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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관전포인트…대기업 총수들 '뇌물공여' 살얼음
청문회 관전포인트…대기업 총수들 '뇌물공여' 살얼음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12.05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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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롯데·SK·CJ 등 4~개 그룹 집중포화 대비해 꼼꼼한 사전 준비, 하지만...
▲ 청문회 사상 처음으로 9명의 재계그룹 총수 등 모두 19명이 증인대에 오른다.    (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가 6일 실시된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재계에 불어닥친 칼바람은 검찰조사를 시작으로 청문회, 특검수사 등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인 데다 자칫 뇌물공여죄로 엮이기라도 하면 기업에 치명타가 될 공산이 커 그야말로 초비상 사태를 맞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9명의 재계그룹 총수 등 모두 19명이 증인대에 오르는 역대 처음있는 일이다. 6일 예정된 1차 청문회에 출석하는  대기업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총 8명과 허창수 GS그룹 회장까지 총 9명이다. 다만 허 회장은 그룹의 총수가 아닌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출석한다.

열거된 해당 총수들은 지난해 7월과 올해 2~3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최순실과 관련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발적인 후원금 명목으로 거액의 출연금을 대고 그 대가로 각종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각 기업 총수들은 당장 다음날 청문회에 불려나가 특위 위원들이 공격할 예상질의에 대한 '수비책'을 점검하며 정밀한 도상연습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삼성, 롯데, SK, CJ 등 4개 그룹이 특위 '저격수'들의 집중적인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 6일 9개 대기업 총수들의 출석이 예정된 국회 청문회장

가장 난감한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200억원 넘게 출연금을 내고 최순실 일가의 코레스포츠(비덱)직접 35억원을 후원계약을 맺고 43억원을 추가 지원한 의혹을 받는다. 

특히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속사정에 집중포화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 국민연금 찬성, 삼성에 칼날되어 

청문회 특위 위원들의 칼끝은 우선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논란을 정조준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중대 전환점인 합병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지고 그 이후 삼성 측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거액을 지원했다면 이번 사건의 핵심인 뇌물과 그 대가성을 입증하는 연결고리가 될 지 모른다.

특위 위원들의 삼성 공격포인트는 크게 세가지다.

먼저 합병비율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공정했는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니었는지 따지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고의로 수주를 회피하는 등 주가를 떨어뜨린 의혹에 대해서도 공세가 펼쳐질 것이다.

또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으로 대규모 손실을 봤는지도 관심 대상이다.

삼성 측은 연말  정기 인사도 미뤄둔 채 회의를 수시로 거듭하며 만반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선 지난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서 엘리엇 측의 가처분 신청을 잇따라 기각하면서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방어막을 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 판결문 중 '시장 주가가 대주주 등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되는 등 부정한 수단에 의해 정당한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된 점을 결정적 반대 논리로 제기한다는 전략이다.

두번째는 삼성물산의 주가를 수주 회피 등으로 고의나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는 점과 발주처가 정한 일정에 따라 건설 입찰과 계약 등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 삼성 측은 삼성의 합병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요인이 아니라는 점으로 주총 합병가액을 기준으로 평가손익을 비교했을 때 주가 등락에 따라 수천억원대 평가 손실을 보이기도 하지만, 지난 10월25일 종가 기준 1200억원의 평가이익을 낸 적이 있음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합병 전 이재용 부회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면담한 과정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다른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 APG 측도 만난 적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공식적인 만남이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35억원의 정유라 승마 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최씨 측 협박에 따라 코레스포츠(비덱)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비용을 댔을 뿐 대가와는 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 롯데, 면세점 추가발표 의혹은?

롯데그룹이 지난해 '형제의 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신동빈 회장은 박 대통령과의 독대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청문회는 신 회장이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면세점 추가 발표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집중적인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지난해 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점이 특허 갱신에 실패한 이후 5년 특허 한시법에 대한 지적이 학계와 정치권에서 제기됐고 면세점 근로자 실업문제도 공론화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신 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는 시내 면세점 추가 가능성이 3월 초 이미 언론에 보도된 이후 이뤄진터라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는 논리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또 특위 위원들은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하기로 하고 돈을 냈다가 돌려받게 된 경위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돈을 돌려받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검찰 압수수색의 정황을 미리 알고 반환이 이뤄졌다면 대가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수사기밀 유출과도 연결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롯데 측은 애초 요청받은 75억원을 35억원으로 하향 조정을 요구하는 등의 협상을 2개월이나 진행했던 점을 들어 '뇌물이라면 과연 그런 식의 협상이 가능했겠냐'는 논리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 SK, 사면 대가성·면세점 청탁 의혹

SK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세차례에 걸쳐 111억원의 자금을 출연했다. 이를 놓고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복권에 대한 대가성이 있었는지, 또 지난 2월 최태원 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에서 면세점 허가 관련 청탁이 오갔는지를 특위 위원들이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SK 측은 전경련이 모금 분담비율을 삼성 2.0, 현대차 1.2, SK 1.0, LG 0.8로 정해 놓고 있어서 그 비율에 따라 돈을 낸 것일 뿐이라며 대가성 있는 자금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면세점 관련 청탁에 대해서는 만일 최 회장과 대통령 독대에서 그 문제가 언급됐다면 그 직후에 이뤄진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80억원 추가 지원 요청을 과연 거부할 수 있었겠냐는 논리로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 측은 로비를 했다면 미르재단에 68억원을 출연키로 하고도 지난해 11월 14일 면세점 2차 발표에서 떨어졌겠느냐고 항변할 예정이다. 또 올해 2월 대통령과의 독대 이전에 모두 111억원을 내기로 했는데, 출연금을 미리 낸 뒤에 대통령에게 로비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점도 피력할 예정이다.

► CJ 총수 일가에 당근과 채찍?

CJ그룹은 13억원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과 K-컬쳐밸리 사업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한 것이 이 이재현 회장 사면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손경식 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재현 회장 사면 부탁이 있었는지와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퇴진 압박 등에 대한 해명에 나설 예정이다.

CJ 측은 이 회장 사면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이 부회장 퇴진 압박에 대해서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통해 내용을 확인했지만 대통령의 뜻인지는 알지 못했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은택씨를 통해 K컬처밸리사업을 추진하거나 그에게 특혜를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마침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좋은 기회라 여겨 문화콘텐츠 기업으로서 참여했을 뿐 차씨에게 특헤를 줄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러나 손 회장이 지난달 13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사면을 기대하고 재단 출연금을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져 쉽지않은 싸움이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또다른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청문회 증인 가운데 최고령인 79세의 정몽구 회장의 건강상태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09년 초 심장질환으로 직접 심장을 열어 수술하는 개심 수술을 받았고 이후 매년 정밀 심장 검진은 물론 고혈압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회 인근에 전문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여의도의 대형병원과 연락체계를 갖추는 등 긴급 이송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이날 이승철 상근부회장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이 부회장이 사업을 도맡아온 만큼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청문회에서 쏟아질 파상적인 공세에 대비해 기업 총수들은 기본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후원금을 출연하게 된 경위와 각 사에 제기된 특혜 의혹들에 대한 사실관계 해명에 대해 집중 공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밖에도 청문회에서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기업 이미지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만큼 버스나 지하철 요금 등 민생관련 문제들에 대한 답변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그룹들은 이미 상당 부분 공식적인 해명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촛불 민심'으로 바짝 날이선 국회의원들과 이후 '뇌물죄' 적용 기소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특검 검사들을 대면해야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론 분위기상 기소는 기정사실로 보인다"며 "향후 법정 공방에서 총수들의 청문회 증언이 선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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