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수주절벽’상태인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창사이래 처음으로 국내 조선업계 2위로 부상하는 등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 2위로 상승한 것은 올 1분기에 국한 된 실적이지만 ‘빅3’업체가 그만큼 수주실적이 부진한 탓도 기인된다.
23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58만1,000CGT(표준화물선 환산t수)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21만4,000CGT로 1위였고 현대삼호중공업(16만9,000CGT)이 2위, 대우조선해양(16만8,000CGT)은 3위, 현대미포조선(3만CGT)4위였다.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 등은 이 기간 수주가 고갈된 상태였다.
현대삼호중공업관계자는 ‘삼호’가 국내 조선업계 2위까지 오른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조선업체 시장 점유율은 현대중공업(26.2%), 대우조선(20%), 삼성중공업(18.8%) 순이었으며 현대삼호중공업(18.1%)과 현대미포조선(8.1%), 한진중공업(0.5%)이 뒤를 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존 조선 빅3사가 최근 수주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현대삼호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가 액수는 적지만 수주물량을 꾸준히 확보하는 이유는 극심한 불황인데다 저유가 등으로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네이너선 발주가 사라지고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 드릴십 등 고가 선박마저 발주가 뜸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발주 시장에서는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등 중소형 선박만 주문이 들어오며, 그나마도 중국이나 일본 업체들이 선박 금융까지 제시해 조선 빅3가 수주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