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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포기?…박삼구의 노림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포기?…박삼구의 노림수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7.04.13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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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측에 17일까지 회신 통보, 선행조건 놓고 6개월 시간벌기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상대해야할 대상이 정작 더블스타가 아니라 산업은행 측과의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2일 산은 측에 그간 요구했던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에 대해 오는 17일까지 통보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 기한까지 산업은행의 회신이 없으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이번에는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에 아무런 기여가 없던 더블스타에게는 컨소시엄을 허용해주고 경영정상화에 기여한 바가 인정돼 우선매수권이 확정된 우리에게 컨소시엄을 허용해주지 않는 것은 명백히 불공정하며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컨소시엄이 먼저 허용되지 않는다면 검토 조건부로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SI)는 없다"면서 "금호그룹은 오로지 재무적 투자자(FI)만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하나 이는 국내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금호그룹 전체에 미칠 파급력이 큰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금호그룹이 산은에 강력한 의지를 내보인 것은 향후 매각 건이 불발되면 다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계산하에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향후 6개월 내에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더블스타가 가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사라지고,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박 회장이 포기한 우선매수권도 되살아난다.  

금호그룹과 산업은행 간 우선매수권 보유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이 한번 소멸해도 6개월 후까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부활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은이 주장한 박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여부 결정 시한이 19일이면 더블스타와 10월 중순까지는 계약금을 포함한 9550억원에 매각을 마쳐야 한다.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만약 그 때까지 더블스타와의 딜이 끝나지 않으면 박 회장 측에서 기다리던 다음번 인수전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전략이 통하는 것이 된다.

금호그룹이 이런 전략을 펼친 데는 믿는 구석이 있다. 사실상 6개월 내 매각이 완료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유는 산은이 더블스타에 제시한 선행조건 충족이 쉽지 않은데, 선행조건은 20년(5+15년)간 금호 상표권 허용, 금호타이어 대출 차입금 5년 연장, 방산부분 분리 등이 있다. 

선행조건 중 상표권 허용의 경우 금호아시아나(금호산업)가 갖고 있어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게 업계는 전망한다. 

차입금 만기 연장도 채권단의 뜻이 모아지지 않은 상태라 이 역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또한 금호그룹에서는 더블스타와의 매각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한 법적 소송, 여론전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되어 다음번 우선매수권 행사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은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금호그룹은 박 회장의 매각중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에 대해서는 "17일까지 기다려보고 산업은행이 회신하지 않으면 그때 가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굳이 17일까지로 못박은 데에도 이유가 분명해 보인다. 회신이 없을 경우 '이번에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을 하루 앞둔 18일에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산은 측의 입장은 아직 달라진게 없다며 완곡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법무법인과 협의해 회신 공문을 보낼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회신 공문을 보내더라도 기존의 입장과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19일부터 더블스타와의 매각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산업은행과 금호그룹이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입장에서 당장에 산은이 어떤 대응을 하게 될 것이며, 박 회장이 노린 이유있는 기다림의 6개월 이후 금호타이어의 향방은 어디로 갈 것인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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