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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 최대 이익에 법인세도 최대…불황형 흑자 논란
정유·화학, 최대 이익에 법인세도 최대…불황형 흑자 논란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7.02.2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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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주요 정유·화학업체 총 영업이익 15조원, 2년 만에 10배 늘어
 

정유·화학업계가 지난해 거둔 실적에서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올해 납부하는 법인세도 역대 가장 많은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 불황형 흑자 논란을 빚고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8개 주요 정유·화학업체가 거둔 연간 총 영업이익은 약 15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영업이익 8조276억원과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한화토탈 등 화학 4사의 실적(단, 실적 발표하지 않은 한화케미칼·한화토탈은 추정치)을 합친 것으로, 지난 2014년에 급격한 유가 하락으로 많은 정유·화학사들이 사상 초유의 적자를 기록하며 업계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수익이 불어난 셈이다.

따라서 정유·화학업계가 올해 납부하게 되는 법인세는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세전이익에 따라 법률로 정해진 세율을 적용해 부과하게 되는 법인세에 각종 공제나 면세, 조세 조치 등을 추가로 반영하면 실제로 부담하는 세율인 실효세율은 조금 달라진다. 2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리는 기업의 경우 법령상 법인세율은 22%다. 하지만 여기에 공제, 조세 조치 등을 반영한 이들 정유·화학업체의 지난해 평균 실효세율은 26%였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8개 주요 정유·화학업체 영업이익 추정치가 1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법인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세전이익은 약 1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산출한 총 법인세는 약 3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내의 총 법인세는 약 40조원 규모였는데, 이를 비춰보면 정유·화학 8개 사가 전체 법인세에서 거의 10%가량을 부담하는 셈이다.

이것은 또 연간 걷히는 이자소득세(약 2조9000억원)나 증여세(약 2조9000억원), 증권거래세(약 3조1000억원)보다도 많은 액수임을 알수 있다.

저유가 사태로 정유·화학업계가 적자를 냈던 2014년에 납부한 법인세는 5000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정유업계의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세전손실 4931억원을 기록하며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22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세전이익도 2조4236억원에 달해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법인세 규모는 약 9600억원이다.

또 GS칼텍스도 2조1404억으로 2011년 세웠던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쓰오일은 1조6929억원, 현대오일뱅크는 9657억원으로 역시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화학기업들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아 돈을 벌고, 공장만 돌리면 되는 줄 알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 외에도 세금 납부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자의 늪에 빠진 지 불과 2년 만에 사업 포트폴리오의 혁신과 전략적인 투자, 글로벌 수준의 사업 노하우 등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거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정유공장

실제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만 놓고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4조7321억원 대비 69.6%, 심지어 종전 최대치인 6조8100억원에 비해서도 17.9%나 증가했다.

반면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 지난해 정유 4사 연결기준 매출은 총 93조4978억원으로 전년에 기록한 107조5954억원 대비 13.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이 매출액 39조520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8.3%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이어 오일뱅크(-9.5%), GS칼텍스(-9.1%), 에쓰오일(-8.8%) 순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이른바 '불황형 흑자' 상태로, 매출은 감소하는데 영업이익은 증가하는 대표적 사례다. 외형은 줄고 수익성은 개선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다른 업종과 달리 원료인 유가 변동에 따른 매출 변동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매출감소를 큰 문제로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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