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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정책의 함정
트럼프 외교정책의 함정
  • 한성수 국세변호사
  • 승인 2016.11.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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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 국제변호사

1. 트럼프 당선 후 한국관련 보도

2016년 11월 8일 실시된 미국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예상과 달리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고, 후보시절의 그의 즉흥적인 발언으로 전세계가 긴장상태에 돌입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기간 중 종종 언급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트럼프는 대선기간 중 한국,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정당한 몫의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리티지재단은 2016년 11월 16일 발간한 ‘2017년 미국군사력 보고서’에서 “한국정부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연간 약 9억 달러(약 1조 600억원)를 내 상당한 비용분담을 하고 있다”고 설명해 한국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핵무기 보유량은 최소 3,582개에 달하며 북한은 8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가별 핵무기 보유량은 미국 1,797개, 러시아 1,582개, 프랑스 290개, 중국 250개, 영국 파키스탄이 각각 120개 인도와 이스라엘이 각각 110개이다.

프랑스 금융그룹 BNP 파리바가 자체 분석한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신흥국 취약성 지수’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총점 66점으로 말레이시아(71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고 한다. BNP 파리바는 ‘차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금리상승 등으로 이어지면서 대외개방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고, ‘미국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불공정무역 관행 등을 교섭력으로 높이는 수단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2.  정치인이 필요로 하는 분석능력

국제화와 함께 지구촌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변화되고 있다. 각 국가의 정치활동은 다른 나라의 정치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연속된 상호작용에 의해 모든 국가의 정치활동은 다른 나라의 정치활동에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미국은 지구촌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정치활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트럼프의 즉흥적인 발언은 미국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국제사회를 당혹시킬 만큼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정치’는 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과학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은 사회과학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은 국가가 직면한 문제점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할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정치인은 단지 선동가에 불과할 뿐이다.

트럼프는 대선기간 중 ‘한국, 북한, 일본간의 전쟁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며, 전쟁을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라(If they do, they do, Gook luck, enjoy yourself, folks!)’는 발언을 했다.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고 나토(NATO)는 필요하지 않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핵심적인 ‘선거공약’을 했는데, 그가 표방한 외교정책은 그의 ‘선거공약’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아래 통계자료를 보면 그 이유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무기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이다. 위의 표는 미국의 무기수출이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31%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미국무기수출은 ‘무기계약기준’으로 2011년 10월부터 2012년 9월 사이에 500억 달러가 넘는다. 한화로 하면 약 58조원 정도가 된다.

한국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으로부터 38억 달러(4조 4천억 원)의 무기를 구입했다. 한국은 2015년 미국정부와 8억 달러(9천 3백억 원)의 군사비용을 분담했고, 2016년에는 9억 달러의 비용을 분담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에는 29,041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일본에는 49,43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에는 각각 38,015명, 11,425명, 9,078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즉, 총 172,344명의 미군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이익을 위해 해외에 주둔하고 있다.

2014년 군사비지출규모는 아래의 표와 같다. 미국은 전세계 군사비용의 34%를 지출하고 있어 중국과 러시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  바람직하지 못한 갑작스런 외교정책의 변경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후 국제사회를 리드해 왔다.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미국은 냉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원조활동에 많은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도 해방 이후 미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았고 부분적으로 이를 기반으로 경제발전을 이루어왔다. 따라서 미국인 특히 미국사회를 리드한 백인들은 경제·군사적으로 미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라는 자부심을 지닐 수 있었다. 그러나 지구촌이 일일 생활권으로 변화해 가면서 국제사회는 경제적, 군사적으로 많은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유학과 같은 ‘교육교류’와 무역 및 해외투자와 같은 ‘경제교류’ 등을 통한 정보교류가 원활해 지고 국가간 지식수준의 간격이 좁혀지기 시작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이 미국을 추격해 나가기 시작했다. 결과 이들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시작했고 경쟁력을 잃어버린 미국기업은 도산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자동차 산업의 본산지 디트로이트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것이다. 현재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이 애플이 만든 스마트폰보다 국제시장점유율이 높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런데 Trump 후보는 이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미국의 경제가 나빠진 것은 잘못 체결된 FTA라며 특히 한국과 중국을 공격해 저소득층의 표심을 자극했다.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유권자들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한국, 중국과의 거래를 규제하면 미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투표를 해 Trump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국민들은 ‘왜 우리가 국제사회의 발전을 위해 희생을 하고 다른 나라들은 미국의 희생으로 혜택을 보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왔지만, 미국은 그러한 기여도 때문에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고 경제력도 확대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미국이 갑작스럽게 외교정책을 바꾸어 FTA 재협상 내지 폐지 등을 추진하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FTA 재협상 내지 폐지가 미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글로벌 커뮤니티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이 문제와 관련해 더 합리적인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

 

4.  핵무기의 확산은 인류에게 재앙

국제사회는 각 국가가 상호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행동할 때 번영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무질서가 지구촌을 지배해 인류는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만일 모든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돌발변수가 증가하고 핵무기를 통제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이런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 계속할 필요가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전세계의 핵무기 보유량은 최소 3,582개에 달한다. 핵전쟁으로 이 모든 핵무기가 폭발하면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생물은 없다. 재앙의 우려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5.  글로벌리더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것

만일 트럼프의 주장과 같이 미국이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군사경찰의 역할을 포기하면 모든 동맹국은 스스로를 방어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하에서 미국의 무기가 경쟁력이 없다면 동맹국들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미군을 자국에 주둔시키는 것이 비용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불필요한 미군주둔비용을 분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을 방지한다는 개념에서 보면 핵을 보유하는 것이 비용측면에서 ‘무기구입’ 및 ‘미군주둔’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동맹국을 잃어 미국의 군수산업을 약화시키고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172,344명의 미군을 실업자로 만든다면 트럼프의 선거공약인 ‘위대한 미국’은 불가능하게 된다.

군수산업은 자동차산업과 같이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 만일 미국무기의 판매가 급감하고 수많은 미군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미국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더욱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상실하면 FTA협상과 같은 무역협상력 측면에서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무역협상력은 미국의 경제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즉흥적인 외교정책은 미국의 국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6.  경제발전을 보장하지 않는 군사력 증강

 

<2013년 국가별 수출입 규모>

단위: US$

 

국가를 경제적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주어진 환경하에서 최선의 경제정책을 시행해 발전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에 의해 경제영토를 확장함으로써 경제력을 확장하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과거에 종종 후자의 방법을 통해 경제력을 확장시켰지만, 이제 이런 접근방법은 더 이상 활용할 될 수 없다.

과학의 발전으로 글로벌커뮤니티는 공동생활권으로 변화되어왔고, 글로벌커뮤니티가 형성한 법률시스템하에서 기업들은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기업들은 다른 나라에 진출하기 위해 정부의 군사력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상기 표는 경제규모는 군사력과 관련성이 없다는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냉전을 종식시키고 세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군사비용을 지출해 왔다. 2014년 현재 미국정부는 전세계 군사비용의 34%를 지출하고 있다. 군사력의 증진이 더 이상 경제발전을 보장하지 않는 변화된 국제환경하에서 이런 엄청난 비용지출은 미국정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정부는 이 중요한 문제를 동맹국들과 진지하게 논의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지구촌 환경이 크게 변화함으로써 전쟁의 필요성이 크게 감소했다. 국제화가 지속되는 한 군사력의 사용은 전면전보다는 테러방지와 같은 경찰기능에 국한될 것이다. 글로벌커뮤니티는 합의된 법률시스템하에서 운영되고 있어 미국정부는 관련국가들과 우호적인 논의를 하고 점차적 접근방법을 사용해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갑작스러운 외교정책의 변화는 그 동안 미국의 국제사회에서의 공적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다.

 

7.  조화와 타협의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

군사력의 증진을 통해 경제발전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낡은 사고방식이다. 경제효과 없이 군사력의 증진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려고 하는 것은 경제원칙에 어긋난다. 군사비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할수록 이 군사력을 사용해 더 많은 분쟁을 야기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 국가간 경제교류를 어렵게 만들어 오히려 경제효과가 감소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국제사회는 과거의 국제사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된 환경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각 나라와 국제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변화된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은 분쟁보다는 ‘화합’과 ‘타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하고, 우리는 이런 능력을 지닌 지도자를 국가의 지도자 또는 국제사회의 지도자로 뽑아 국제사회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자연과학, 공학에서는 변수의 통제가 가능해 완벽한 해결책을 얻어 낼 수 있지만, 사회과학에서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이들 변수가 계속 변화하며 서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들 변수들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다. 각 나라와 국제사회의 정치, 경제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어떤 특정 경제정책을 활용해 완전한 경제발전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주장은 아마추어 발상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해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과학분야에서 변수를 통제하려면 그 변수를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의 정치, 경제와 관련된 변수가 100개 존재하고, 이런 상황에서 특정 문제가 발생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변수 100개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면 완벽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나, 변수 100개를 하나도 통제할 수 없다면 어떤 해결책도 모색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사회과학에서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정치도 경제도 모두 인간의 활동에 의해 좌우된다. 인간의 행위는 ‘지구온난화’와 같이 자연환경도 변화시킨다.

따라서 인간이 예측 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변수를 통제하는 것이고, 변수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야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즉, 모든 인간이 합의된 ‘Legal System’의 범주 내에서 활동해 준다면 변수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법치주의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100개의 변수 중 시스템이 도입되어 90개의 변수를 통제할 수 있고,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거나 도입할 수 없어 통제되지 않은 변수가 10개라고 가정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 통제되지 않은 10개의 변수는 지도자가 ‘화합’과 ‘타협’을 통해 통제해야 한다.

불확실한 변수가 나타나게 되고 이를 통제할 시스템이 없을 때, ‘화합’과 ‘타협’을 통해 관련자들을 설득함으로써 변수를 통제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가 화합과 타협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분쟁이 발생하면 기존의 통제된 변수에 까지 악영향을 미쳐 사태는 겉잡을 없이 악화되게 된다. 우리에게 ‘화합’과 ‘타협’의 능력이 있는 리더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는 트럼프가 이런 능력을 지닌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한성수 국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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