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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 경품용 상품권 불법 환전 현장을 가다
<르뽀> 경품용 상품권 불법 환전 현장을 가다
  • 승인 2006.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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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에서만 유통되도록 한 경품용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등의 불법적인 영업을 통해 거래질서를 어지럽히고 상품권 등의 유통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정부는 아예 경품용 상품권 자체를 없앨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게임장 등 관련 업계의 반발이 거세 신중하게 시기를 검토 중이다. <편집자>

불법 환전 등으로 수십억원 매출누락
상품권 환전을 통해 월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인 오락실이 적지 않다.
상품권 지정제를 통해 오락실에서만 유통되도록 한 경품용 상품권은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다. 그러나 고객 대부분이 환전소에서 상품권 액면가의 10%를 수수료로 떼고 현금 환전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들을 오락실로 끌어들이기 위해 불법 환전이 시작된 것.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환전 사업의 경우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에 해당돼 환전을 통해 막대한 부당 수익을 올려도 오락실 업주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환전 사업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속칭 바지사장인 이들은 세금납부 능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오락실 업주가 대부분 운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환전소는 오락실과는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일선세무서에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오락실 업주들은 제3자 명의로 환전소 사업자등록을 한 뒤 영업, 불법 환전에 따른 단속기관의 처벌을 지능적으로 벗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환전소에도 바지사장이 등장했는데 오락실 바지사장이 20~30대의 젊은 층이라면 환전소는 50~60대의 중·노년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게임장 사업자단체, “사행성 없다”
일정한 점수를 얻으면 현금으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게임장, 오락실 등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지만, 업계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부가 사행성 논란 기준을 모호하게 규정해 놓고 있다??며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면 게임업계는 분명 규정에 부합하도록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앙회 측에서도 건전한 놀이문화 정착을 위해 37개 지회와 250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부가 무조건 경품오락실을 사행성 게임으로 치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중앙회는 전국에 분포돼 있는 성인오락실에 대해 지정 상품권 이외의 상품권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게임기의 불법 개·변조가 이뤄지지 않도록 지속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기 불법 개조 많아
성인 오락실에 비치된 수십 대의 오락기는 최근 사행성 문제로 지탄을 받아온 예시·연타 게임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예시·연타 게임이란 특정 상징물이 게임 모니터에 나타나면 다음 게임부터 법정 최고 당첨금인 2만원이 연속해서 당첨, 최소 10만원에서 최고 250만원까지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것을 말한다.
현장 취재를 위해 성인오락실을 찾은 기자가 바다이야기라는 게임기에 3만원을 넣고 게임을시도해 봤다. 불과 5~10분 사이에 돈을 모두 잃고 말았다.
그 때 몇 자리 건너 한 고객은 요란한 축하음악과 함께 잭팟이 터지고 종업은 다가와 오락기를 열고 상품권 박스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 5000원 권 상품권 40장을 뽑아 손님에게 건넸다.
이 때 등급분류를 받은 오락기를 열고 상품권을 임의로 배출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인데도 성인오락실에서는 이런 행동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심의를 통과한 오락기에 내장된 상품권 박스는 상품권 배출 버튼이 없어야 하고 대신 1회에 5000원 권 상품권 4장만이 자동 배출되도록 설계되어야 함에도 이 같은 불법?개변조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 경품용 상품권제도 폐지 방침
문화관광부는 최근 사행성 성인용 게임물 대책의 하나로 성인오락실에서 상품으로 지급하는 ‘경품용 상품권??의 폐지를 전면 검토 중에 있다.
문광부 관계자는 “상품권 사용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정부가 인증한 상품권만을 게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사행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인증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인오락실의 사행성 문제는 본질적으로 상품권 때문이 아니라 슬롯머신이나 스크린 경마 등 사행성이 큰 게임이 오락으로 분류돼 있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며 ??이를 외면하고 상품권을 핵심 원인으로 거론하는 통에 인증제의 취지만 퇴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품용 상품권 폐지가 확정되면 상품권 발행업체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전국적으로 경품용 상품권 시장에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한편 상품권 인증제 도입 이후 문화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총 11개 업체의 상품권을 경품용으로 인증해 줬다. / 김면수 기자


성인오락실, 연간 12조원 이상 자금 유입
불법환전 버젓이 자행…“형식상 문화상품권, 쓰임새는 도박용 칩”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연간 12조원 이상의 자금이 경품 성인오락실로 유입되고 있다.
집계에서 누락된 업체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30~40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1월 현재 국내 오락실은 전국적으로 약1만4000개. 이 가운데 2000개 가량이 청소년 오락실이고 나머지 1만2000개는 성인오락실이다.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는 청소년오락실이 황금기였으나 2001년부터는 펌프댄스게임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중앙회 관계자는“국내 오락실 수요가 약4만5000개까지 육박하던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온라인, 모바일게임 등이 출시되면서 청소년 오락실의 폐업사례가 속출한 반면 성인오락실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성인게임기는 빙고 게임과 릴게임, 포커게임, 바다이야기 등이 있고
게임기 한 대당 한번에 5000원짜리 상품권 200장 정도가 들어간다. 게임이용자 한 사람이 1회에 벌 수 있는 상품권은 액면가 2만원으로, 오락실 업주는 점수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상품권에는 문화, 서적, 공연 등 이용 가능한 가맹점 목록이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 하지만 게임이용자들이 실제 상품권을 받아 책을 사거나 공연을 관람하러 가는 일은 거의 없다. 게임장에서 만난 한 이용자는 “상품권은 사실상 오락실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칩 역할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살 때는 환전을 염두에 두고 사지만, 실제 상품권을 얻어도 다시 게임으로 다 써버릴 수 밖에 없는 도박장 생리 탓이다.
그럼에도 성인오락실 근처의 ‘상품권 교환소?? 바깥 창구에는 1장 4500원, 10장 4만5000원, 20장 9만원 등 환전 조건표가 버젓이 붙어있다.
오락실에서 게임할 때만 쓰도록 정부가 허가를 내 준 상품권. 그러나 이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일부 성인들을 중심으로 성인오락실이 더욱 북적댈 전망이다. / 김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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