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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신용장 236억 사기대출…조폭·세무공무원 가담
무역 신용장 236억 사기대출…조폭·세무공무원 가담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08.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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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 회사 대표에게 신용장 발행 대출해주며 '알루미늄 깡'
 

급전이 필요한 회사에 '신용장 발행 대출'을 악용해 200억원대 사기 대출을 받은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기업의 원활한 수출입 업무를 돕기 위한 무역금융제도 등을 악용해 은행에서 신용장 발행 대출을 해주고 200억원대 사기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수법으로 대부업자, 브로커로 활동한 폭력조직원, 세무공무원 등이 손잡고 조직적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용일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무역대부업자, 대출사기범, 대출·대부 브로커 등 19명을 구속기소하고 2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무역대부업자 윤모(53·구속기소)씨는 급한 자금이 필요한 신용도 낮은 회사의 의뢰가 들어오면 해당 업체가 신용장을 개설할 수 있게 하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윤 씨는 알루미늄 수입업자로 가장해 신용장 발행 대출을 해주기로 하고 알루미늄 수입 절차를 진행했다.

신용장은 국제무역에서 수입업자가 거래은행으로부터 발급받는 신용 보증서를 말한다.

신용장이 개설되면 거래은행에서 해외에 있는 수출업자에 물품 대금을 대신 지급하고 수입업자는 물건을 팔아 번 돈으로 기한 내에 은행에 대금을 상환하면 된다.

윤 씨는 이런 절차를 대리해주고 알루미늄 수입액의 10%를 수수료로 챙겼다. 이른바 '수입 알루미늄 깡'을 한 셈이다.

또 이 회사가 기한 내 거래은행에 대금을 갚지 못하면 연이율 40∼120%에 돈을 빌려주고 부당 이자를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가 갚지 못한 대금은 고스란히 은행의 손실로 남았다.

기업사냥꾼, 브로커, 전·현직 세무공무원 등이 짜고 실적 없는 유령기업을 여러 개 인수해 재무제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은행에서 사기 대출을 받아내는 일도 허다했다.

대표적으로 유령기업 인수 브로커 송모(55·구속기소)씨는 6개 '깡통기업' 인수를 알선해주고 137억원대 사기 대출에 가담했다.

세무공무원 출신 조모(48·구속기소)씨는 송씨가 인수하려는 기업이 마치 실적이 있는 것처럼 재무제표를 허위로 만들어 범행의 발판을 깔았다. 그리고 4곳의 대출사기조직원들은 유령기업 10군데를 인수한 뒤 연매출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처럼 재무제표를 가짜로 만들어 국세청에 신고했다.

특히 현직 세무공무원 이모(46·구속기소)씨는 국세청에 제출된 해당 업체의 재무제표가 허위 작성된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눈감아주고 송 씨 등으로부터 뇌물 8100만원을 챙겼다가 적발됐다.

아울러 조폭 출신 사모(51·구속기소)씨 등 2명은 "비리를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6천만∼7500만원을 뜯어내는 등 나름의 '노하우'를 통해 금융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루미늄 깡이나 허위 재무제표를 통한 사기 대출 규모는 총 236억7000만원인데 이 가운데 수십억원이 상환되지 않아 은행의 손실로 처리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입 알루미늄 깡 방식의 무역대부업자와 결탁한 신용장 발행 대출 사기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금융기관은 수입 신용장 발행 대출을 할 때 단기 자금융통을 노리는 부실·유령기업을 가려내기 위한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적발된 조직범죄는 대출사기 조직뿐만 아니라 이를 비호한 공무원, 불법 무역대부업자, 브로커 등이 공생세력을 유지하며 저지른 지능적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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