 인한 '여당 어부지리론'을 겨냥, "1여3야였던 15대 총선결과도 여소야대"라고 강조한다.

그들은 JP의 자민련이 충청을 석권하고 TK까지 진출, 무려 50석을 얻었던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지금 중원에 그런 지역당이 있는가?

젊은 독자들을 위해 1996년의 15대 총선을 잠시 소개한다.

여당인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이 격돌한 그 선거에서 김대중의 국민회의는 79석에 그쳤다.

전국 58개 지역에서 3천표 이내의 초접전이 벌어졌고, 밤새 아슬아슬하게 뒤집혀 여당에 내준 서울 선거구만 무려 16개였다. 정통야권이 국민회의와 민주당으로 갈라진 탓이었다.

한 해 전 정계복귀한 DJ로선 뼈아픈 패배였으나 본인이 감수한 분열이라 원망할 곳도 없었다.

이종찬과 노무현이 출마했던 서울 종로도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었으며 그 곳에서 만세를 불렀던 이가 정치신인 이명박이다.

137석 여당은 곧 영남 무소속 12명과 야당의원을 빼내 157석으로 가뿐하게 과반을 넘겼다.

이게 보수언론이 '여소야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15대 총선의 실체다.

최근의 '탈당정국'에 대해 자꾸 견강부회(牽强附會)하면 안된다.

'안철수의 입'인 문병호 의원이 지난해 10월 기자들에게 "친노가 힘을 가질 이 당에서 100석을 갖느니 친노와 비노가 나눠진 뒤 (두 세력이) 80석을 갖는 게 낫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 발언이 차라리 솔직하다.

야권분열로 20석만 줄어도 기적이다. 이대로라면 서울에서 범야권이 가져 올 의석은 48개 중 5석 내외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세력이라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보지않는가?


# 이처럼 안철수 신당은 당분간 보수언론의 '배려'를 받을 것이다.

그때까진 '정치가 참 쉽다'고 느낄 것 같다.

물론 신당에도 고민은 있다. 승부처인 수도권 지지층 상당수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기존 정당에 수렴되거나 기권율이 높은 중도층이어서다.

관건은 '안풍'의 진앙이었던 2~30대 지지율 회복인데, 이 대목에선 '호남'이나 탈당한 기성 정치인들의 부각은 오히려 부담이다.

안철수가 천정배 박주선 등과 '제3지대'에서 만나지 않고 독자창당으로 달려가는 이유다.

필요하면 '십고초려'도 불사하는 안철수의 최근 행보로 볼 때, 졸지에 후순위 흡수 대상이 된 '호남신당'들의 입지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야권분열을 초래한 문재인-안철수의 조급한 대권경쟁, 그 직격탄을 맞은 총선 주자들의 번뇌도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두 명의 유력 총선주자가 더민주와 신당을 동시에 저울질하는 전남 모 지역의 넌센스는 명분과 논리가 빈약한 이번 '탈당정국'의 허접한 민낯을 잘 보여준다.

민주-열린우리 대결 이후 10여년만에 복원된 호남 경쟁구도는 이 와중에 돌출된 그나마 유일한 소득이다.


# 총선 후 호남은 이번과는 차원이 다른 '정치사적' 고민에 직면할 지 모른다.

여의도를 배회하던 '권력구조 개편'이라는 유령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의 주, 비주류에 산재한 이원집정제나 내각제 주장은 야권에선 비주류와 신당 쪽에 좀 더 몰려있다.

'더민당은 대선승리 전망이 없다'는 명분으로 탈당한 분들 상당수가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 포기'를 의미하는 정치신념을 갖고있는 건 흥미롭다.

더구나 그 분들이 대선을 향해 질주하는 안철수와 같은 배를 탄 건 역설이자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야권의 개헌론 근저엔 대통령제 폐단 외에도 '보수우위' 한국 정치판에 대한 투항심리가 깔려있다.

만약 개헌정국이 시작되면 호남에선 '대통령제를 유지하고 진보·개혁 진영 본산으로 남자'라는 주장부터 '개헌 후 새누리와도 연정이 가능한 지역당으로 가자'는 주장까지 다양하고 치열한 논쟁이 전개될 수 있다.

적어도 '특정인 반대'보다는 격이 있는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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