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가 있는 26개 재벌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부영그룹만이 상장사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난 10년간 재벌그룹의 상장사 비율은 오히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재벌그룹들은 그 동안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비상장사를 흡수하고 일감몰아주기나 고액 배당 등에 비상장사를 동원한다는 비난을 받아왔기에 비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재벌 총수가 있는 26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1093곳 중 상장사는 15.5%인 169곳에 그쳤다.
상장사 비율이 가장 낮은 부영그룹은 계열사 22곳 모두 비상장사였으며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26곳 중 2곳(7.7%)만이 상장사였다.
또 현대(7.7%), GS(8.7%), 롯데(9.6%), 한화(11.7%), 금호아시아나(12%), 코오롱(14.6%), LS(15.2%), 대림(15.4%)등의 순으로 낮았다.
일반회사가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대신, 회사는 사업보고서 공시 등을 통해 회사 내부 사정을 외부에 공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재벌기업은 회사 내부 사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비상장사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내부거래를 하거나 총수 일가에 대한 고액 배당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외부의 감시 체계가 작동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비상장사가 많으면 재벌기업의 부의 집중화를 가져올 수 있으나 상장사가 늘어나면 일반 투자자에게 다양한 투자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전반적인 부의 재분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