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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관광개발, 레저드림 대신 市 재정파탄 '부메랑'
태백관광개발, 레저드림 대신 市 재정파탄 '부메랑'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09.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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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 오투리조트 채무보증 1460억, 5년간 150억원 혈세로 727억원 갚아야
▲ 태백시는 23년간 홍순일, 박종기, 김연식 3명의 시장이 시정을 맡으면서 태백시의 발전을 도모해 왔지만 오투리조트(태백관광개발공사) 사업추진 과정에서 엄청난 채무를 안고 시 재정의 위기를 맞았다.

강원 태백시가 빚보증의 늪에 빠져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태백시가 '탄광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고원관광·레저스포츠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며 사업 추진한 오투리조트(태백관광개발공사)가 '레저 드림' 대신 '재정 파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오투리조트는 태백시가 4424억원을 들여 완공한 종합리조트다. 오투리조트(태백관광개발공사)는 올해 초 민간기업에 매각됐는데 태백시는 매각대금으로 받은 782억원을 빚을 갚는 데 썼다.

태백시 6월 말 현재 채무는 727억 원이다. 2014년 떠안은 태백관광개발공사 빚보증 1460억원 중 잔액이다. 모두 태백관광개발공사 빚이다. 

내년부터 150억원씩 갚아도 5년이 걸린다. 150억원은 태백시 1년 총예산의 5%에 가까운 액수이고, 공무원 인건비 등을 제외한 연간 순수 사업성 예산과 비교하면 10% 규모다.

► 레저 드림 대신 '재정 파탄' 부메랑

탄광산업이 막을 내린 태백시는 2001년 새로운 도시 먹거리를 위해 510억 원을 출자해 지방공기업 인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했다.

애초 민자유치가 안되는 상황에서도 무리한 사업 추진을 밀어붙였고 태백시가 쏟아부은 공적자금만 1천억원 넘었다. 2천억원에 가까운 보증채무도 떠안았다. 공적자금과 보증채무를 합하면 태백시 1년 예산 규모와 맞먹는다.

태백시의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의 혈세로 돌아왔다. 태백관광개발공사 보증채무를 떠안은 채 2014년부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지만 아직도 5년은 더 상환해야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다.

오투리조트는 1997년부터 추진한 강원도 탄광지역 종합개발사업 중 하나로 태백시가 '관광·레저스포츠 도시 건설'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됐다.

민자유치로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1997년 말 닥친 IMF 외환위기로 차질이 발생했다.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자 태백시는 직접 투자를 결정했다. 민·관 공동출자 방식을 목적으로 2001년 말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했다.

물론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도 마쳤다. '접근성 개선과 효율적 운영'이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무난한 수익성이 전망된다'는 연구 결과였다.

그러나 법인 설립 이후 첫 시설인 골프장을 개장할 때까지 무려 7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민간자본 유치, 회원권 판매 등 재원 마련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민·관 공동출자'라는 애초 발표와는 달리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사실상 태백시만의 투자가 매년 이어졌다. 공사를 시작한 2003년부터 골프장, 콘도, 스키장을 개장한 2008년까지 6년간 510억원을 쏟아 부었다. 2008년 강원랜드로부터 빌린 150억원까지 더하면 660억원이다.

▲ 태백관광개발공사는 2010년 정부의 법인청산 명령으로 올해 초 부영그룹에 매각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06년 7월 560억원, 2008년 12월 900억원 등 두 차례에 걸쳐 1460억원을 금융기관에서 빌렸다. 이유는 공사비 부족이고, 태백시가 지급보증을 했다.

애초 태백시 출자계획 금액의 4배를 공사 기간에 다 쓴 꼴이 돼버렸다. 자금이 없다며 여기저기에 손 벌리던 태백관광개발공사는 광고, 협찬 등 홍보비로만으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82억원을 쏟아부었다. 한 해 평균 27억원이 넘는 액수이고, 2008∼2010년 3년 연평균 매출의 26%다.

홍보비용으로 수십억원을 쓰고도 돌아온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또 사업 타당성 연구결과에서 '무난한 수익성 전망'과는 달리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오투리조트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회원권도 팔리지 않았다. 태백관광개발공사는 회원권 판매를 위해 2009년부터 2년간 총 810회에 걸쳐 3128명을 초청한 골프장 초청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판매 실적은 고작 32계좌였다. 행사 초청자 100명 가운데 고작 1명만이 회원권을 산 셈이다.

태백시는 다시 시민 혈세를 투입했다. 2009년 57억원, 2010년 60억원을 투입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매년 수백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는 계속됐다.

►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 '무난한 사업성'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정부는 2010년 3월 민영화 권고와 함께 법인청산 명령을 했다. 법인설립 10년, 영업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태백시는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금융기관에서 빌린 태백관광개발공사 보증채무만 1460억원이 남아있었다.

이때부터 유동성 위기는 본격적으로 닥쳤다. 은행이자 연체, 전기료 체납, 직원 월급 미지급 등이 일상화됐다. 회원권 반환 요구, 지급명령, 가압류 등 채권자 소송도 잇따랐다.

태백시는 2011년 39억원, 2012년 53억원 등 또다시 공적자금을 쏟아부었다. 강원랜드 출연금 150억원과 강원도비 출자금 30억원도 투입했다.

그럼에도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채무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금융기관은 2014년 태백시에 보증채무 이행 청구를 했다. 태백시는 보증채무 상환을 위해 초긴축 재정운용에 돌입해야만 했다.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올해 초 부영그룹에 매각됐다. 정부 법인청산 권고를 받고 매각까지 걸린 시간만 5년 10개월이다. 

세외수입 효자 사업인 풍력발전단지까지 팔았다. 태백시는 올해 들어 420억원을 갚았지만 6월 말 현재 남은 채무액 규모가 727억원이다.

태백시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50억원씩 5년간 모두 갚겠다고 밝혔다. 150억 원은 태백시 1년 총예산의 5%에 가까운 액수이고, 순수 사업성 예산만 놓고보면 10%에 이르는 규모이다.

► 시민 혈세 빚더미 "책임지는 사람 없어"

재원은 투자사업과 경상경비를 줄여 마련한다지만 결국 이 빚은 태백시민의 돈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태백시민연대 정득진 사무국장은 "그동안 투입된 엄청난 예산과 앞으로 갚아야 할 빚 모두가 시민 복지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쓰일 돈인데 비전문가 공무원이 주도한 무책임한 투자로 인한 고통은 모두 시민 몫으로 돌아왔다"며 "그런데도 책임을 지거나 사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 박대균 사무처장은 "오투리조트는 태백시가 탄광산업을 대체할 만한 레저산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이 맞지만, 애초 용역업체에 맡긴 사업타당성결과만 믿고 엄청난 자금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104개 지역시민단체들이 시 재정 대책마련 요구 등을 위한 공론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태백시는 홍순일 전 시장이 1993년 8월부터 9대 시장에 이어 2006년 6월 12대(민선3기)까지 14년간 시장직을 연임했다. 이어 2006년 박종기 전 시장, 현재는 2010년부터 14, 15대를 연임한 김연식 시장이 맡고 있다.

최근 23년간 3명의 시장이 시정을 맡으면서 태백시의 변화를 주도하며 강원랜드 유치 등 시 발전을 도모했다. 그동안의 공은 공대로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책임져야 할 것은 결과적으로 태백시민들의 삶의 질을 담보로 한 사업추진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과 그로 인한 시민들의 세금으로 떠안게 된 막대한 부채와 시 재정의 파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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