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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업인·국민이 넘어야할 '분수령'
한국의 기업인·국민이 넘어야할 '분수령'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11.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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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대기업 총수 청문회 출석해야, 뇌물죄 '잠재적 표적' 대상
▲ 성난 민심이 주말마다 촛불과 함께 광화문에 모여 대한민국의 새로이 나아가야 할 길을 열망하고 있다.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지목하면서 국정농단을 자행한 최순실 일가를 넘어 성난 민심은 청와대를 향해 200만개의 촛불을 치켜올렸다.

박 대통령은 일찌감치 최 씨 등에게 국정을 넘겨주다시피 했고, 이들과 공모해 대기업에 기부금 명목으로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을 걷어들였다.

검찰의 수사력이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박 대통령과 독대한 9개 그룹 총수들이 주고받은 것이 무엇인지, 그로 인해 뇌물죄 성립이 입증 가능한지에 집중되면서 재계도 바짝 얼어붙었다. 국내사업은 물론이고 해외사업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여야 정치권이 지난 23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 총수 9명을 소환키로 최종 확정해 이들은 내달 6일부터는 당장 청문회 증언대에 당장 올라야 한다.

검찰 조사 때 모든 것을 밝혔기 때문에 별도의 국정조사 청문회는 불필요할 뿐 아니라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직간접으로 피력해왔지만 더이상 피할 수가 없게 됐다.

대기업 총수 9명은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춰진 내달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 증인으로 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미르·K스포츠 재단 지원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이다.

국정조사 청문회는 전 과정이 TV로 생중계된다는 점에서 증언대에 서는 총수나 기업 모두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총수의 말 한마디에 기업이미지가 실추할 수 있고 심지어는 반기업 정서로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의원들의 송곳같은 질문과 호통에 총수들이 망신을 당하기도 하고 자존심은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기도 하겠지만 그 보다 큰 걱정은 그룹 총수로서 기업의 실적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미 최순실·안종범 등을 대통령과 공모해서 기업에 뇌물울 받은 것으로 기정사실로 기소했고, 대다수의 국민들도 대통령 역시 뇌물죄가 성립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당장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9개 대기업 총수 중 하나라도 제3자 뇌물죄 성립 요건에 충족하는 발언이라도 하는 날에는 국민정서에 기름을 붓는 셈이 된다. 국내 소비에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에서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윗줄 왼쪽부터)

국내 기업활동은 차치하더라도 미국을 비롯한 해외 다수 국가에서 강력하게 도입 중인 해외부패방지법(FCPA·Foreign Corrupt Practices Act)에 적용될 가능성이 짙어진다.

1977년 미국에서 제정된 해외부패방지법(FCPA)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를 하도록 돼 있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회사가 미국 밖에서 뇌물을 제공할 경우에도 미국 내 사업 제한은 물론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한국 기업들 중 적용 대상은 아직 없지만 이번 사건에서 조금이라도 혐의가 드러나면 우리 기업은 물론 한국 증시도 해외발 2차 충격이 불가피하다. 

법조계 한 전문가는 "최근 미국의 법 적용이 공격적이고, 국내 기업들이 여기에 맞물려 미국 등 외국 당국의 조사 표적이 돼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드러난 실체가 정확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아 '잠재적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변호사인 한성수 세무학박사는 "이번 경우로 기업이 구체적인 사업을 획득하거나 유지한 정황이 모호하고, 그렇다하더라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FCPA를 적용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무튼 재계 1 ~ 10위 안팎의 국내 대기업들 총수은 도마에 올라 발가벗겨질 채비를 해야한다. 그룹차원의 대책팀을 구성해 예상질문을 미리 뽑고 답안지를 만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예행연습이라도 해야 할 지경이다.

재계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한국에서 기업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는 말이 나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한국 국민으로 산다는 자체가 더 힘들다는 말이 더 맞는 듯 싶다.  

이번 주는 앞으로 씌어질 대한민국의 역사에 중요한 한 페이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와 함께 이르면 나흘 후인 12월 2일 탄핵안 표결이 전망되기도 하고, 최순실 사태 관련 국정조사, 특별검사 확정이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전세계의 눈과 귀가 대한민국을 향하고 있다. 역사의 '분수령'을 넘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기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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